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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직불제 개편’ 골든타임을 놓쳐선 안 된다

중앙일보 2019.06.17 00:03 경제 4면 지면보기
임영호 한국농축산연합회장

임영호 한국농축산연합회장

모든 일에는 그에 맞는 때가 있다. 농민들이 부지런히 5~6월 벼의 어린모를 파종하고 이앙하고 가을걷이에 결실을 기대하는 것도 그러한 ‘때’를 기다리고 있어서다. 우리가 알면서도 놓치고 있는 말인데, 지금 ‘공익형 직불제’를 두고 공전 중인 국회를 보며 이 말을 곱씹어 보게 된다. 공익형 직불제는 쌀 중심인 현행 직불제를 수정해 작물 종류와 관계없이 동일한 직불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논의했던 공익형 직불제의 기본방향이 오뉴월이 지나도록 결정되지 않아 농민들의 염려가 크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5년마다 새롭게 설정하는 쌀 목표가격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현행 농업직불제가 가지고 있는 쌀 생산연계, 쌀 편중 등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공익형 직불제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개편안의 주요 내용을 보면 첫 번째로 쌀 직불, 밭 관련 직불을 통합해 가격 및 작물과 관계없이 동일한 금액을 지급하는 것이다. 기존 쌀 직불과 밭 직불의 단가 차이를 축소하는 한편, 쌀 생산을 조건으로 지급하던 변동직불금을 고정직불화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소규모 농가에 대해서는 일정 금액을 지급하고 일정규모 이상 농가에는 규모에 따라 직불금 지급 단가를 차등지급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직불금을 소규모 농가에 확대 지급해 중소농가의 실질적인 경영안정을 도모할 계획이다. 세 번째는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을 제고하기 위해 직불금 지급과 관련된 농업인의 준수의무를 확대하는 것이다.
 
농업계는 이러한 직불제 개편을 통해서 우리 농업의 패러다임이 전환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는 농업계가 함께 고민하고 제시한 농업계의 자정 운동의 일환이며, 이를 통해 ‘농업의 공익적 역할’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작년 말까지 개편방향을 정한 후, 올해에는 세부시행방안 및 필요한 절차를 거쳐 2020년부터 새로운 직불제를 시행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개편 기본방향이 논의되어야 할 국회가 그 역할을 미루면서 직불제 개편안이 이대로 사장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새로운 직불제 시행을 위한 준비 기간이 6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우리 농업·농촌의 전환점이 될 공익형 직불제의 차질 없는 추진을 위해서는 하루속히 국회에서 기본방향이 결정돼야 한다. 지난 1월 상임위에서 합의한 직불제 개편을 통해 우리 농업의 대변혁이라는 결실을 이룰 수 있도록 국회의 역할을 다시 한번 기대해본다. “Hurry up, or you‘ll miss the boat!”라는 말처럼 서두르지 않으면 시기를 놓칠 수 있다.
 
임영호 한국농축산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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