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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식의 야구노트] 4월까지 5패, 5월 이후 5승…역시 양현종

중앙일보 2019.06.11 00:04 경제 7면 지면보기
KIA 양현종의 투구폼은 KBO리그 투수 중 가장 부드러운 것으로 유명하다. [뉴시스]

KIA 양현종의 투구폼은 KBO리그 투수 중 가장 부드러운 것으로 유명하다. [뉴시스]

양현종(31·KIA 타이거즈)은 9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시상하는 5월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지난달 양현종은 6경기에서 4승2패(월간 1위), 평균자책점 1.10(월간 2위), 탈삼진 44개(월간 1위)를 기록했다. 6일 두산전 승리까지 포함하면 5월 이후 5승, 평균자책점 1.31의 놀라운 성적이다.
 
불과 한 달 전, 양현종은 최악의 슬럼프에 빠져 있었다. 3, 4월 6경기에서 5패만 기록했고, 평균자책점은 8.01이었다. 규정 이닝을 채운 선수 가운데 꼴찌였다. 이 기간 KIA는 연패가 길어지면서 최하위까지 추락했다. 이 무렵 팬들 사이에서 혹사 논란이 일었다. 양현종이 지난 5년간 매년 170이닝 이상 던졌기에 후유증이 왔다는 것이다. 이는 김기태 전 감독 등 코칭스태프를 비난하는 근거가 됐다.
 
5일 만난 양현종은 혹사설을 부정했다. 그는 “혹사가 절대 아니다. 게다가 시즌 초에 이런 논란이 생긴 걸 이해할 수 없다”며 “(10년 동안) 오래 선발로 뛴 결과, 여름에 지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원래 4월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올해 좀 심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양현종은 오프시즌에 하루도 쉬지 않고 어깨 강화훈련을 한다. 자세와 제구가 안정된 투수이기 때문에 스프링캠프에서 실전 피칭을 미루고 에너지를 아낀다. 그런 패턴으로 지난 5년 동안 많은 이닝을 던지며 KBO리그 최고 에이스로 활약했다. 큰 부상도 없었다. 그런데 올해 3, 4월은 좀 달랐다. 개인 문제로 스프링캠프 합류가 한 주가량 늦었고, 피칭 일정도 밀렸다. 컨디션이 완전치 않은 상황에서 어깨에 힘이 들어가니 공이 가운데로 몰렸다. 그는 “요즘 타자들은 공이 가운데로 몰리면 어떤 구속, 구종이라도 다 때려낸다. 그걸 생각하지 않고 내 투구만 했던 게 문제”라고 자책했다.
 
정민철 해설위원은 “양현종이 혹사당했다는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다. 선발투수가 1년에 30번 등판해 6이닝씩 던지면 180이닝”이라며 “등판 간격이 일정하고 아프지 않았다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양현종이 스태프와 1년 스케줄을 정교하게 세우는 걸 오랫동안 봐왔다. 그런 과정을 통해 풀 시즌을 뛰기 때문에 양현종의 가치가 높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현종은 “시즌 초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다고 진단했다. 코치님들과 상의해 릴리스 포인트를 앞으로 끌고 갔더니 구위와 제구 모두 좋아졌다. 4월까지 혼자 싸웠다면 5월부터는 타자와 게임을 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슬럼프에 빠져도 양현종이 자신감을 잃지 않은 건 20대 초반 쌓아놓은 ‘야구 자산’ 덕분이다. 그는 20세였던 2008년부터 3년 동안 간베 도시오(76·일본) 코치로부터 집중적인 훈련을 받았다. 피칭 폼을 동작 별로 나눠 중심 이동을 반복하는 훈련이었다. 야구장에서는 물론, 원정 호텔의 옥상이나 주차장에서도 매일 밤늦도록 훈련했다. 공을 던지지 않을 땐 수건을 쥐고 폼을 교정했다.
 
양현종은 “새벽까지 땀을 흘려도 간베 코치님께 칭찬 한 번 듣지 못했다. 2017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할 때 코치님을 한국에 초청했는데 그때 처음 ‘나이스 피칭’이라는 말을 들었다”며 웃었다. 투수 전문가 김성근 전 감독(현 일본 소프트뱅크 코치 고문)은 “KBO리그에서 가장 좋은 폼을 가진 투수가 양현종”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에이스는 개막전을 시작으로 많은 이닝을 던질 수밖에 없다. 결과가 좋으면 ‘이닝이터’가 되고, 나쁘면 책임질 누군가를 찾게 된다. 지난 4월 양현종은 ‘혹사 논란’의 중심에서 또 한 번 깨달았다고 했다. 에이스가 흔들리면 팀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걸. 그는 “사실 시즌 초 부진을 아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곧 회복할 거라 믿었기 때문”이라며 “오히려 주위에서 걱정하는 걸 보고 놀랐다. 혹사 논란을 보며 ‘내가 정말 잘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아주 빠르게 제자리로 돌아왔다.  
 
김식 야구팀장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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