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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신당’ 탄생할까…친박계 대다수는 “청와대만 좋은 일”

중앙일보 2019.06.11 16:11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시도교육감들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뉴스1]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시도교육감들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뉴스1]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이 11일 태극기 세력(대한애국당)을 주축으로 한 신당을 공개 언급하면서 ‘친박 신당’ 창당설이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홍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황교안 대표가 보수 우익의 중심으로서 역할을 할지 의심된다”며 “태극기 세력을 중심으로 큰 텐트를 쳐야 한다. 태극기 신당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내년 총선 공천룰 논의 과정에서 ‘탄핵(=친박) 책임론’이 제기되는 한국당 내부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공천 룰을 논의하는 신정치혁신특위 위원장 신상진 의원은 지난 6일 “현역 의원들이 (탄핵 사태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물갈이 폭이 크게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홍 의원이 이에 반발해 8일 서울 광화문 집회에서 탈당을 시사하면서 소문으로만 돌던 친박신당 창당설은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당시 홍 의원은 “한국당의 기천 명 평당원들이 여러분과 함께 태극기를 흔들기 위해 탈당 선언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이를 두고 “정치적으로는 친박 신당 출범 신호”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11일에도 황 대표와 신 의원을 공개 비판했다. 홍 의원은 “신상진 의원이 아마 황 대표 심중을 반영했다고 볼 수 있는데, 밖에서 들어온 사람들이 집주인보고 나가고 얘기하는 것과 마찬가지 아니냐”며 “탄핵에 찬성했던, 보수를 배반했던 이들이 보수를 대변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황교안 대표가 최근 당 소속 의원들을 향해 ‘막말 경계령’을 내리는 등 중도층 포섭을 강조한 데 따른 노선 갈등의 연장선이란 분석도 나온다. 황 대표의 경계령에 대해 당내 강성보수 인사들 사이에서는 “야당 당수가 옳은 말하는 자기당 싸움꾼만 골라서 징계하는 경우를 듣도 보도 못했다”(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반발이 나왔다.
 
보수진영에서는 친박 신당이 실제 창당될 경우 10월여를 앞둔 내년 총선에서 한국당의 대형 악재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4월 창원 성산 보궐선거에서도 친박 성향인 대한애국당이 838표를 가져가는 바람에 한국당이 504표 차로 패배했다. 한국당의 한 중진의원은 “한국당 입장에서는 보수통합이 총선까지 남은 가장 큰 과제다. 통합하지 않으면 구도상 불리하다”면서 “청와대가 박 전 대통령 사면카드를 꺼내 신당의 구심점까지 만들어주면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친박 신당이 실제 창당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친박 신당의 정체성이 모호한 데다 박 전 대통령이 진짜로 신당 창당을 원하는지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친박계 인사들 대부분은 신당설에 고개를 젓고 있다. 강성 친박으로 분류됐던 김태흠ㆍ이장우ㆍ김진태 의원 등도 신당 동참 의사를 밝힌 적은 한 번도 없다. 11일 일부 언론이 ‘대한애국당행’ 인사로 지목한 정태옥 한국당 의원은 급히 “전혀 사실무근이다. 한국당 소속으로 보수정권 창출에 기여하겠다”는 입장자료를 내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이 장기화하며 대구ㆍ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동정론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를 신당 창당 동력으로 연결짓는 것은 무리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당의 한 초선 의원은 “동정론과 지지세는 다른 것”이라며 “창원 성산 보궐선거에서 아깝게 패배한 뒤로 보수 지지층 사이에서 선거 때는 한국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친박계의 한 중진은 “내년 총선을 문재인 정권 심판 선거로 끌고 가기 위해 보수진영 통합은 절체절명의 과제”라며 “친박 신당은 일부 인사들이 내년 총선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박 전 대통령을 팔아 호가호위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혹평했다. 또다른 친박계 의원도 “친박신당이 생기면 제일 좋아할 곳이 청와대 아니겠냐”며 “여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밀어붙이는 이유중 하나가 바로 친박신당 창당을 유도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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