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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날아오른 우포따오기 “덩치 큰 백로 틈에서도 꿋꿋”

중앙일보 2019.06.12 00:25 종합 18면 지면보기
지난달 22일 우포늪으로 자연 방사된 따오기들이 논두렁에서 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2일 우포늪으로 자연 방사된 따오기들이 논두렁에서 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0일 경남 창녕군 우포늪. 따오기복원센터(이하 센터) 앞 무논(16㏊)에서 먹이를 찾던 따오기 한 마리가 갑자기 화들짝 놀라 날갯짓을 하며 하늘로 솟구쳐 올랐다. 자신보다 몸집이 큰 백로가 불쑥 옆에 나타났기 때문이다.  
 

40마리 방사 “3주 지나도 잘 적응”
2~3마리는 낙동강 인근까지 비행
아직은 먹이터·서식지 탐색 단계
“탐방객 과도한 관심·촬영은 독”

인근 논두렁에 있던 또 다른 따오기는 잡은 미꾸라지를 몇 번이나 놓치기도 했다. 센터 직원들이 우포늪 인근 무논과 서식지 등에 설치된 폐쇄회로TV(CCTV) 12대와 망원경으로 자연 방사 따오기를 관찰한 결과다. 직원들은 “이런 따오기를 볼 때마다 마치 어린애를 물가에 내놓은 것처럼 마음이 불안하다”고 했다.
 
우경호 우포따오기사업소 서식 담당은 “방사 따오기는 우포늪에서 덩치가 큰 백로 등에 얻어맞고 쫓겨나면서도  열심히 자신의 먹이를 찾고 있다”며 “방사 후 야생에서 잘 견뎌내고 있는 것 같아 대견하다”고 말했다.
 
환경부·경남도·창녕군이 지난달 22일 자연 방사한 따오기 40마리가 3주 가까이 지나도록 아무런 사고 없이 잘 적응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방사 첫날 가장 먼저 방사장을 벗어난 10마리는 현재 센터 반경 1.5㎞에 머물며 순조롭게 적응 중이다. 시간을 두고 순차적으로 방사장을 벗어난 나머지 30마리도 센터 반경 1.5~2㎞ 정도에 머물며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방사장에 남아있거나 자연에 적응하지 못해 다시 방사장에 되돌아온 따오기는 없다는 게 센터 측 설명이다.
 
이들 따오기는 주로 우포늪 일대에서 먹이활동을 하다 센터와 우포늪 사이 둥지 터(숲 23㏊) 등에서 잠을 자는 것으로 조사됐다. 센터는 따오기 등에 설치된 위치추적기(가로 63㎜ 세로 35㎜ 높이 14㎜)로 이런 위치를 파악하고 있다.
 
최근에는 2~3마리가 센터에서 6㎞ 정도 떨어진 낙동강 인근까지 나갔다가 돌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성봉 사업소 계장은 “40마리 중 몇 마리가 서식지 등을 탐색하러 낙동강 인근까지 날아갔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현재 따오기는 보금자리를 완전히 확정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먹이터나 서식지를 탐색하고 있는 단계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센터 측은 탐방객의 과도한 관심과 촬영으로 따오기가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자제를 요청했다. 지난 9일에는 40대 중반의 남성이 따오기를 촬영하겠다며 망원렌즈가 달린 카메라를 들고 서식지에 들어갔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이런 일은 평일 2~3건, 휴일 10~15건 정도 발생한다. 센터 측은 별다른 단속 권한이 없어 실랑이만 벌인다고 하소연했다.
 
이 계장은 “2008년부터 2017년까지 따오기 254마리를 방사한 일본에선 절반인 129마리가 생존해 있다”며 “따오기 증식·복원이 쉽지 않은 만큼 과도한 사진촬영과 이에 따른 서식지 훼손을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본의 방사 따오기는 방사지에서 반경 10㎞ 내에 주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진 따오기복원센터 박사는 “따오기는 원래 한반도 남쪽에서 월동하는 철새였지만, 우리보다 앞서 복원·증식을 한 중국·일본 사례를 보면 먹이가 풍부한 자연 방사지에서 서식하는 텃새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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