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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 속 찬반 갈등만 확인한 공주보 시민토론회… 참석자들 "부끄럽다"

중앙일보 2019.06.11 16:37
11일 오후 1시 충남 공주시 고마센터 앞 광장. 공주보 해체 반대 투쟁위원회가 개최한 집회에서 500여명 참석자는 정부에 “(공주)보 철거를 즉시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가 공주시민 의견을 무시하고 해체를 시도하고 있다. 공주시가 개최하는 ‘금강수계 보 처리 관련 시민 대토론회’ 역시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다.
공주보 해체 저지를 위한 총궐기대회가 11일 충남 공주 고마 컨벤션홀 앞에서 공주보해체반대투쟁위원회 집행부와 농민,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프리랜서 김성태

공주보 해체 저지를 위한 총궐기대회가 11일 충남 공주 고마 컨벤션홀 앞에서 공주보해체반대투쟁위원회 집행부와 농민,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프리랜서 김성태

 
반대 투쟁위 윤응진 사무국장은 “(김정섭)공주시장이 철거 찬반 토론회를 여는 것은 (철거반대 입장을 밝힌) 시의회 의결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공주보 철거에 찬성할 경우 주민소환을 통해 응징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를 중단한 보 철거 반대 주민들은 오후 2시 토론회가 열린 고마센터 컨벤션홀에 입장했다. 사회자가 토론회 시작을 알리자 단상 주변에서는 한바탕 소란이 발생했다. 보 철거에 찬성하는 시민들과 반대 시민들 사이에 고성이 오가고 싸움이 벌어져서다. 10여 분 넘게 이어진 소란은 보 철거 반대 시민들이 토론회장을 빠져나가면서 일단락됐다.
 
이 지라에서 공주시의회 이창선(자유한국당) 부의장은 “지금은 농번기로 농민들이 가장 바쁘고 힘들 때다. 당을 떠나서 시민을 위한 일이 무엇인지 살펴봐야 한다”며 “(보 철거에 반대하는)세종시장과 부여군수가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고 말했다.
11일 오후 공주보 해체 저지를 위한 총궐기대회가 열린 공주시 고마 컨벤션홀 앞. 농민들이 몰고 나온 트랙터가 세워져 있다. 신진호 기자

11일 오후 공주보 해체 저지를 위한 총궐기대회가 열린 공주시 고마 컨벤션홀 앞. 농민들이 몰고 나온 트랙터가 세워져 있다. 신진호 기자

 
소란이 가라앉은 뒤 시작한 토론회에서는 공주보 철거를 놓고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찬성 측에서는 “4대강 사업 특히 공주보 건설로 금강의 수질은 급격하게 악화하고 있는 게 과학적으로 검증됐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대다수 공주시민이 공주보 철거에 찬성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주보 철거에 찬성하는 진실 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일부 지하수 문제는 관정개발 등을 통해 충분히 대응이 가능하다”며 “단기적으로는 공주보 수문 해체와 공도교 유지라는 부분 해체를 지지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완전 해체와 공도교량 건설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공주에서 소를 키운다는 한 시민은 “공주보를 건설한 뒤 물고기가 떼로 죽었고 녹조도 발생했다”며 “어는 곳은 지하수가 부족하고 어느 곳은 나오는 데 어느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반면 반대 측은 “세종시는 시민 의견을 수렴해 보 유지 의견을 냈는데 공주시장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공주시장은 물론 정치인들이 시민의 생존권을 지키는 데 나서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주시 신관동에 산다는 주민은 “진실 대책위가 말하는 대다수 공주시민이라는 근거는 어디에서 나왔는가”라며 “보 설치에 1000억원, 철거에 780억원의 혈세가 들어가는 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철거를 절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토론회 마지막에 마이크를 잡은 시민들은 “고성을 주고받는 모습이 외부에 알려지게 돼 공주시민의 한 사람으로 부끄럽다”며 “찬반을 떠나 차분하고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는 전제조건이 없다면 더 이상의 토론회는 무의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11일 오후 충남 공주시 고마센터에서 열린 공주보 처리 관련 시민대토론회에서 보 철거에 찬성하는 시민과 반대 측 시민들이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11일 오후 충남 공주시 고마센터에서 열린 공주보 처리 관련 시민대토론회에서 보 철거에 찬성하는 시민과 반대 측 시민들이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이날 토론회는 공주시가 마련했다. 7월로 예정된 물관리위원회의 심의 전 시민의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한 자리였다. 토론회엔 70여 명이 참석했다. 공주시는 토론회에서 의견이 엇갈리자 토론회를 한 차례 더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공주=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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