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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탈모 37%가 20·30대…미세먼지도 범인 중 한놈

중앙일보 2019.06.08 06:00
[고대안산병원]

[고대안산병원]

직장인 이모(32)씨는 요즘 부쩍 머리카락이 많이 빠져 고민이다. 머리를 감고 나면 욕실 수채 구멍 위에 머리카락이 잔뜩 끼여있고, 방 바닥에 머리카락이 눈에 띄게 쌓인다. 이 씨는 “어릴 때부터 머리 숱이 많아서 미용실에 갈 때마다 ‘숱 치기’를 하곤 했는데, 요샌 이러다 탈모가 되는거 아닌다 겁이 난다”며 한숨을 쉬었다. 인간의 모발은 수명이 있어 끊임없이 빠지고 새로 난다. 하루에 50~100개 정도 빠지는 것은 정상이다. 하지만 자고 일어났을 때나, 머리를 감을 때 모발이 100개 이상 빠지거나 머리숱이 적어지거나 모발이 있어야할 부위에 없어지면 탈모라고 볼 수 있다. 문혜림 고려대 안산병원 피부과 교수의 도움말을 받아 젊은 여성들의 탈모 증상과 치료법에 대해 정리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여성 탈모는 남성 탈모와 다르게 앞머리 이마선이 위로 올라가지 않고 유지되는 특징이 있다. 이마 위 모발선이 유지되면서 상대적으로 눈에 잘 띄지 않는 정수리의 모발이 가늘어지고 숱이 적어진다. 또 급격히 빠지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탈모 초기에는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부쩍 머리카락이 얇아지고 힘이 없어지거나 숱이 줄어 정수리가 휑한 느낌이 든다면 탈모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사실 그동안 탈모는 유전자 요인과 호르몬 문제로 보았기 때문에 여성 탈모는 남성 탈모에 비해 과소평가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환경적 요인으로 탈모 발생이 늘어나면서 여성들도 더 이상 탈모에서 안전하지 않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17년 탈모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은 환자 21만여 명 가운데 여성 탈모 환자는 약 9만 5000명이다. 그 중 이씨와 같은 20~30대 젊은층이 37%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30대 여성의 탈모를 악화시키는 인자로는 잦은 파마나 염색, 드라이기 사용, 다이어트, 스트레스 등이 있다. 최근에는 미세먼지도 모발 손상을 악화시켜 탈모에 영향을 주는 원인으로 꼽힌다. 젊은 여성들의 경우 단기간에 체중을 줄이기 위해 음식섭취를 제한하는 다이어트가 탈모의 주범으로 꼽힌다. 모낭에 있는 기질세포는 1~3개의 모근을 키워 모발을 자라게 한다. 다이어트로 모발 성장에 필요한 미네랄과 단백질, 필수지방산, 비타민 B 등이 부족해지면 영양불균형으로 모낭이 부실해지게 된다. 모발이 가늘어지고 모발이 자라는 주기가 짧아져 탈모로 이어질 수 있다.
 
 
학업, 취업 스트레스도 여성 탈모의 또 다른 원인으로 대두되고 있다.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으면 교감신경 흥분상태가 지속돼 자율신경계의 균형이 깨지고, 두피 근육과 혈관은 수축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을 분비한다. 이는 두피로의 영양공급, 혈액순환, 산소공급 등을 어렵게 만들어 모근의 성장을 막아 탈모를 유발시킨다.  
 
문혜림 교수는 “20~30대 여성의 경우 스트레스에 민감하고 잦은 다이어트 등으로 인한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탈모가 증가추세에 있다”면서 “평소와 다르게 모발이 많이 빠지는 게 느껴지면 병원을 찾아 모발의 상태를 진단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문 교수는 “여성들의 경우 두피관리, 탈모샴푸 등 비의료적인 자가치료법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면 치료 시기를 놓쳐 증상이 악화될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여성 탈모 치료에는 주로 두피에 직접 바르는 약인 미녹시딜을 쓰는데, 꾸준히 치료할 경우 탈모 확산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에 효과가 높다. 탈모 치료는 늦어질수록 증상이 악화돼 시간과 노력이 배로 들어가게 된다, 또 심할 경우에는 모발이식 수술을 해야한다”며 초기 치료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문 교수는 “탈모는 꾸준한 관리와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파마나 염색, 드라이기 사용을 줄여 두피 자극을 줄이고, 식물성 단백질과 제철식품 위주의 건강식을 섭취하며, 금연과 금주, 자외선을 주의하여 건강한 두피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면서 “건강한 두피를 만들기 위해 생활습관을 바꾸고 약물치료를 꾸준히 받으면 탈모 진행 속도가 늦어지며 예방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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