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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정, 제주·김포 두 군데서 전 남편 시신에 몹쓸 짓

중앙일보 2019.06.10 11:38
지난 5일 제주 전 남편 살인 사건의 뼛조각이 발견된 인천시의 한 재활용업체. [제주동부경찰서 제공]

지난 5일 제주 전 남편 살인 사건의 뼛조각이 발견된 인천시의 한 재활용업체. [제주동부경찰서 제공]

제주서 전 남편을 살해해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36)이 제주와 경기도 김포, 두 곳에서 전남편(36)의 시신을 훼손한 정황이 나왔다. 고씨는 경기도 김포 아버지 소유의 집에서 시신을 훼손한 뒤 이를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렸는데, 경찰이 수색을 벌여 피해자의 뼈로 추정되는 유해를 발견했다.

 
10일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고씨가 지난달 25일 제주시 조천읍 소재 펜션에서 흉기로 전 남편을 살해한 후 다음날인 26일 전 남편의 시신을 훼손했다. 이후 다음날(27일) 낮12시쯤 훼손된 시신을 상자 등으로 담은 뒤 자신의 차량에 싣고, 홀로 펜션을 나섰다. 
 
이어 같은 달 28일 오후 6시쯤에는 제주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비닐장갑과 종량제봉투 30장, 향수, 여행용 캐리어 등을 구입해 시신 일부를 봉투에 담았고, 이날 오후 8시 30분쯤 완도행 여객선에 탑승했다. 배를 탄 후 1시간 이후쯤 고씨는 전 남편의 시신을 약 7분간 바다로 유기했다.

 
고씨는 지난달 29일 아버지 집이 있는 경기도 김포시 소재 아파트에 도착한 뒤에는 바다에 유기하지 못한 나머지 시신을 처리했다. 이 과정에서 제주에서 미리 택배를 이용해 주문한 전문도구를 이용해 재차 훼손한 뒤 쓰레기 봉투에 담아 버렸다.  
 
제주동부경찰서에서 조사받는 전 남편 살인 피의자 고유정. 최충일 기자

제주동부경찰서에서 조사받는 전 남편 살인 피의자 고유정. 최충일 기자

 
경찰은 31일 오전 2~3시쯤 해당 아파트 내 쓰레기 분류함에서 고씨가 쓰레기를 버리는 장면을 확인, 쓰레기 운반경로를 추적해 인천시 소재 재활용업체에서 피해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3㎝ 미만의 유해를 다량 발견했다. 라면박스 3분의1 분량이다. 경찰은 이 뼛조각 추정 물체가 소각된 상태라 사람의 뼈인지, 사람의 뼈가 맞다면 피해자의 것인지 확인해 달라고 국과수에 요청했다. 이 유해는 이미 김포 지역 소각장에서 500~600도 고열처리 과정을 거친 뒤라 숨진 강씨임을 확인 할 수 있는 유전자(DNA)가 나올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또 경찰은 범행이 이뤄진 제주시 펜션의 하수구 등에서 머리카락 58수를 확보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한 상태다. 하지만 이마저도 모근이 많이 훼손된 상태라 유전자(DNA) 검출에 난항이 예상된다. 
 
사건 발생 2주가 다 되도록 경찰 수사는 지지부진하다. 그가 왜 전 남편을 죽였는지, 어떻게 자신보다 큰 체격의 남편을 제압했는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다. 또 이 사건 석 달 전 충북 청주에서 네 살배기 의붓아들의 석연치 않은 죽음이 알려지면서 그를 둘러싼 의혹은 커지고 있다. 
 
박기남 동부경찰서장은 "당시에는 완전범죄를 꿈꾼 것 같다"며 "고유정이 결혼과 이혼, 재혼 등의 문제를 겪으면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3월 2일 충북 청주의 한 아파트에서 고유정의 네 살배기 의붓아들이 숨진 사건도 수사 하고 있다. 숨진 아들은 현 남편 A씨가 전처 사이에서 낳은 자녀다. 고유정과 재혼한 남편은 모두 제주도 출신이다. A씨는 제주도 친가에 살던 아들을 지난 2월 28일 청주로 데려왔다. “질식에 의한 사망일 가능성이 있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결과를 받았지만 뚜렷한 타살 혐의점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이수정 경기대 교수(범죄심리학과)는 “잔인한 수법으로 볼 때 고유정은 이혼 후에도 전 남편에 대한 적대감이 높았던 것 같다”며 “현재의 혼인 관계에 있는 남편의 자녀가 의문사하면서 결혼 생활에 불화가 생겼고, 이런 갈등의 원인이 전 남편과 이혼하면서 벌어진 일 때문이라는 피해의식이 범죄행위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제주·청주=최충일·김준희·최종권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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