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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업계, 중국 리스크 피해 콘솔 게임으로 간다…미국, 유럽 등 선진 시장 공략 무기로

중앙일보 2019.06.12 09:58
검은사막의 콘솔게임 버전인 '검은사막 엑스박스 원'의 대표 이미지. [사진 펄어비스]

검은사막의 콘솔게임 버전인 '검은사막 엑스박스 원'의 대표 이미지. [사진 펄어비스]

 
게임사인 펄어비스는 지난 3월 주력 게임 ‘검은 사막’의 콘솔 게임 버전인 ‘검은 사막 엑스박스 원 (Black Desert for Xbox One)’을 내놓았다. 검은 사막은 2014년 말 출시 이래 온라인과 모바일로 10억 달러(2019년 4월 기준, 약 1조1800억원)의 누적 매출을 올린 게임이다. 콘솔 버전 게임은 출시 후 단기간에 ‘엑스박스 게임 패스(Xbox Game Pass)’ 인기 순위 5위에 올랐다. 현재 북미와 유럽 등에서 50만장 넘게 팔렸다. 펄어비스는 여세를 몰아 새로운 콘솔 전용 게임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일본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 엔씨소프트는 리니지의 콘솔게임 버전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사진 엔씨소프트]

지난달 일본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 엔씨소프트는 리니지의 콘솔게임 버전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사진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는 현재 서비스 중인 PC와 모바일 게임 외에 콘솔 게임을 내놓는다는 목표다. 주력 게임인 리니지를 비롯해 기존 지식재산권(IP)을 콘솔 게임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11일 “콘솔 게임을 강화하는 멀티플랫폼 전략을 통해 전통적으로 콘솔 게임을 선호하는 미국과 유럽 등의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화웨이 사태로 인한 중국 리스크 등으로 위기감에 빠진 게임 업계가 콘솔 게임에 눈을 돌리고 있다. 우리나라나 중국은 전통적으로 모바일이나 PC게임이, 북미나 유럽은 콘솔 게임이 인기다. 국내 게임업체들이 콘솔 게임을 만든다는 건 결국 중국 시장 일변도인 게임 수출 시장을 북미와 유럽 등으로 넓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콘솔 게임은 중국 일변도 수출 시장 타개책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실제 한국의 게임 수출은 그간 지나치게 중국 위주라는 지적이 많았다. 11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대한민국 게임백서 2018』에 따르면 국내 게임의 수출 중 60.5%(2017년 기준)가 중화권으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콘솔 게임이 인기인 북미(6.6%)나 유럽(3.8%)으로의 수출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1620억7900만 달러에 달하는 전 세계 게임 시장에서 콘솔 게임의 비중은 24.2%로 모바일 게임(35.6%)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여기에 국내 콘솔 게임 시장도 꾸준히 커지고 있다. 아직 시장 규모는 3734억원에 그치지만 2016년 대비 2017년에는 42.2%나 시장이 커졌다. 반면 PC게임은 전년보다 되레 시장 규모가 2.9% 줄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배틀그라운드 등 콘솔 게임으로 안착
국내 게임업체들이 콘솔 게임에 주목하는 건 비교적 최근의 일이지만 성과도 나온다. 펍지주식회사의 주력 게임인 '배틀그라운드'는 엑스박스 원과 플레이스테이션4 버전으로 출시돼 북미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에서 다운로드 1위를 기록했다. 크래프톤도 '테라'의 플레이스테이션4 버전으로 일본에서 6주간 무료 게임 다운로드 1위 자리를 지킨 바 있다. 크래프톤은 여기에 신작인 '미스트 오버'의 닌텐도 스위치 버전을 올여름에 내놓을 계획이다. 
 
크래프톤의 RPG인 미스트 오버의 대표 이미지. 올 여름 콘솔게임으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사진 크래프톤]

크래프톤의 RPG인 미스트 오버의 대표 이미지. 올 여름 콘솔게임으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사진 크래프톤]

  
타격감 살려야 하는 등 숙제도
모바일이나 PC에서 서비스하던 게임이 있다고 해서 이를 콘솔 게임으로 바꾸는 게 쉬운 일만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콘솔 특유의 조작감을 살리는 일이다. PC게임이나 모바일 게임과는 엄연히 다른 툴로 게임을 즐기기 때문이다. PC 중심의 사용자 화면(UI)을 콘솔 게임기가 연결된 TV 화면 등에서도 어색하지 않도록 조정해야 한다. 또 플랫폼을 전환하는 데 따른 각종 에러도 잡아내야 한다. 
 
여기에 PC나 모바일에서 인기였다고 해서 콘솔에서도 인기를 확신하기는 어렵다. PC게임으로 중국에서만 한 해 3조원을 벌어들이는 ‘던전앤파이터’의 경우, 2012년 콘솔 게임 버전(던파라이브)으로 출시됐지만 별다른 인기를 얻지 못했었다. 
 
익명을 원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여러 가지 난관을 맞은 국내 게임 업체들로선 콘솔 게임은 분명 새로운 희망”이라며 “언제 닫힐지 모르는 중국 시장에 수출의 대부분을 기대고 있는 현재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라도 콘솔을 비롯한 플랫폼 다변화는 피할 수 없는 대세가 됐다”고 말했다. 
 
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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