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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은 여의도에 없다…흉흉해진 민심, 여당 의원 생존법

중앙일보 2019.06.11 06:00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이 지난 7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현 경제상황과 정책대응 등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윤 수석이 "성장헤 하방 위험이 커졌다"고 밝힐만큼 경제 여건이 좋지 않은 상태다. 뉴스1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이 지난 7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현 경제상황과 정책대응 등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윤 수석이 "성장헤 하방 위험이 커졌다"고 밝힐만큼 경제 여건이 좋지 않은 상태다. 뉴스1

분명 정당 지지율이 ‘39(더불어민주당)대 23(자유한국당)’이면 여당에 나쁜 수치는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도 꾸준히 45% 안팎을 오간다. (한국갤럽, 6월 첫째 주 여론조사) 썩 훌륭하다고는 못 하더라도 국정운영의 동력을 잃었다고 할 정도는 또 아니다. 그런데 하나같이 “바닥 민심이 심상치 않다”고들 말한다. 이름을 내걸고 공개적으로 “여당과 여권의 위기”라고는 말하지 않지만, 사석에선 위기감을 토로하는 일은 흔하다. 이른바 체감 지지율이 낮다고 보는 것이다.
 
이유는 명확하다. 경제가 안 좋아서다. 청와대에서 “성장세 하방 위험이 커졌다”고 할 정도로 악화일로다. 점입가경인 미ㆍ중 갈등 등 대외여건도 좋지 않아 활로가 안 보인다. 내년 4월 총선을 치러야 하는 여당 의원들 입장에선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충청권의 한 의원은 “지역에 가서 경제 얘기가 나오면 그냥 ‘죄송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내년에도 살아남기 위한 움직임 내지 몸부림은 활발 내지 처연하다. 그 양태 또한 다양하다.
 
◇당직 사절
 
지역구 사정이 워낙 좋지 않아 아예 중앙 정치 무대에서의 역할을 최소화하는 이들이 많다. 대표적인 경우가 보통 때라면 중요하면서 영예로운 자리인 당직을 고사하는 이들이다. 지난달 이인영 원내대표 체제 출범 직후, 20대 국회 마지막 여당 원내지도부를 꾸리는 과정에서 한 수도권 의원은 먼저 “부대표직은 사양하겠다”고 정중하게 얘기했다. 이 원내대표가 그를 중용할 거란 소문이 돌자 “지역구 사정이 워낙 위중하다. 내년 총선을 준비하겠다”며 고사한 것이다. 당직을 맡으면 자연스레 언론에 노출되는 빈도가 늘고, 그만큼 인지도도 높아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 의원은 바닥을 다지는 게 더 급하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이 의원뿐 아니다. 발이 닳도록 지역구를 누비고 다니는 의원들이 다수다. 게다가 국회도 열리지 않는 상태라 의원들이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선 서울에 머무는 일이 드물다. 이 때문에 “국회 의원회관에서 의원들 얼굴 보기가 어렵다”는 얘기가 나돈 지 오래다. 부산ㆍ경남(PK) 지역의 한 의원은 “국회가 공전하고 있어 굳이 서울에 있을 필요가 없다. 한 명이라도 더 만나 눈도장을 찍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아예 보좌진들도 필수 인력을 제외하곤 지역에서 주로 일하게 하는 경우도 적잖다.
 
◇그룹 순회
 
행정안전부 장관 시절 중앙일보와 인터뷰 하던 김부겸 의원. 김현동 기자

행정안전부 장관 시절 중앙일보와 인터뷰 하던 김부겸 의원. 김현동 기자

여권의 불모지이자 한국당의 안방인 대구ㆍ경북에선 여당 의원과 후보들이 아예 그룹을 지어 함께 다니며 한 표를 호소한다. 여당의 이 지역 좌장격인 김부겸 의원이 중심이다. 김 의원은 4월 행정안전부 장관을 마친 이후 여의도에서 얼굴을 보기 힘들다. 그는 “대구 민심이 화가 좀 나 있더라. 서울에 있을 이유가 없다. 지역을 꽤 오래 떠나 있었는데, 그 빈자리를 채우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말해왔다.
 
지역 민심은 여전히 냉랭하다고 한다. 대구의 한 지역 위원장은 “당장 내일 선거를 치르면 12석 중 한 석도 못 건질 거 같다. 다만, 패스트 트랙 등으로 최악이던 4월에 바닥을 친 뒤 서서히 나아지고 있다는 점이 위안이라면 위안”이라고 전했다. 김 의원을 향해서도 “문재인 정부의 장관으로 가 있는 동안 지역을 위해 한 일이 뭔가”라는 불만도 꽤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당내에선 “내년 총선 즈음해서 김부겸 의원이 사실상 대선 출정식을 해야 그나마 바람을 일으켜 선방할 수 있을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실력 행사
 
산업은행 등의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는 내용의 관련법 개정안을 제출한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최고위원(오른쪽). 뉴스1

산업은행 등의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는 내용의 관련법 개정안을 제출한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최고위원(오른쪽). 뉴스1

자타공인 내년 총선의 최대 승부처인 PK에선 여당 의원들이 ’실력 행사‘를 하기도 했다. 지난 5일 당 지도부와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공공기관 이전을 강력하게 주문한 게 대표적이다.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한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경제 이슈가 불거질 거 같은데,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에 대한 논의를 했다. 신규로 지정된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을 강력히 건의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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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의원들에게 금융 공기업의 부산 이전은 숙원 사업 중 하나다. 민주당의 최연소 최고위원인 김해영 의원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는 내용의 관련 법 개정안을 제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부산지역의 민주당 관계자는 “부산에서 민주당 의원을 대거 뽑아준 지 3년이 지났고, 광역단체장도 민주당이다. 이제 더는 변명할 여지가 없을 만큼 절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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