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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공청회는 기승전 1안? 한전 주주는 거센 반발

중앙일보 2019.06.11 13:46
11일 열린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 공청회'에서는 현행 누진제를 이어가면서 여름철에 전기요금을 깎아주는 1안(누진구간 확대)과 누진제를 폐지하는 3안이 팽팽히 맞섰다. 이날 한전 주주들은 요금인하를 하게 되면 한전 적자가 커진다며 정부의 개편안에 반발하고 나섰다.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공청회 초반에는 1안으로 의견이 모이는 분위기였다. 1안은 여름철 누진구간을 확대하는 안이다. 1안은 폭염 시를 기준으로 가구당 월 할인이 1만142원이며 1629만 가구가 할인적용을 받게 된다. 김진우 전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은 "1안의 경우 할인적용을 받는 가구 수가 많고 지난해 했던 할인제도를 상시화하는 것이라서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전 적자를 책임지라고 반발하는 한국전력 주주 [서유진 기자]

한전 적자를 책임지라고 반발하는 한국전력 주주 [서유진 기자]

그러나 곧 1안을 따르게 되면 한전 적자가 우려된다는 의견이 나왔다. 1안에 따르면 평년에는 2536억원, 폭염에는 2847억원 규모의 전기료를 깎아줘야 한다. 박인례 녹색소비자연대 공동대표는 "1안이 되면 한전이 부담하게 되는 적자가 3600여억원 가량(지난해 기준) 되고 올해도 적자를 질 텐데 이를 한전의 자체 경영에서 소화할 것인지 아니면 국민 세금에서 지원하는 것인지 명확히 제시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한전 주주들은 전기요금이 인하될 경우, 한전 손실이 커진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장병천 한전소액주주행동 대표는 "조만간 배임 명목으로 한전에 민형사상 소송을 할 것이다"면서 "물건(전기)을 팔수록 손해 보는 기업은 상장폐지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소득층은 (전기요금제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보전해주고 앞으로 누진제를 더는 문제 삼지 않게 누진제를 폐지하는 3안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3안을 택하면 폭염 시 기준 887만 가구는 요금이 할인되지만 1416만 가구는 요금이 오히려 오르게(월평균 4335원 인상) 된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참가자들은 전기요금 정보를 소비자에게 소상히 알려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강승진 한국산업기술대학교 교수는 "독일의 경우 전기요금이 높은데도 국민이 받아들이는 이유가 전기요금 명세서에 발전비용, 온실가스에 따른 정책 비용 등이 상세히 나오기 때문이다"면서 "소비자의 이해를 높여야 요금에 불만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권기보 한전 본부장은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는 전기요금의 원가가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정보를 청구서에 기재하도록 추진하겠다"면서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공개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선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할 수 있도록 공개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박찬기 산업부 전력시장과장은 "1인 가구 증가 등 새로운 인구 구조에 따른 전력 수요를 정밀하게 분석해 중장기적으로는 소비자가 전기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전력은 소비자들이 실시간으로 전기 사용량과 요금을 확인할 수 있는 '실시간 전기요금 확인 시스템'을 시연했다. 지난 3월 소비자 인식조사 결과, 전기요금을 고지서로 사후 확인한다는 응답자가 78.4%에 달했다. 이에 한전은 14일부터 소비자들이 계량기 상의 현재 수치를 입력하면 월 예상 전기요금을 실시간으로 인터넷과 앱(모바일 스마트한전)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강승진 교수는 "산업용 전기의 경우는 낮과 심야 전기 요금 격차가 3배 이상 차이 나는데 이런 방식을 가정용에도 도입해볼 수 있다"고 제언했다. 단, 이는 스마트 미터 보급이 되어야 가능하다. 강 교수는 "시간대별 전력 소비를 가능케 하는 스마트 미터를 보급하면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고 덧붙였다.    
스마트 한전 [한국전력]

스마트 한전 [한국전력]

누진제 태스크포스(TF)는 공청회와 온라인 게시판 등 의견수렴 결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산업부와 한전에 권고(안)를 제시할 예정이다. 한전은 전기요금 공급약관 개정안을 마련하고 이사회 의결을 거쳐 정부에 인가신청을 할 예정이다. 정부는 전기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달 내로 누진제 개편을 완료할 계획이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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