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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장원의 부동산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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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장원 중앙일보 부동산팀장 ahnjw@joongang.co.kr

14년 만의 여의도 새 아파트…분양 4년 더 기다리게 될 판

중앙일보 2019.06.08 05:08
[안장원의 부동산 노트]
여의도에는 재건축이 지지부진한 낡은 아파트가 몰려 있다. 주택형도 중대형 위주다. 2005년 후 14년만에 새 아파트가 분양할 예정이다.

여의도에는 재건축이 지지부진한 낡은 아파트가 몰려 있다. 주택형도 중대형 위주다. 2005년 후 14년만에 새 아파트가 분양할 예정이다.

국회의사당이 있는 여의도는 강남에 앞서 개발된 신도시다. 초기 입주한 아파트가 지은 지 50년이 다 돼 간다. 가장 낡은 단지가 초원 아파트로 48년 전인 1971년 8월 들어섰다. 여의도 내 22개 단지(1만가구) 중 16개 단지가 40년 전인 1979년 이전 준공했다. 준공 40년 이상 가구 수 비율이 78%로 서울 전체 평균(3,.3%)이나 구별로 가장 노후도가 심한 비율(용산구 17.1%)과 비교가 안 된다. 여의도에서 가장 최근에 지은 아파트가 11년 됐다. 과거 한성 아파트를 재건축해 2008년 4월 준공한 여의도자이다.

2005년 여의도 마지막 분양
여의도 MBC 자리에 분양 임박
희망 분양가 격차 너무 커
분양가 협의 순탄하지 않을 듯
규제 피하려 다른 방안 찾을 듯

  
여의도는 중대형 주택형이 많다. 평균 전용면적이 123.8㎡로 국민주택 규모(85㎡)의 1.5배에 가깝다. 여의도가 당초 고급 주거지로 개발됐고 2000년대 이후 들어선 아파트들이 고급 주상복합이어서다.  
 
여의도에 14년 만에 새 아파트가 나온다. 마지막 분양이 2005년 4월 여의도자이였다. 신영 컨소시엄(여의도MBC부지복합개발PFV)이 옛 여의도 MBC 부지에 조성하는 복합단지 '브라이튼 여의도'다. 오피스·상업시설·오피스텔과 함께 들어선다.
 
업체는 지난해 12월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을 받고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7월에 우선 오피스텔(전용 29~59㎡ 849실)부터 선보일 계획이다. 
  
정치·금융 중심지라는 상징적인 의미뿐 아니라 주택 노후화가 워낙 심한 여의도여서 14년 만의 분양에 주택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분양 보증 업무를 맡은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지난 6월 분양가 규제 고삐를 더욱 죄면서 분양가 이슈도 있다.  
자료: 영등포구청

자료: 영등포구청

여의도에서 재건축을 추진 중인 단지는 시범 등 5곳이다. 이 중 4곳이 10년 전인 2008~9년 추진위를 구성해 사업을 시작했지만 시범만 2017년 다음 단계인 조합설립인가까지 나갔다. 초고층 건립 추진 등 우여곡절을 겪으며 사업이 지지부진했다.
   
마침 여의도에 개발 재료도 많다. 잇단 광역교통망 개발로 여의도가 사통팔달의 교통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인천 송도, 부천 대장 3기 신도시로 이어지는 GTX-B 노선, 안산·시흥과 여의도를 연결하는 신안산선, 고양 창릉 3기 신도시로 갈 수 있는 경전철 서부선이 추진되고 있다. 현재 여의도에는 김포공항·목동·강남으로 연결되는 지하철 5, 9호선이 지난다.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는 기존 아파트들보다 덩치를 줄였다. 전용 84~136㎡(454가구)이고 평균 110㎡다.

 
그런데 전망이 밝아 보이는 이 아파트 분양에 덫이 있다. 분양가 규제다. 
 
업체 측이 계획하고 있는 분양가가 3.3㎡당 4000만원대 초반으로 업계에 알려져 있다. 땅 매입 가격이 3.3㎡당 1억1165만원이었다. 주택경기가 달아올랐던 2017년 MBC 부지가 매물로 나왔을 때 보기 드문 ‘알짜’ 부지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했다. 사업계획에 따르면 아파트를 포함한 전체 사업비가 1조3200억에 달한다.
조감도

조감도

위치도

위치도

주택도시보증공사와 아직 본격적인 분양가 협의가 시작되지 않았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의 규제 가격은 이보다 훨씬 낮을 것 같다.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준공 10년 이내를 비교 단지로 정해 여의도 적용 기준이 다소 모호하지만 업계는 3.3㎡당 3000만원대 초반 넘게 받기가 만만찮을 것으로 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현재 여의도 아파트 평균 시세가 3.3㎡당 3139만원이다. 이 가격에는 재건축 기대감이 반영돼 있다. 재건축과 상관없는 2000년 이후 건립 단지들의 시세는 더 낮다. 3000만원에 미치지 못하고 여의도자이만 3000만원을 넘어섰다. 
 
여의도자이에서 가장 작은 전용 125㎡가 그나마 3.3㎡당 가장 비싼 3400만원이다. 이 주택형은 지난해 9월 3.3㎡당 3686만원인 17억5000만원에 실거래되기도 했다. 
 
브라이튼 여의도와 비슷한 주택형들의 다른 단지 시세는 3.3㎡당 3000만원 이하다. 
 
이렇게 되면 업체 측과 주택도시보증공사 간 분양가 격차가 3.3㎡당 1000만원 정도로 크다.  
  
업계 관계자는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제한하는 분양가로 도저히 사업성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면 분양가 규제가 없는 후분양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분양가 3.3㎡당 1000만원에 왔다 갔다 하는 분양 수입이 2000억원가량이다.   
  
후분양할 경우 예상 사업 완공 시점이 2023년 4월이어서 분양이 4년 늦어지게 된다.
 
분양가 규제를 피하기 위한 후분양은 처음이 아니다. 과천 주공1단지 재건축 단지가 분양을 미루고 2017년 9월 착공부터 했다.   

 
지난해 용산구 한남동 나인원 한남은 주택 유형을 임대주택으로 바꾸기도 했다. 당시 시행사가 계획한 분양가는 3.3㎡당 6300만원이었으나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제시한 상한액은 이보다 3.3㎡당 1600만원 낮은 4700만원대였다. 
 
시행사는 완공 후 임대 기간(5년)이 지나면 가격 제한을 받지 않고 분양전환(소유권 이전)할 수 있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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