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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포즈,턴…패션쇼의 시작은 동료와 동선 맞추기

중앙일보 2019.06.09 15:00
[더,오래] 이나영의 매력비책(8)
패션쇼에서 모델들이 걷는 게 쉬워 보일 것 같지만 사실 다양한 동선을 외워야 하고 옷을 표현하기 위해 어떤 느낌으로 어떻게 자세를 취할지도 생각해야 한다. [사진 이나영]

패션쇼에서 모델들이 걷는 게 쉬워 보일 것 같지만 사실 다양한 동선을 외워야 하고 옷을 표현하기 위해 어떤 느낌으로 어떻게 자세를 취할지도 생각해야 한다. [사진 이나영]

 
처음 시니어 모델을 시작하는 사람 중에 빨리 런웨이에 서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어느 것이나 그렇듯 기초가 중요하다. 기초가 탄탄해야 다음 단계가 이어진다. 기초 없이 빨리 런웨이에 서고자 하는 건 잘못된 생각이다.
 
패션쇼에서 모델들이 걷는 게 쉬워 보일 것 같지만 사실 다양한 동선을 외워야 하고 옷을 표현하기 위해 어떤 느낌으로 어떻게 자세를 취할지도 생각해야 한다. 3년 이상 시니어 모델로 활동하며 수많은 패션쇼 경험이 있지만 기초보다 무대에 서는 것에 집중해 기초를 잘 몰라 다시 배우고 싶어서 나를 만나러 온 사람도 가끔 있다.
 
얼마 전 시니어 패션쇼 정기발표회를 열었다. 이번 시니어 모델 정기발표회는 4주 전부터 준비하기 시작했다. 먼저 어떤 콘셉트로 할지 정한다. 콘셉트가 정해지면 그에 맞는 워킹 연습을 하고 다양한 연출법, 옷의 표현법을 배우고 연습한다.
 
 
몰론 패션쇼 행사 업체에서 진행하는 경우라면 콘셉트에 맞는 모델을 오디션을 통해 뽑기 때문에 모델은 콘셉트에 맞게 진행하면 된다. 동선 외우는 것도 어렵지 않다. 하지만 시니어 모델로 시작하는 사람들은 패션쇼에 서기 전까지의 과정을 학습한다. 워킹뿐만이 아니라 패션쇼를 위한 준비 자세도 하나의 학습이다.
 
우선 시니어 모델에게 콘셉트를 정해서 알렸다. 첫 번째 무대는 정장, 두 번째 무대는 캐주얼, 세 번째 무대는 드레스다. 무대별로 느낌도 다르고 워킹과 포즈도 달라야 한다. 옷도 준비하고 액세서리와 동선도 맞춰야 한다.
 
4주 전 패션쇼 준비에 들어간다고 할 때부터 긴장과 설렘으로 가득했다. 첫 번째로 콘셉트에 맞는 옷을 준비하는 과정을 배운다. 첫 번째 무대는 정장 콘셉트로 영화 ‘맨 인 블랙’ 느낌으로 검은 정장과 선글라스로 통일했다.
 
첫 번째 무대는 정장 콘셉트로 영화 '맨 인 블랙' 느낌으로 검은 정장과 선글라스로 통일했다. [사진 이나영]

첫 번째 무대는 정장 콘셉트로 영화 '맨 인 블랙' 느낌으로 검은 정장과 선글라스로 통일했다. [사진 이나영]

 
두 번째 무대는 캐주얼이다. 캐주얼이라고 하면 기본적으로 청바지에 흰색으로 통일시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시니어는 면 티셔츠를 입으면 맵시에 있어서 몸매가 아주 좋지 않은 이상 만족감이 없다. 셔츠로 준비하기로 방향을 잡고 다양한 색상의 셔츠로 온라인에서 샀다. 가격은 2만 원 선으로 저렴하게 공동 구매방식을 선택했다.
 
세 번째 무대는 드레스다. 드레스는 무대의 꽃이라고 볼 수 있고 시니어들의 다양한 취향을 반영해야 하므로 어렵다. 드레스 스타일, 색상, 가격 등 나에게 맞는 드레스를 선별하는 게 쉽지 않다. 드레스라고 하면 몇백만원 수준의 고가 드레스를 생각하기 쉽지만, 합리적인 가격 범위 안에서 얼마든지 좋은 질의 드레스도 있다.
 
드레스는 사거나 대여하거나 협찬받는 방법이 있다. 이번 패션쇼에서는 구매와 대여 방식으로 진행했다. 무대 드레스 또는 이브닝드레스를 인터넷으로 알아본 뒤 콘셉트에 적절한 온라인 쇼핑몰을 찾아냈다. 보통 20~30대는 드레스를 살 때 사이즈가 몇 가지로 정해져 있어서 쉽게 살 수 있지만 시니어의 경우 맞춤제작을 하거나 치수에 맞는 옷을 정해야 한다.
 
드레스는 가슴선과 밑가슴선 가장 잘록한 허리둘레 또는 바지 치수, 키, 몸무게를 측정해서 맞는 크기를 골라야 한다. [사진 이나영]

드레스는 가슴선과 밑가슴선 가장 잘록한 허리둘레 또는 바지 치수, 키, 몸무게를 측정해서 맞는 크기를 골라야 한다. [사진 이나영]

 
드레스는 가슴선과 밑가슴선 가장 잘록한 허리둘레 또는 바지 치수, 키, 몸무게를 잘 측정해서 맞는 크기를 골라야 한다. 드레스 콘셉트에 크게 벗어나지 않게 드레스 비용도 20만 원 미만으로 살 수 있었다. 대여도 비슷한 가격대로 마련했다. 가게마다 다르겠지만 드레스를 빌릴 때 그에 맞는 액세서리까지 다 대여하기 때문에 구매하는 것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 단 가격은 업체마다 많이 다양하게 차이 날 수 있다.
 
옷이 정해지면 무대별로 콘셉트에 맞는 워킹과 포즈, 동선을 맞춘다. 패션쇼는 한 사람이 단독으로 런웨이에 서기도 하지만 2명, 3명 짝지어 자세를 취하거나 단체로 나가는 경우도 있다. 혼자 나갈 경우는 크게 무리 없이 할 수 있지만 짝을 맞추거나 단체로 나가는 경우 파트너와의 호흡이 아주 중요하다.
 
패션쇼는 한 사람이 단독으로 런웨이에 서기도 하지만 2~3명 짝지어 자세를 취하거나 단체로 나가는 경우도 있다. [사진 이나영]

패션쇼는 한 사람이 단독으로 런웨이에 서기도 하지만 2~3명 짝지어 자세를 취하거나 단체로 나가는 경우도 있다. [사진 이나영]

 
사실 패션쇼의 묘미는 이런 호흡을 통해 함께 쇼를 만들어 나가는 데 있다. 단순히 패션쇼 무대에서 나 혼자만 뽐내는 행사가 아니다. 무대에서의 단독행동을 하는 모델은 패션쇼 연출가도 좋아하지 않을뿐더러 모델로서 크게 활동할 수 없게 된다.
 
가장 어려운 부분은 함께 동선을 맞춰가는 것이다. 함께 워킹하고 포즈를 취하고 같이 턴을 한 뒤 다시 잘 맞춰 워킹해야 한다. 처음에 재미있게 시작했다가 여기서 틀어지는 경우도 있다. 짝이 맘에 들지 않는다거나 짝과의 수준 차이를 얘기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하지만 연출자의 의도에 맞춰 무대에 오르는 게 모델의 기본자세다.
 
패션쇼는 모델 워킹이 전부가 아니다. 모델이 런웨이에서 보여주는 게 단순한 걸음걸이가 아닌 옷을 표현하거나 감각을 보여줘야 하는 하나의 예술이다.
 
이나영 유앤와이컴퍼니 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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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영 이나영 유앤와이컴퍼니 대표 필진

[이나영의 매력비책] 또 다른 인생의 시작은 작은 변화에서부터 시작된다. 변화는 이제 두려운 존재가 아니고 인생의 필수품이다. 매력이 경쟁력이 되는 시대에 사는 우리에게 변화를 즐길 줄 아는 노하우를 알려주고 매력을 찾아 이미지를 바꿔 가는 과정을 담아내는 실제 이야기들을 엿볼 수 있다. 외적인 변화, 내적인 마음의 변화까지 나를 사랑하기 위해 나의 매력을 찾아가는 비책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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