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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급여, 올들어 눈만 뜨면 사상 최고치 경신

중앙일보 2019.06.10 12:05
고용한파에 실업급여 지급액이 올들어 한 달도 빼지 않고 매달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뉴스1]

고용한파에 실업급여 지급액이 올들어 한 달도 빼지 않고 매달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뉴스1]

실업급여(구직급여) 지급액이 올들어 매달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7000억원을 기록한 지 한 달 만에 7500억원을 가볍게 뛰어넘었다. 전년과 대비하면 25%나 늘었다. 그만큼 일자리 사정이 좋지 않다는 뜻이다. 경기 부진이 장기화하고, 미·중 무역분쟁과 같은 대외 악재까지 겹치면 고용 사정은 더 나빠질 수 있다.
 
고용노동부가 10일 발표한 '5월 고용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급여를 새로 신청한 사람은 8만4000명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 증가했다.
실업급여 받아간 사람, 석 달 연속 50만명대 
실업급여를 받아간 사람은 50만3000명으로 지난해 5월보다 5만4000명(12.1%)이나 늘었다. 2017년 5월 39만4000명이던 것이 지난해 5월 44만9000명으로 확 불어나더니 올해 3월 50만6000명을 기록한 이래 석 달 연속 50만명대다.
 
실업급여를 받아간 사람이 많은 업종은 보건·사회복지업(7만1000명), 건설업(5만7000명), 도·소매업(5만4000명), 숙박·음식점업(2만9000명) 등이었다. 최저임금의 영향을 많이 받는 업종이다. 특히 건설업에선 실업급여 수급자가 지난 4월 32.7%나 늘어나더니 지난달에도 28.8%나 불어나 좀처럼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건설업의 경기 불황이 심각하다는 의미다. 정부의 각종 건설대책이 고용시장에선 심각한 역효과를 내는 셈이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올들어 지급액 집계만 하면 '역대 최고치'
실업급여 지급액 증가세는 브레이크가 없는 듯하다. 7587억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1504억원이나 증가했다. 역대 최고치를 한 달 만에 갈아치웠다. 지급액을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가 경신된 것은 올들어서만 네 번째다. 지급 일수가 적은 2월을 제외하곤 단 한 달도 빼먹지 않고 집계만 하면 최고액이다.
 
올해 1월 6256억원으로 최고액을 기록한 뒤 4월에는 7000억원(7382억원)을 가볍게 돌파했다. 이마저도 지난달에는 205억원 더 불어나며 가뿐하게 갈아치웠다.
정부 "사회안전망 강화돼 지급액 늘었다"
고용부는 "사회안전망이 강화되면서 고용보험 가입자가 늘어 구직급여 대상자와 신청자가 증가했고, 구직급여 상·하한액 적용을 받는 이직자가 증가해 지급액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고용보험 피보험자는 지난달 4.1%(1만3665명)이나 늘었다. 자동차 업종에서 7000~1만명씩 꾸준히 고용보험 피보험자가 줄어드는(실직) 데 반해 음식·숙박업 같은 서비스업에선 지난달에만 50만 8000명 불어났다.
 
실업급여 상·하한액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6만120~6만6000원으로 지난해보다 11.3% 인상됐다. 직장에 다니다 그만둔 이직자(실직자)는 지난해 5월보다 5만4000명 늘었다. 전체 실업급여 수급자 가운데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50%가 넘는다.
정부 설명 수용해도 취약업종 일자리 사라진다는 뜻
그러나 고용보험에 신규로 가입한 업종 대부분은 최저임금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업종이다. 최저임금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정부는 일자리 안정자금을 지원하는데, '고용보험에 가입해야 준다'는 조건이 붙어있다. 일자리 안정자금을 받으려고 고용보험에 가입한 사람이 늘었다는 의미다. 따라서 고용부의 설명은 역으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허덕이는 취약 업종에서 일자리가 많이 사라지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또 다니던 직장에서 나오는 사람(이직자)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은 기존 일자리 마저 불안하다는 뜻이다.
 
고용부도 이를 부인하지 않는다. "(실업급여 수급액은) 최근 고용보험 가입이 많이 증가한 도·소매업과 업황이 둔화하고 있는 건설업을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기찬 고용노동전문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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