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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 크게 늘어날 고령자 의료비, 미리 대처할 방법 없을까

중앙일보 2019.06.12 13:00
[더,오래] 임종한의 디톡스(25)
지난 5월 23일 오후 2~4시 프레스센터에서 대한가정의학회, 한국소비자연맹,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가 공동으로 ‘국민주치의 선포식’을 가졌다. 의료공급자 차원에서 대한가정의학회가 이런 행사를 가진 적은 있지만 소비자단체로선 처음이다.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직결되는 의료서비스가 공급자만의 결정으로 좌우되어선 안 된다는 점에서 이번 선포식은 의미가 있다.
 
시장에 의해서가 아닌 의료의 공공성이 요구되는 시대다. 세계에 유례가 없을 정도로 급속히 진행되는 고령화, 사회 양극화에 따른 건강불평등의 심화, 메르스와 가습기 살균제 등으로부터 시민을 지켜줄 주치의 존재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시민들의 건강 위험 갈수록 증가
일차의료 체계가 단단하게 갖춰져 있었다면, 각종 전염병이나 화학물질 대란을 막는 데 도움이 됐을 것이다. 주치의가 환자의 건강 상태를 지속적으로 살피고 정보를 알리며 조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 unsplash]

일차의료 체계가 단단하게 갖춰져 있었다면, 각종 전염병이나 화학물질 대란을 막는 데 도움이 됐을 것이다. 주치의가 환자의 건강 상태를 지속적으로 살피고 정보를 알리며 조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 unsplash]

 
인터넷의 발달로 정보의 홍수에 살고 있지만, 정작 자기와 가족에게 유용한 정보를 찾기란 쉽지 않다. 1994년부터 가습기 살균제가 안전성에 대한 적절한 평가 없이 판매됐다. 사망자 접수만 1410여 명에 달하고 수많은 사람이 피해를 호소했다.
 
하지만 정작 그 원인은 종합병원 중환자실에 이식해야 할 만큼 폐가 만신창이가 된 산모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사건에서 찾을 수 있었다. 만약 주치의가 있어 가습기 살균제 사용 후 호흡기 증상이 더 나빠졌음을 미리 알릴 수 있었다면,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지 않았을 것이다.
 
제2, 제3의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우리 일상에서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가습기 살균제 외에 어떠한 화학물질이 우리 생활을 현재 위협하고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에는 수만 종의 화학물질이 넘쳐나지만, 이 중 안전성이 확인된 물질은 극소수다. 정보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시민이 많기에, 필요한 정보와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주치의 필요성이 커진다.
 
우리 사회에 건강 취약계층이 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노인이다. 우리 사회는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의 급속한 고령화를 경험하고 있다. 2000년 고령화 사회에 들어선 이후, 2025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의 20% 이상을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한다. 2030년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비율은 24.3%로 일본, 미국, 영국과 더불어 4대 노인국가가 될 것이다.
 
2015년 부산에서도 두 번째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 당시 휴일이었던 6월 14일, 방문객이 적어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이 썰렁해 보인다. [중앙포토]

2015년 부산에서도 두 번째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 당시 휴일이었던 6월 14일, 방문객이 적어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이 썰렁해 보인다. [중앙포토]

 
나이가 들어 몸이 아프면, 건강 돌봄과 의료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높아진다. 고령자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눈높이는 높아지고 있지만, 병원과 의료시설의 상당수는 노인보건의료 측면에서 질적 수준이 낮다. 건강지지서비스로서의 일차의료가 노인건강증진에 가장 필요하다. 일차의료로부터 보건의료, 복지, 장기요양과 호스피스에 이르는 연계성이 실현되는 것도 필수적이다.
 
그러나 현실은 의료와 복지, 장기요양 간의 연계가 부족하고, 이용 가능한 서비스의 제약도 많다. 노후에 건강 불안과 더불어 삶의 질도 낮을 수밖에 없다. 의료선진국에선 개원 의사가 환자를 볼 때 질병에 대한 의료서비스만 고려하지 않는다. 주거환경이 적절한지, 적절한 영양 섭취가 이루어지는지,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데 불편함이 없는지를 살펴 지역에서 의료서비스에 사회서비스를 연계한다. 우리나라에서 준비해온 커뮤니티 케어(지역통합돌봄)와 비슷한 개념이다.
 
2025년 우리 사회가 초고령사회 진입을 바로 앞두고 있다. 이에 대한 대비가 없다면 노인 의료비 증가는 건강보험의 대규모 적자를 불러 의료 대란을 초래할지 모른다. 우선 의료비 증가의 위험이 큰 고령층부터 사전 건강관리를 통해 의료비 급증을 막아야 한다.
 
65세 이상 주치의 서비스 제공해야
노인들의 비율이 높은 지역에서부터, 65세 이상 고령층에 지역사회 통합돌봄과 의료서비스(주치의)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우리에게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으며, 미래의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서둘러야 한다. 준비된 가능한 지역에서부터 고령 노인에 대한 주치의제를 시행하고, 의료체계를 정비해 나가도록 하자.
 
임종한 인하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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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한 임종한 인하대 의과대학 교수 필진

[임종한의 디톡스] 브레이크 없이 진행되는 산업화, 문명화는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바꿔놓기는 했지만 그만큼 혹독한 대가를 요구한다. 우리는 실생활 속에서 다양한 유해성분과 독소에 노출되고 있다. 우리 몸의 독소를 줄이거나 제거할 수 있는 방법에는 뭐가 있을까. 건강한 일상, 삶의 질 향상을 이끌어 줄 수 있는 일상 속에서 실천 가능한 디톡스(Detox, 해독) 이야기를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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