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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일자리자금 영업사원' 비극···대상자 아닌데 퍼준 돈 554억

중앙일보 2019.06.13 01:30 종합 1면 지면보기
일자리 안정자금

일자리 안정자금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지난해 대책으로 내놓은 일자리안정자금이 500여억원이나 잘못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부 자체점검서 드러나
사업주 배우자, 퇴사자도 받아
야당 “졸속정책 부작용” 비판
정부 “완벽한 사전체크 어렵다”

12일 고용노동부가 국회 환노위 소속 자유한국당 문진국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19년 4월 현재까지 총 553억6100만원의 일자리안정자금이 부적격자에게 지급된 사실이 고용부 자체 점검에서 드러났다.
 
일자리안정자금 제도는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으로 타격을 입는 30인 미만 영세사업장에 지원금을 주는 제도로, 2018년 1월부터 시행됐다. 지난해 일자리안정자금 예산은 2조9700억원이 책정돼 그중 2조5136억원이 집행됐다. 올해 예산에도 2조8200억원 규모가 편성됐다.
 
그러나 지난해 지급된 금액의 2% 이상이 부정 지급으로 드러나면서 사업의 효율성이 도마에 올랐다. 정부는 이달 중으로 잘못 지급된 지원금을 전액 환수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막상 업체가 폐업한 경우 등은 환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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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진국 의원은 지난 1월 일자리안정자금 지급 실태의 문제점을 폭로한 중앙일보 탐사보도와 관련해 노동부에 자금 운영 실태를 질의했다. 이에 고용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은 4월 합동점검반을 꾸려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사업주 본인, 사업주의 배우자와 직계 존비속(특수관계인) 등 일자리안정자금을 받을 수 없는 사람에게 돈이 나간 사례가 무려 2만709명(사업장 1만8882곳)에 달했다. 이들에게 총 229억8100만원이 잘못 지급됐다. 규정상 사업주 본인이나 사업주 특수관계인은 실제로 일을 하고 있는지 확인이 어렵고, 부정수급의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지급 대상에서 배제된다.
 
월급이 지급 기준을 초과했는데도 일자리안정자금을 지원받은 사례도 2만4428명이나 됐다. 이들에게는 총 223억8200만원이 지급됐다. 2018년 기준으로 190만~230만원의 월급을 받아야 일자리안정자금 지원 대상이 되는데 230만원 이상의 월급을 받으면서도 정부 지원을 받은 경우가 2만 건이 넘었다는 것이다.
 
이미 퇴사해 지원 자격을 상실했는데 안정자금을 지원받은 사례는 12만8550명으로, 총 액수는 99억9800만원에 달했다. 허위 신고를 통해 안정자금을 부정수급했다가 적발된 사업장도 총 247곳으로, 2억8800만원이 부정수급됐다.
 
정부 "잘못 지급된 지원금 이달 중 환수"
 
일자리 안정자금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 이재갑 장관

일자리 안정자금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 이재갑 장관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9월 일자리안정자금 부정수급이 의심되는 일부 사업장을 점검한 결과 총 155개 사업장에서 부정수급 사례(1억400만원)를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당시 야당에선 “샘플조사에서 나온 부정 건수가 그 정도면 전수조사를 하면 부정 사례가 엄청날 것”이란 지적이 나왔는데 결국 사실로 드러난 셈이 됐다. 
 
고용노동부는 “일자리안정자금은 대부분 요건을 전산상으로만 검증하기 때문에 사후 검증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사전에 완벽히 부정수급을 막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월급 인상이나 퇴사와 같은 변동사항은 사업주가 바로 신고하지 않으면 정부가 체크하기 어렵다는 해명이다. 
 
그러나 야당에선 “졸속 정책의 부작용”이라는 비판을 가하고 있다. 문진국 의원은 “수백억 예산을 잘못 지급한 뒤 ‘불가피했다’고 변명하는 건 무책임한 태도”라며 “500억원이 넘는 돈을 대충 나눠준 다음 다시 환수한다는 건 그야말로 행정낭비·재정낭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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