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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US오픈, 짙은 안개 속의 페블비치

중앙일보 2019.06.13 07:46
페블비치의 안개 속 그린에 서 있는 헨릭 스텐손. [AP]

페블비치의 안개 속 그린에 서 있는 헨릭 스텐손. [AP]

타이거 우즈는 무거운 해무 속으로 높이 공을 쳐 보냈다. US오픈을 하루 앞둔 1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 인근 페블비치 골프장에는 아침 일찍부터 찬바람과 함께 안개가 몰려들었다. 우즈는 아침 일찍 연습장에 나와 몸을 풀었다. 차가운 날씨와 해수면 고도 탓인지 우즈의 드라이브샷 볼스피드는 시속 173마일로 평소보다는 약간 느렸다.  

 
우즈는 저스틴 토머스, 조던 스피스, 케빈 키스너와 함께 10번 홀부터 9개 홀을 돌았다. 우즈는 연습라운드 내내 자신을 따라 온 전 야구 스타 레지 잭슨과 담소했다. 껌도 씹었다. 자꾸 침을 뱉는 동반자 키스너를 보며 미묘한 표정을 지어 보이기도 했다. 
 
우즈와 동반자들은 유난히 퍼트 연습을 많이 했다. 우즈는 19년 전인 2000년 이곳에서 열린 US오픈에서 3퍼트를 한 번도 하지 않고 15타 차로 우승했다. 표면이 울퉁불퉁해 공이 똑바로 가지 않는, 악명 높은 포아애뉴아 잔디에서 이룬 것이어서 더 값졌다.  
타이거 우즈가 동반자들과 함께 연습라운드를 하고 있다. [EPA]

타이거 우즈가 동반자들과 함께 연습라운드를 하고 있다. [EPA]

 
이날 우즈의 퍼트가 19년 전 같지는 않았다. 먼 퍼트는 거리가 잘 안 맞았고, 짧은 퍼트는 홀을 스칠 때가 많았다. 우즈는 잔디가 울퉁불퉁해지는 현지시간 오후 2시9분(한국시간 오전 6시9분)에 티오프한다. 우즈는 하루가 지난 후엔 퍼트 감이 좋아질 것을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한국 선수는 김시우, 안병훈, 이경훈이 출전한다.  
 
김시우가 5번 홀에서 벙커샷을 하고 있다. [AP]

김시우가 5번 홀에서 벙커샷을 하고 있다. [AP]

이경훈은 드라마틱하게 출전권을 얻었다. PGA 투어 선수들이 대거 참가해 가장 치열한 것으로 평가되는 오하이오 주 지역 예선 마지막 홀 버디를 잡아 티켓을 땄다. 이경훈 역시 안개 속에서 오전 9홀만 연습라운드를 했다. 
 
그는 “2014년 파인허스트에서 열린 US오픈에 참가한 적이 있는데 그때 보다는 기회가 더 있을 것 같다. 러프도 길고 그린도 작아 어려운 건 마찬가지지만, 전반적으로 전장이 길지 않다. 500야드가 넘는 9번과 10번 홀을 잘 넘겨야 한다. 안전하게 경기해 컷을 통과하고 주말에 반등해보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경훈은 또 “공격하고 싶지만 기다리는 사람에게 기회가 올 것 같다”라고 했다. 이경훈은 다행히 첫 라운드 그린 상태가 좋은 오전 6시 56분 일찌감치 티오프한다.  
 
지난주 캐나다 오픈 3~4라운드를 64, 61타로 마무리, 우승을 차지한 로리 매킬로이는 좀 더 공격적이었다. 그는 평소와 달리 웨지를 한 개 더(4개) 가져왔다. 
 
로리 매킬로이. [AP]

로리 매킬로이. [AP]

매킬로이는 “2월에 페블비치에서 열리는 AT&T 프로암과는 완전히 다른 코스다. 그린은 딱딱하며, 러프는 길고, 페어웨이 라인도 다르다. 그래도 코스가 길지는 않다. 한 라운드에서 드라이버를 많이 쳐야 5번이다. (장타자들은) 1, 3, 4, 5, 6, 7번 홀과 후반 파 5홀에서 웨지로 그린을 공략할 것이다. 메이저대회는 어려워 1라운드 안전하게 경기 하곤 했는데 누군가는 한 라운드 5~6언더파를 쳐 따라가기가 힘겨웠다. 2011년 US오픈 우승 시 안전하게 파를 잡으려 하지 않았고, 이번에도 모든 홀에서 핀을 직접 공략하지는 않겠지만, 버디 기회는 많이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9년 US오픈은 여러 이야깃거리가 있다. 
 
^19년 전 이곳에서 15타 차 우승을 한 우즈가 다시 챔피언이 될 수 있을까, 
^US오픈에서 6차례 2위에 그쳐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실패한 필 미켈슨이 외할아버지가 캐디를 한 페블비치에서 우승할 수 있을 것인가, 
^2015년 우승자이자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다가 부활 기미를 보이는 ‘골든보이’ 조던 스피스가 돌아올 것인가, 
^브룩스 켑카가 3연속 US오픈 우승을 할 것인가, 
^5년 동안 메이저 우승을 못 한 로리 매킬로이가 다시 황태자로 나설 것인가, 
^2010년 이곳에서 선두로 출발해 82타를 치면서 우승을 날린 더스틴 존슨이 명예 회복을 할 수 있는가. 
^길지 않은 코스이니 한국 선수가 파란을 일으킬 것인가.  
 
대회 1라운드가 열리는 14일 페블비치는 안개가 사라지고 태양이 뜬다는 예보다. 해가 나면 선수들은 그린 이전에 페어웨이를 걱정해야 한다. 페블비치 페어웨이 속도는 11피트로 웬만한 그린만큼 빠르다. 드라이브샷이 러프로 굴러갈 수 있다는 얘기다.
 
페블비치=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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