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현병 역주행 "공소권 없음" 종결…역주행 이유는 미스터리

중앙일보 2019.06.08 06:00
예비신부 등 3명의 목숨을 앗아간 40대 조현병 환자의 역주행 교통사고 조사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정확한 역주행 이유는 영원히 미스터리로 남게 됐다.
지난 4일 오전 7시34분쯤 충남 공주시 우성면 당진대전고속도로 대전방향 65.5㎞ 지점에서 발생한 40대 운전자의 역주행 교통사고를 경찰과 소방대원들이 처리하고 있다. [사진 공주소방서]

지난 4일 오전 7시34분쯤 충남 공주시 우성면 당진대전고속도로 대전방향 65.5㎞ 지점에서 발생한 40대 운전자의 역주행 교통사고를 경찰과 소방대원들이 처리하고 있다. [사진 공주소방서]

 
충남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경찰은 7일 가해자인 라보 화물차 운전자 박모(40)씨에 대한 부검을 진행했다. 사고가 발생한 지 사흘만으로 음주와 약물중독 등을 확인하기 위한 절차였다. 부검결과는 이르면 일주일, 늦으면 2주일 뒤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찰은 이날 박씨의 시신을 유족에게 인계했다. 사고 직후 충남 공주의료원에 안치됐던 박씨의 시신은 아들(3)이 있는 대전의 한 대학병원으로 옮겨졌다. “한곳에 있게 해달라”는 유족의 요청을 경찰이 받아들여서다. 유족은 부검 직후 대전 인근의 화장장에서 박씨 부자의 시신을 화장한 뒤 추모시설에 유골을 안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직후 박씨의 유족이 빨리 (시신을)처리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해왔지만, 법적인 절차 등으로 부검이 늦춰졌다”며 “2주일쯤 뒤에 나오는 결과가 수사 관련 서류에 포함되지만 사실상 사건이 종결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사건이 마무리되면서 박씨가 고속도로 한가운데서 왜 역주행을 했는지는 영원히 풀리지 않는 숙제로 남게 됐다. 다만 박씨의 아내가 “남편이 조현병 치료를 받았고 최근에는 약을 먹지 않아 위험한 상태였다”고 말한 점으로 미뤄 박씨가 순간적으로 망상이나 정서적 둔감 등의 증상이 나타나 역주행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지난 4일 오전 충남 공주시 우성면 당진대전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역주행 교통사고 가해 화물차(노란색원)가 1차로 중앙분리대와 바짝 붙어서 운행하고 있다. [사진 독자 제공]

지난 4일 오전 충남 공주시 우성면 당진대전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역주행 교통사고 가해 화물차(노란색원)가 1차로 중앙분리대와 바짝 붙어서 운행하고 있다. [사진 독자 제공]

 
사고 당일 박씨는 아들을 자신의 라보 화물차에 태운 뒤 집을 나섰다. 방향은 부모가 사는 충남지역이었다. 오전 3시 34분쯤 남양산TG를 통해 경부고속도로에 진입한 그는 대구와 대전을 거친 뒤 300㎞가량을 달려 당진대전고속도로 당진 방향으로 운행했다.
 
박씨의 역주행이 처음 알려진 건 오전 7시19분쯤 당진 방향으로 가던 운전자로부터 “역주행하는 라보 트럭이 있다”는 신고가 접수되면서다. 이후 고속도로순찰대에 비슷한 내용의 신고 12건이 들어왔다. 사고는 오전 7시 34분쯤 당진 방향 65.5㎞ 지점에서 발생했다. 최초 신고지점부터 반대방향인 대전 쪽으로 24.5㎞ 떨어진 곳이었다. 박씨의 아내가 경남경찰청에 신고한 건 오전 7시26분, 충남경찰청이 공조요청을 받은 것은 오전 7시 31분이다.
 
경찰은 박씨가 당진대전고속도로 당진방향 신영터널과 차동터널 사이에서 차를 돌린 것으로 판단했다. 라보 차량의 진행 모습이 신영터널 내 폐쇄회로TV(CCTV) 영상에는 찍혔지만 차동터널 내 CCTV에는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고속도로공사 CCTV를 보면 박씨가 몰던 라보 화물차는 1차로 중앙분리대 쪽으로 바짝 붙어서 운행했다. 충남도청 공무원을 태우고 가던 통근버스 블랙박스에도 화물차가 아슬아슬하게 중앙분리대를 따라 역주행하는 모습이 찍혔다. 박씨의 라보 화물차와 정상적으로 운행하던 포르테 차량이 정면으로 충돌한 건 2차로였다. 사고로 박씨와 화물차 조수석아 타고 있던 아들, 포르테 운전자 최모(29·여)씨 등 3명이 숨졌다.
지난 4일 오전 충남 공주시 우성면 당진대전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역주행 교통사고 가해 화물차(노란색원)가 1차로 중앙분리대와 바짝 붙어서 운행하고 있다. [사진 한국도로공사]

지난 4일 오전 충남 공주시 우성면 당진대전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역주행 교통사고 가해 화물차(노란색원)가 1차로 중앙분리대와 바짝 붙어서 운행하고 있다. [사진 한국도로공사]

 
경찰 관계자는 “박씨가 무슨 이유로 차량을 돌렸는지 더는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신속한 출동에도 불구하고 사고를 막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이 크다”고 말했다.
 
공주=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관련기사
공유하기
Innovation Lab
Branded Content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