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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이장·통장 수당 50% 인상…한국당 “총선용 현금 뿌리나”

중앙일보 2019.06.14 00:04 종합 8면 지면보기
전국의 이장·통장 9만5000여 명이 내년부터 기본수당을 월 10만원(20만원→30만원) 더 받게 된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13일 국회에서 ‘이·통장 처우개선 및 책임성 강화를 위한 당정협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결정했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시절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이 기본수당을 월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올린 이후 15년 만의 인상이다.
 

민주당 “15년 만에 물가상승 반영”
9만5000명 재원 1400억 더 들어
야당 “여당이 선심, 지방이 돈 부담”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브리핑에서 “이·통장은 읍·면·동 행정의 관련조직으로 각종 사실조사, 복지지원 대상자 발굴, 지역주민 의견수렴 등 법령과 지방자치단체 조례에 따라 주민생활에 밀접한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당정은 지방자치단체 의견과 2004년 이후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해 기본수당을 10만원 인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필요한 재원은 1400억원 규모다. 전국의 이·통장은 9만5198명이다. 이·통장은 매달 기본수당과 설·추석 때 상여금(기본수당의 200%), 회의 참석 때마다 회의수당(회당 4만원)을 받는다. 기본수당이 월 30만원으로 오르면 연간 수당 총액은 420만원으로 오른다. 회의는 매달 1~4회 열린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이·통장 수당으로 3000억원이 지급됐다. 기본수당이 오르면 내년엔 4400억원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 예산은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에 지급하는 보통교부세 범위 내에서 각 지자체가 편성해야 한다.
 
20대 국회에 발의된 이·통장의 처우 개선 관련 법안(지방자치법 개정안)은 12건이고 그중에는 홍문표(자유한국당), 정병국(바른미래당) 의원 등 야당 의원들이 낸 것도 있다. 하지만 시기적으로 총선을 1년도 안 남겨둔 시점에서 수당 인상이 추진되기 때문에 야당에선 ‘선거용 선심행정’이란 반발이 터져나오고 있다.
 
국회 행안위 간사인 이채익 한국당 의원은 “이런 중요한 결정을 국회에 제대로 보고도 하지 않고, 기습 당정 회의로 결정한 것은 정치도의상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홍문표 의원은 “지난해 국비로 예산을 반영했다면 반대하지 않았겠지만 여당이 총선용으로 선심쓰면서 재정 부담은 지방정부에 다 떠넘기는 건 굉장히 나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국당 의원은 “지역에 따라 이·통장이 300~400명은 될 것”이라며 “총선을 앞두고 여당이 대놓고 현금을 뿌리겠다는 것인데 수혜자들이 많아 적극 반대하기도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조정식 의장은 “여야 할 것 없이 수당인상은 공감한 사안”이라며 “이·통장이 여당의 사조직이라는 프레임은 ‘막걸리 선거, 고무신 선거’가 횡행하던 시절에나 먹히는 논리”라고 반박했다.
 
다만 예전과 달리 각종 행정사무 업무의 전산화가 많이 이뤄졌는데 읍·면·동 행정보조를 하는 이·통장이 필요하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대도시의 경우 통장과의 교류가 적고, 오히려 아파트 입주자 대표의 역할이 더 큰 게 현실이다. 하지만 이장 출신이기도 한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아무리 전산화가 됐어도 사람이 해야만 하는 일이 있고 각종 민원 수렴, 복지 도우미 등 이·통장의 역할은 더 커지고 있다”며 “월 10만원 더 받는다고 살림에 크게 보탬이 되는 건 아니지만, 민생과 지방자치 활성화에 기여하는 분들이니 자존감을 높여 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희·임성빈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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