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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도 10년 뒤 장담 못해…창업 각오로 도전해야”

중앙일보 2019.06.17 00:03 경제 2면 지면보기
이재용. [뉴스1]

이재용. [뉴스1]

이재용(51)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전자와 전자 계열 관계사 사장단을 잇달아 소집해 경영전략 및 투자 현황을 챙기고 있다.  
 

부문별 사장단 잇따라 소집
미·중 분쟁, 삼바 등 악재 속
경영·투자 전략 직접 챙기기

미-중 무역 분쟁으로 글로벌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데다가, 국정농단 재판 상고심, 삼성바이오 회계부정 수사 등 각종 이슈가 삼성전자를 조여오고 있는 와중에서다. 내부 동요를 줄이고, 이 부회장이 삼성의 대표 경영자로 ‘책임 경영’을 하고 있다는 시그널을 대내외에 주기 위한 행보로 재계에선 분석하고 있다.
 
1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14일 수원 사업장에서 무선사업부를 비롯한 IT·모바일(IM) 부문 사장단을 소집해 회의를 열었다. 전날 열린 ‘IM부문 글로벌 전략회의’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였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지금은 어느 기업도 10년 뒤를 장담할 수 없다. 그동안의 성과를 수성하는 차원을 넘어 새롭게 창업한다는 각오로 도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삼성전자 IM부문에는 모바일 사업을 맡는 무선사업부, 5세대(5G) 이동통신용 통신장비를 만드는 네트워크사업부가 있다. 이들 제품은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와 함께 삼성전자를 대표한다.
 
이 부회장의 일정이 외부에 공개되는 것은 이달 들어서만 5차례다. “이 부회장이 없으면 삼성의 최고 의사 결정권자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는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룹 미래전략실이 해체된 이후, 전자 계열사 간 업무조정 등을 이어받은 사업지원 TF 의 임원 상당수가 구속돼 제 기능을 못 하고 있는 점도 이 부회장이 전면에 직접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한동훈(46·사법연수원 27기) 서울중앙지검 3차장을 주축으로 한 삼성바이오 회계부정 수사가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장(사장)의 피의자 소환까지 다다른 점도 삼성의 위기 의식을 키우고 있다. 정 사장은 공식적으로도 삼성전자 최고경영자(CEO) 보좌역을 맡고 있다.
 
사업지원TF가 사실상 제 역할을 못 하는 상황에서도, 요즘 이 부회장의 대내외 행보는 거침이 없다. 지난 12일에는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을 찾아 고 김대중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를 조문했다. 그다음 날인 13일엔 김기남 대표이사를 비롯한 반도체·디스플레이(DS) 경영진과 재차 간담회를 열었다. 지난 1일 DS 부문 경영진을 만난 지 2주도 안 돼 다시 사장단을 불러모아 시스템반도체 투자 계획을 체크했다.
 
이 자리에선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시나리오별 대응방안도 논의됐다고 한다. 미 트럼프 행정부가 블랙리스트로 찍은 중국 화웨이의 부침에 따른 삼성전자의 상황별 환경을 면밀히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오는 17일에는 삼성전기 수원사업장을 찾아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5G 통신모듈 등 주요 신사업에 대한 경쟁력 강화 방안을 챙긴다.
 
삼성전자의 대내외 경영환경은 ‘시계 제로’다. 중국 경기가 둔화하면서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내려가고 있고, 디스플레이 사업은 올 1분기 적자를 낸 상태다. 삼성전자의 리더인 이 부회장이 직접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불확실성이 극심한 현시점이야말로 이 부회장이 본연의 경영 능력을 증명할 때라는 분석이 재계 안팎에서 나오는 이유다.
 
“회사의 리더가 되려면 사업에 대한 경영 능력으로 인정받아야지, 지분 몇 퍼센트를 갖는 것은 의미가 없다.”
 
이 부회장이 2년 전인 2017년 8월 국정농단 사건 재판 피고인 신문에서 한 발언이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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