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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의붓아들 숨진 날, 고유정 댓글 "애들이 솜사탕 너무 좋아해^^"

중앙일보 2019.06.16 15:12
지난 3월 2일 0시5분 고유정이 사는 충북 청주 아파트의 입주민 온라인커뮤니티에 고유정이 평소 쓰는 아이디로 쓴 댓글(빨간선)이 기록됐다. [사진 독자제공]

지난 3월 2일 0시5분 고유정이 사는 충북 청주 아파트의 입주민 온라인커뮤니티에 고유정이 평소 쓰는 아이디로 쓴 댓글(빨간선)이 기록됐다. [사진 독자제공]

 
‘제주도 전남편 살해 사건’ 피의자 고유정(36)이 의붓아들(4)이 숨진 날인 지난 3월 2일 새벽 아파트 입주민 전용 온라인커뮤니티에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입주 1주년 기념행사를 제안한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고유정이 거주한 충북 청주의 한 아파트 입주민 온라인커뮤니티에는 2월 말 “아파트 입주 1주년을 맞아 문화행사와 흡연·층간소음 관련 표어를 공모한다”는 공지 글이 올라왔다. 고유정은 여기에 자신이 평소 사용하는 아이디로 3월 2일 0시5분 댓글을 단 것으로 기록됐다.
 
이 댓글에서 고씨는 “아파트에 영·유아, 초·중·고 자녀를 두신 분들이 많아 두루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각종 놀이, 체육, 실현가능한 프로그램 참고하여)과 풍선아트, 페이스 페인팅, 특히 솜사탕 등을 이벤트식으로 넣어서 입주자분들이 참여하는 즐거운 소통의 장이 되었으면 합니다”라며 “바자회도 꼭 열렸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솜사탕 이벤트에 대해 “솜사탕을 직접 만들어 주는 곳 보기 힘들더라구요. 애들이 너무 좋아해서”라고 언급했다. 이 온라인커뮤니티는 입주자들만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 고유정이 사용해 온 아이디에는 고씨가 거주한 동과 호수가 적혀있다. 해당 글을 접한 한 주민은 “고씨 아이디의 댓글이 달린 날짜를 보니, 의붓아들이 죽은 날과 같아 소름이 돋았다”고 말했다.
전남편 살해사건 피의자 고유정이 사는 충북 청주 아파트 입주민 전용 온라인커뮤니티 공지글. [사진 독자제공]

전남편 살해사건 피의자 고유정이 사는 충북 청주 아파트 입주민 전용 온라인커뮤니티 공지글. [사진 독자제공]

 
고씨가 댓글을 쓴 날짜와 의붓아들이 숨진 날이 일치하면서, 사고 전후 고씨의 행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씨의 현남편 B씨(38)는 “고유정이 아들을 죽인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의 고소장을 지난 13일 제주지검에 제출했다. B씨는 “아들이 제주에서 청주 집으로 오기 전부터 고씨가 감기를 이유로 따로 자겠다고 수차례 이야기를 했던 점이 의심스러웠다”며 “당시 아이가 감기약을 먹을 정도로 감기 증세가 심한 것도 아니었는데 감기약을 먹인 것도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씨는 2017년 11월께 제주도 출신의 현남편 B씨와 결혼해서 청주에서 살았다. 고씨와 B씨는 각각 전남편과 전처 사이에서 낳은 6살·4살 아들이 있었다. 그러나 고씨 부부만 청주에서 살고 자녀들은 제주도의 친정과 친가에서 조부모 등이 돌봐왔다.
 
B씨는 제주도 친가에 살던 A군을 지난 2월 28일 청주로 데려왔다. 경찰 관계자는 “B씨가 아들과 함께 살기 위해 데려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 아이는 이틀 뒤인 3월 2일 숨졌다. 숨진 당일 오전 10시 소방당국이 출동했을 때 A군은 이미 의식과 호흡이 없는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의 코 주변에서 약간의 혈흔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A군이 사망할 당시 집에는 고씨 부부와 A군뿐이었다. B씨는 1일 오후 10시쯤 A군을 먼저 재우고 2시간 뒤 같은 침대에서 잠을 잤다. 고씨는 감기가 걸렸다는 이유로 다른 방에서 잠을 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고씨 부부가 아이를 먼저 재우고 난 뒤 약 1시간 동안 함께 차를 마신 것으로 확인했다. 경찰관계자는 "고씨가 1일 밤 12시 전후에 잠들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B씨는 당시 경찰 조사에서 “자고 일어나 보니 아이가 숨을 쉬지 않아 119에 신고했다”고 진술했다. 사인을 수사한 경찰은 “질식에 의한 사망일 가능성이 있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결과를 받았다. 아직까지 정확한 사망 원인을 찾지 못했다.
전남편 살해사건 피의자 고유정. [연합뉴스]

전남편 살해사건 피의자 고유정. [연합뉴스]

 
A군의 몸에서 외상이나 장기 손상은 없었으며, 약물이나 독극물도 검출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친아버지인 B씨의 약물 검사에서 졸피뎀 등 성분은 나오지 않았다. 경찰에 따르면 B씨의 거짓말 탐지기 조사에서는 그의 진술이 ‘거짓’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A군이 왜 사망했는지 단정 짓기 어렵다”며 “타살과 과실치사, 자연사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주·제주=최종권·최충일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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