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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 '줄리엣' 올리비아 핫세를 세계적 스타로 만든 영화감독

중앙일보 2019.06.16 17:53
이탈리아 출신의 영화감독이자 오페라 연출가 프랑코 제피렐리. 2015년의 모습이다.[EPA=연합뉴스]

이탈리아 출신의 영화감독이자 오페라 연출가 프랑코 제피렐리. 2015년의 모습이다.[EPA=연합뉴스]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 등으로 이름난 이탈리아 출신 감독이자 오페라 연출가 프랑코 제피렐리가 1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자택에서 별세했다. 96세. 
 1923년 피렌체에서 태어난 그는 제2차 세계대전을 전후로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했는데, 연극 등 공연예술에 매료돼 무대미술가로 일하기 시작했다. 영화감독으로도 유명한 연출가 루치오 비스콘티와 연극작업을 하며 만나 영화연출에도 입문했다.      

96세로 별세한 프랑코 제피렐리
오페라 연출가로도 세계적 명성

올리비아 핫세, 리어나드 화이팅 주연의 ‘로미오와 줄리엣’.

올리비아 핫세, 리어나드 화이팅 주연의 ‘로미오와 줄리엣’.

 영화감독 데뷔작은 할리우드 스타 엘리자베스 테일러와 리차드 버튼이 주연한 셰익스피어 원작의 '말괄량이 길들이기'(1967). 
 이듬해 신예 올리비아 핫세와 리어나드 화이팅이 주연한 '로미오와 줄리엣'(1968)으로 세계적인 큰 흥행성공을 거두고 아카데미 작품상·감독상 후보에도 올랐다. 줄리엣을 연기한 올리비아 핫세 역시 개봉 당시 17세 나이로 세계적 스타가 됐다. 이 영화는 지금도 셰익스피어 원작 영화의 고전으로 꼽힌다. 
 아역배우 리키 슈로더의 연기가 눈물샘을 자극한 권투영화 '챔프'(1979), 브룩 쉴즈가 10대들의 뜨거운 사랑을 연기한 '끝없는 사랑'(1981)도 그의 작품. '끝없는 사랑'은 미국 비평가들의 악평에도 흥행 성공을 거뒀다. 셰익스피어 원작으로 멜 깁슨이 주연한 '햄릿'(1990), 쉐어·주디 덴치 등을 주연으로 감독 자신의 반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무솔리니와 차 한 잔(1999), 화니 아르당이 전설적 성악가 마리아 칼라스를 연기한 '칼라스 포에버'(2002) 등의 영화를 남겼다. 
 
1987년 제피렐리가 무대미술과 제작을 맡은 오페라 '투란도트'의 공연 직후 할리우드 스타 엘리자베스 테일러와 함께한 모습.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그와 1967년 영화 '말광량이 길들이기'를 함께했다. [AP=연합뉴스]

1987년 제피렐리가 무대미술과 제작을 맡은 오페라 '투란도트'의 공연 직후 할리우드 스타 엘리자베스 테일러와 함께한 모습.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그와 1967년 영화 '말광량이 길들이기'를 함께했다. [AP=연합뉴스]

 화려한 무대미술과 오페라 연출로도 명성을 날렸다. 마리아 칼라스부터 루치아노 파바로티, 플라시도 도밍고 등 이름난 성악가들과 함께 여러 고전 오페라 작품을 전세계 주요 무대에서 공연했고, 오페라 무대를 스크린에 담아내는 작업 역시 활발하게 벌였다.     
 '제피렐리' 라는 성은 그의 어머니가 지어준 것. 모짜르트 오페라 '이도메네오'에 나오는 아리아 제목을 따서 '제피레티'(작은 산들바람이라는 뜻)라고 지으려다 글자 실수로 '제피렐리'가 됐다고 한다. 남편이 병든 와중에 다른 유부남과의 사이에서 그를 임신한 어머니는 아들에게 남편의 성 대신 새로운 성을 만들어줬다. 어머니는 그가 6세 때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고, 그는 친척의 손에 자랐다.    
프랑코 제피렐리의 1974년 모습. 그는 15일(현시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자택에서 96세로 세상을 떠났다. [AP=연합뉴스]

프랑코 제피렐리의 1974년 모습. 그는 15일(현시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자택에서 96세로 세상을 떠났다. [AP=연합뉴스]

 종교적 색채가 짙은 TV 시리즈 '나사렛의 예수'(1977), 아시시의 성인 프란치스코의 삶을 다룬 영화 '브라더 선, 시스터 문'(1973)등도 그의 주요작품으로 꼽힌다. 동성애자인 그는 1990년대 커밍아웃했다. 두 아들은 성인이 된 뒤 입양했다. 문화예술에 기여한 공로로 2004년 영국 기사 작위를 받았다. 두 차례 이탈리아 상원의원도 역임했다. 
 이후남 기자 hoon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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