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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 폭행' 박종철 전 예천군의원, 1심서 벌금 300만원

중앙일보 2019.06.11 10:35
해외연수 도중 가이드를 폭행해 상해혐의로 입건된 박종철 전 예천군의원이 지난 1월 11일 오후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예천경찰서에 도착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해외연수 도중 가이드를 폭행해 상해혐의로 입건된 박종철 전 예천군의원이 지난 1월 11일 오후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예천경찰서에 도착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해외연수 중 현지 가이드를 폭행해 다치게 한 혐의(상해)로 재판에 넘겨진 박종철(54) 전 경북 예천군의원이 11일 1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 받았다.
 
대구지법 상주지원 형사단독 남인수 부장판사는 11일 오전 9시 50분부터 열린 박 전 의원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이같이 판결했다. 박 전 의원은 지난해 12월 23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저녁을 먹고 다른 장소로 가기 전 버스 안에서 현지 가이드의 얼굴 등을 주먹으로 때려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남 판사는 “캐나다 현지 가이드를 폭행해 군의원 품위를 손상하고 현지 경찰이 출동하는 등 물의를 일으켰다”면서도 “피해자와 합의한 데다 동종 전과가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21일 검찰은 박 전 의원에 대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었다. 당시 검찰은 “피고인은 군의원임에도 해외연수 도중 현지 가이드를 때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에 비춰 엄하게 구형할 필요가 있다”며 “하지만 군의회에서 제명됐고 피해자에게 합의금 명목으로 3300달러를 지급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했다.
 
이날 판결이 확정될 경우 박 전 의원은 내년 총선이나 2022년 지방선거 등 선거에 자유롭게 출마할 수 있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선거와 관련된 범죄가 아닌 경우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 받아야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한편 예천군의회 의원 9명 전원과 의회 사무국 직원 5명 등 14명은 지난해 12월 20~29일 미국과 캐나다에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연수 중 캐나다 토론토에서 박 전 의원은 가이드를 폭행해 다치게 하고, 권도식(61) 전 의원은 가이드에게 여성 접대부를 요구했다는 의혹이 뒤늦게 알려져 파문이 일었다.
경북 예천군의회 의원이 외국 연수 중에 현지 가이드를 폭행한 사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피해자인 가이드 A씨가 사건 당일인 지난해 12월 23일 박종철 전 의원의 폭행 장면을 언론에 공개했다. [연합뉴스]

경북 예천군의회 의원이 외국 연수 중에 현지 가이드를 폭행한 사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피해자인 가이드 A씨가 사건 당일인 지난해 12월 23일 박종철 전 의원의 폭행 장면을 언론에 공개했다. [연합뉴스]

 
예천군민들을 중심으로 예천군의원 전원이 사퇴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다. 예천군의회는 지난 2월 1일 임시회를 열어 논란의 당사자인 박 전 의원과 권 전 의원을 제명 처리했다. 함께 징계 대상에 올랐던 이형식 전 의장에겐 이보다 약한 30일 출석정지와 공개사과 처분이 내려졌다.
 
제명된 두 전 의원은 이에 반발해 별도로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3월 29일과 4월 2일 각각 ‘의원 제명 결의처분 취소소송’과 ‘의원 제명 결의처분 효력정지 신청’을 잇따라 접수했다. 이 중 본안 소송인 ‘의원 제명 결의처분 취소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군의원 신분을 유지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하는 ‘의원 제명 결의처분 효력정지 신청’은 지난달 5일 기각됐다.
 
이 신청이 기각되면서 두 전 의원은 현직이 아닌 전직 의원 신분으로 본안 소송 결과를 기다리게 됐다. 의원 제명 결의처분 취소 소송의 기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행정소송과 별개로 피해 가이드가 미국에서 제기한 민사소송도 진행 중이다. 가이드의 소송을 맡은 미국 현지 로펌은 박 전 의원을 비롯한 관련자들을 상대로 500만 달러(한화 약 59억원) 규모의 손해 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예천군의원 전원사퇴 추진위원회와 예천군 주민들이 지난 1월 11일 경북 예천군 예천읍 중앙로에서 해외연수 도중 ‘가이드 폭행사건과 접대부 요구 의혹’을 일으킨 박종철 전 예천군의원을 비롯한 군의원 전원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예천군의원 전원사퇴 추진위원회와 예천군 주민들이 지난 1월 11일 경북 예천군 예천읍 중앙로에서 해외연수 도중 ‘가이드 폭행사건과 접대부 요구 의혹’을 일으킨 박종철 전 예천군의원을 비롯한 군의원 전원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이와 관련해 예천군 36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예천명예회복범군민대책위원회’는 주민소환 투표 청구가 가능한 다음달부터 예천군의원 전원에 대한 주민소환을 추진할 예정이다. 주민소환 투표 청구는 군의원 선거구 유권자의 20% 이상의 서명을 받아야 한다. 주민들이 서명을 받아 예천군선관위에 청구하면 선관위는 주민투표를 하고 유권자 3분의 1 이상이 투표해 과반수가 찬성하면 주민소환된 대상자는 의원직을 잃게 된다.
 
상주=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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