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김경수 꽉 안은 양정철···"내가 지사직 권유, 짠하고 아프다"

중앙일보 2019.06.10 17:53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10일 오전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청에서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만나 포옹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최측근인 이 둘은 양 기관 업무협약을 위해 이날 만났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10일 오전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청에서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만나 포옹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최측근인 이 둘은 양 기관 업무협약을 위해 이날 만났다. [연합뉴스]

 
김경수 경남지사는 10일 오전 경남도청 집무실을 찾은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진하게 포옹했다. 두 사람이 공식석상에서 만난 건 김 지사가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으로 구속됐다가 지난 4월 보석으로 풀려난 후 처음이다. 김 지사는 “제가 도지사 취임한 후 집무실에 가장 많은 취재진이 온 것 같다”며 웃었다. 양 원장은 “번거롭게 해서 죄송하다”며 “김 지사님을 오랜만에 보게돼 저도 반갑다”고 화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 ‘文의 남자’라고 불리는 두 사람의 만남은 그 자체로 관심을 모았다. 양 원장은 지난 달 민주연구원장 취임 이후 각 광역단체 산하 연구원들과의 정책 협약을 추진해왔고 이번 만남도 그 일환이었다. 양 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중요한 국정 과제 중 하나가 지역균형 발전인데 이를 전체적으로 뒷받침할만한 연구 성과들이 많이 미흡하다”며 “경남발전연구원에 축적된 좋은 정책들을 입법과 예산에 잘 반영할 수 있도록 저희가 배우러 온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김 지사는 “수도권과 경남권의 GDP 격차가 가장 적을 때 2배 정도였는데 요즘은 8배까지 벌어졌다”며 “수도권에 이어 경남권을 정책 협약 파트너로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국회에서 6월 21일까지 추경안을 통과시켜주지 않으면 물리적으로 경남도의회와 시ㆍ군의회 통과가 불가능해서 의미가 없어진다”며 “꼭 좀 마지노선을 지켜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10일 오전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청 한 커피숍에서 김경수 지사와 만남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10일 오전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청 한 커피숍에서 김경수 지사와 만남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양 원장은 현지에서 가진 기자들과의 티타임에서 드루킹 사건과 관련, “내가 (김 지사에게) 경남지사 출마를 강권하지 않았으면, 국회의원으로만 있었으면 이렇게 고생을 했을까 싶다”며 “차기 주자가 되면서 특별하게 겪는 시련인 것 같기도 해서 짠하고 아프다”고 말했다. 양 원장은 “선거판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기도 하지만 김 지사가 착하니까 그 바쁜 와중에 그런 친구들(드루킹)까지 응대하다 생긴일 같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의 정치 이력은 겹치는 대목이 많다.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에 입성하려다 신원조회 과정에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가 걸려 좌초된 것도 공통점이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 이후 청와대에서 김 지사는 공보담당비서관, 양 원장은 홍보기획비서관으로 나란히 일했다. 노 대통령이 퇴임 후 경남 봉하마을에 자리 잡았을 때 두 사람은 함께 따라 와 같은 방을 썼다. 지난 대선에서는 양 원장이 민주당 선거대책위 문재인 후보 비서실 부실장을, 김 지사가 공보단 대변인을 맡아 호흡을 맞췄다.
 
양정철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민주연구원장이 10일 오전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청에서 김경수 경남도지사, 홍재우 경남발전연구원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뉴스1]

양정철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민주연구원장이 10일 오전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청에서 김경수 경남도지사, 홍재우 경남발전연구원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뉴스1]

 
양 원장과 가까운 당 관계자는 “양 원장에게 가장 먼저 민주연구원장직을 제안한 사람이 바로 김 지사”라며 “당시 의원이던 김 지사는 대선 직후 양 원장이 문 대통령 곁을 떠나려 하자 민주연구원장으로 당에 기여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김 지사 부부가 뉴질랜드에 있던 양 원장을 직접 찾아간 적도 있다고 한다. 당시 양 원장은 문 대통령 재임 중 한국에 돌아오지 않는다는 확고한 방침을 세웠지만, 김 지사가 법정구속 되는 등 여권 상황이 안 좋게 돌아가는 것을 보고 당에 복귀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경남도청 집무실에서 30분간 환담을 나눴고, 1시간 동안 점심 식사를 함께했다. 점심 식사 때는 김 지사의 아내인 김정순 여사도 동석했다. 비공개 환담 때는 김 지사가 양 원장에게 “요즘 너무 유명해지셔서 힘들겠다”고 농담을 건네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고 한다.
 
경남=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