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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北에 이희호 여사 부고 전달" 통일부 "아직 답 없어"

중앙일보 2019.06.11 16:24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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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애써온 고(故) 이희호 여사의 장례에 북한이 공식 조문단을 파견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11일 이 여사 빈소가 마련된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을 찾은 뒤 북한이 조문단을 논의하고 있는지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부고를 (북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통일부는 이 여사 장례위원회 요청으로 이날 오전 부음을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북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대표상임의장(왼쪽)이 지난해 7월 18일 평양 만수대 의사당에서 북측 민화협 의장인 김영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부위원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대표상임의장(왼쪽)이 지난해 7월 18일 평양 만수대 의사당에서 북측 민화협 의장인 김영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부위원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에 따라 북한이 조문단 파견을 결심할 경우 연락사무소를 통해 조문 의사를 전해올 것으로 보인다. 2009년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당시 북한은 김대중평화센터 앞으로 조문단 파견 의사를 전해왔다. 이 여사 장례위 관계자는 “북한이 어떤 경로를 통해 조문 의사 등을 전달할지 모르겠지만, 일단 정부 연락사무소를 통해 부음을 전달했다”며 “그동안 이 여사 방북 때마다 북한이 보여준 예우 등을 고려할 때 북한이 조문단을 파견할 것으로 조심스레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선권, 김홍걸 민화협 의장에 "이 여사 건강 어떠시냐" 물어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북한은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때 조전을 보냈다. 이어 석 달 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때는 김기남 당 비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등으로 구성된 고위급 조문단을 파견했다. 당시 이 여사가 서울 동교동 김대중평화센터에서 북한 조문단 일행을 접견했다. 이 여사의 건강이 악화된 후론 북한은 이 여사의 아들인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대표상임의장 측을 통해 이 여사의 안부를 물었다고 한다. 
민화협 관계자는 “남북 민화협 공동행사차 김 상임의장이 방북할 때마다 김영대 북측 민화협 대표나 통일전선부 인사들이 이 여사의 건강과 안부를 항상 물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ㆍ4선언 남북 공동행사로 김 상임의장이 평양을 찾았을 땐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부위원장이 “이 여사님 건강은 어떠시냐”고 안부를 묻기도 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2009년 8월 23일 청와대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 조문차 내려온 북한 사절단의 김기남 노동당 비서와 악수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이명박 대통령이 2009년 8월 23일 청와대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 조문차 내려온 북한 사절단의 김기남 노동당 비서와 악수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북한은 하노이 2차 북ㆍ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와 판문점 연락 채널을 제외하고 공식적으로 남측과 접촉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조문단이 내려올 경우 자연스레 남북 관계 관련 협의도 이뤄질 수 있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2009년 8월 내려왔던 북한 조문단은 ‘김정일 위원장의 친서가 있다’며 출발 일정을 하루 늦춰가며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만났다. 사실상 ‘대남 특사’로 내려와 2박 3일 간 조문 정치를 펼쳤다.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이 조문단을 보낼 경우 누가 내려오는가에 따라 남북관계 복원 의지를 평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여정 제1부부장이 장금철 통일전선부장 등을 이끌고 내려오는 경우다.
통일부 당국자는 “2009년 8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때도 북한은 서거 다음 날 김대중평화센터 앞으로 ‘특사 조의 방문단’을 파견하겠다는 통지를 보내왔다”며 “당시 정부는 북측 조문단 일정을 지원했지만, 기본적으로는 북측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와 김대중평화센터 간 팩스 교환을 통해 협의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고 이희호 여사가 2011년 12월 26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기념궁전을 찾아 조문한 뒤 상주인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게 조의를 표하고 있다.[연합뉴스]

고 이희호 여사가 2011년 12월 26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기념궁전을 찾아 조문한 뒤 상주인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게 조의를 표하고 있다.[연합뉴스]

이 여사는 생전 총 4차례 방북했다. 2000년 6월 평양에서 첫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됐을 당시 영부인으로 방북했다. 2007년 8월에는 금강산을 찾았다. 2011년 12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사망하자 아들 홍걸씨와 함께 조문을 위해 방북했다. 김정일 위원장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에서 상주인 김정은 위원장을 직접 만났다. 당시 이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남측 조문단 일행은 김 위원장이 만난 첫 남측 인사가 됐다. 이 여사는 2014년 12월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3주기에 북한에 조화를 보냈고, 김정은 위원장은 이에 대한 사의의 표시로 이듬해인 2015년 8월 이 여사를 평양으로 초청했다. 이 여사는 당시 93세의 나이에도 손수 뜨개질한 스웨터를 북한 어린이들에게 전달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g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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