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WTO총장도 "트럼프 인질 외교"···멕시코 협상에 갈라진 美

중앙일보 2019.06.09 16:5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위협과 분노발작(temper tantrum)으로는 외교 정책을 협상할 수 없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최대의 압박으로 미국 국민을 대신해 승리를 얻어냈다." (마르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

 
지난 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를 무기로 멕시코와 이민 협상을 이끌어낸 데 대한 반응들이다. 미 정가에선 이번 멕시코 협상 결과를 두고 트럼프가 '무모한 지도자'라는 반응과 '협상의 달인'이란 반응이 동시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전 WTO 총장 "트럼프의 협상은 인질극" 비난
폭스 "트럼프, 자신만의 방법으로 거래 성사시켜"
폴리티코 "트럼프의 벼랑끝 전술, 이미 익숙해"

 
이날 트럼프 행정부는 멕시코가 남쪽 국경지대 경비를 강화하고 미국에 망명 신청한 이민자들을 임시 수용하는 대가로 오는 10일부터 멕시코 수입품에 부과하기로 했던 5%관세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펠로시 하원 의장은 8일 성명서를 통해 트럼프의 협상전략을 '분노발작'이라고 표현하면서 강도높게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우방인 남쪽 이웃나라에 관세를 매기겠다고 무모하게 위협하면서 미국의 세계 지도자적 역할을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30일 이민자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멕시코 수입품에 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기습발표한지 8일만에 관세부과를 철회한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방식을 지적한 것이다.  
 
파스칼 라미 전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은 이번 협상을 ‘인질극(hostage-taking)’에 비유했다. 라미 전 총장은 로이터에 "인질극이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WTO 규정을 완전히 위반한 무역 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그는 "국경을 넘는 사람들이 많다고 관세를 부과하는 건 WTO의 정신과 멀다"며 "이게 바로 내가 이번 협상을 '인질극'이라고 부르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반면 미 공화당 내에선 트럼프의 협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목소리가 많다. 마르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최대의 압박'으로 멕시코 로페즈 오브라도 정부에게 단호한 조치를 요구해 미국 국민을 대신해 중요한 승리를 거뒀다"고 말했다. 보수성향 폭스뉴스도 "민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거래를 성사시켰다"며 이번 협상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트럼프 역시 트위터를 통해 "멕시코와의 새로운 협상에 대해 모두가 매우 기뻐했다"고 자찬했다.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가 ‘벼랑끝 전술’을 사용했다"며 "트럼프가 협상 때마다 이같은 전략을 반복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폴리티코는 "(자신의 책 제목이기도 한) '협상의 기술'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트럼프는) 먼저 가혹한 결과로 위협하면서 위기를 촉발시킨다"며 "이후 인위적인 데드라인을 정해 긴장감을 고조시킨다"고 썼다. 이어 "막판에는 불완전하고 의문스러운 거래를 하고 승리를 선언한다"며 "워싱턴에서는 이같은 방식에 이미 익숙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지아 기자 kim.jia@joongang.co.kr 
관련기사
공유하기
Innovation Lab
Branded Content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