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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ㆍ생리대ㆍ침대 ‘불신의 시대’…검증된 제품에 돈 쓰는 ‘안심비용’ 소비 트렌드 뜬다

중앙일보 2019.06.09 08:00
 
라돈 침대 사태 이후 안전한 침대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말 일반에 공개된 시몬스 침대 생산 시스템 모습. 소비자가 침대 생산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다. [사진 시몬스 침대]

라돈 침대 사태 이후 안전한 침대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말 일반에 공개된 시몬스 침대 생산 시스템 모습. 소비자가 침대 생산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다. [사진 시몬스 침대]

 
 #. 직장인 유지언(42)씨는 최근 잠자리에 대한 불안감으로 침대를 바꾸기로 마음먹었다. 지난해 발생한 라돈 침대 이슈에 이어 유튜브에서 일반 매트리스가 대형 화재를 키우고 유독가스를 유발하는 주범이란 영상을 보고 나서다. 그는 “예전엔 잠만 잘 자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안전에 대해 더 깐깐한 기준을 갖고 침대를 고르게 된다”며 “아이들과 아내 등 가족이 사용할 제품이기 때문에 비용을 더 지불해도 좋은 제품을 사는 것이 더 현명한 소비라고 생각이 된다”고 말했다.
 
#. 주부 김미진(36)씨는 최근 주방 가스레인지를 전기레인지로 교체했다. 생활 화재에 대한 예방과 함께 음식을 할 때 나오는 미세먼지나 가스레인지에서 나오는 일산화탄소 등 유해가스에 대한 걱정 때문이다. 김씨는 “전기레인지 가격이 가스레인지보다 4배 정도 비싸지만, 건강과 안전을 위해 바꿨다”고 했다. 실제로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올해 들어 처음 전기레인지 판매 비중(53%)이 가스레인지(47%)를 넘어섰다. 관련 업계는 올해 전기레인지 판매량이 140만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검증되고 안전한 제품에 돈을 쓰는 ‘안심 비용’ 소비 트렌드가 뜨고 있다. 살충제 계란에 이어 생리대 파동, 라돈 침대 사태 등 '불신의 시대'를 살아가는 소비자가 생활용품을 구매할 때 ‘안전’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다. 가격은 더 비쌀지라도 믿을 수 있는 제품에 기꺼이 비용을 투자하겠다는 소비 심리이다.  
 
특히 건강과 직결된 침대의 경우 ‘아무거나 쓰지 말자’는 의식이 확산하는 추세다.  2018년 소비자 상담이 가장 많았던 품목은 침대였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소비자원 소비자 상담센터에 접수된 침대 관련 소비자 상담은 2만 6698건으로 전년(3251건)보다 720% 늘었다. 라돈 침대뿐만 아니라 매트리스 안전 및 위생 이슈로 수면 환경에 대한 위협이 이어지면서 소비자 상담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몬스 침대 수면연구 R&D 센터에서 한 연구원이 측정된 데이터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 시몬스 침대]

시몬스 침대 수면연구 R&D 센터에서 한 연구원이 측정된 데이터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 시몬스 침대]

 
라돈 침대 사태 이후 침대업계는 안심 비용 소비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한국 시몬스 침대는 연구 및 생산을 책임지는 ‘시몬스팩토리움’을 일반에 공개했다. 제품 공정 과정을 소비자가 직접 눈으로 확인하게 해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한국 시몬스 전략기획사업부 김성준 상무는 “자체 생산 시스템을 갖추지 않은 브랜드의 제품은 믿을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회사의 심장인 생산 시설과 R&D 센터 공개를 결정했다”며 “최근엔 국내 최초로 일반 가정용 매트리스 전 제품을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 매트리스로 선보여 소비자 안전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안심 비용 트렌드는 다양한 제품군으로 확산하고 있다. 2017년 생리대 파동 이후 일반 생리대보다 안전한 유기농 제품 판매량이 늘고 있다. 올리브영에선 지난해 나트라케어, 유기농본, 잇츠미 등 유기농 생리대 제품이 위생용품 히트 상품 순위 1~3위에 올랐다. 또 지난해 1~7월 기준 위메프의 유기농 생리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발뮤다, 공기청정기 신제품 국내 출시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테라오 겐 발뮤다 대표가 12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 호텔에서 열린 신제품 공개 기자간담회에서 공기청정기 발뮤다 더 퓨어(BALMUDA The Pure)를 공해하고 있다. 발뮤다가 기존 공기청정기에 이어 두 번째로 선보이는 이번 공기청정기는 트루헤파 필터를 탑재해 0.3㎛의 미립자를 99.97%까지 잡아내는 기술을 갖췄다. 2019.2.12   jin9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발뮤다, 공기청정기 신제품 국내 출시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테라오 겐 발뮤다 대표가 12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 호텔에서 열린 신제품 공개 기자간담회에서 공기청정기 발뮤다 더 퓨어(BALMUDA The Pure)를 공해하고 있다. 발뮤다가 기존 공기청정기에 이어 두 번째로 선보이는 이번 공기청정기는 트루헤파 필터를 탑재해 0.3㎛의 미립자를 99.97%까지 잡아내는 기술을 갖췄다. 2019.2.12 jin9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또 가습기 살균제 파동 이후 안전한 가습기를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발뮤다, 벤타와 같은 고급 가습기 매출은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유기농 상품을 판매하는 매장 앞에서 문 열기를 기다리고 있다. [중앙포토]

소비자들이 유기농 상품을 판매하는 매장 앞에서 문 열기를 기다리고 있다. [중앙포토]

 
식재료에서도 안전성을 중시해 비싸더라도 유기농 식자재를 구매하는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국내 엥겔 지수도 높아지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엥겔 지수는 가계소비지출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로 저소득 가계일수록 생계비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다. 국민소득이 높은 나라일수록 이 지수가 낮다. 이에 대해 현대경제연구원은 “건강식이나 자연식과 같은 고급 식품에 대한 선호도 증가와 같은 식품 소비 트렌드가 바뀌면서 엥겔 지수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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