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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 ‘수술실 CCTV’ 입장차 커 법제화 공방

중앙선데이 2019.06.08 00:22 639호 6면 지면보기
논란 많은 의료 사고 
수술실 내 불법 행위를 막고, 의료 과실을 입증하는 수단으로 CCTV를 설치하자는 주장이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관련 법안은 폐기와 재발의를 반복하고 있다. 지난달 14일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수술실 CCTV 설치·운영과 촬영한 영상 보호를 내용으로 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하지만 공동 발의자 10명 중 5명이 다음 날 발의를 철회해 법안은 폐기됐다. 안 의원은 지난달 21일 공동발의자 15명의 서명을 받아 법안을 다시 대표 발의했다. 2015년에도 발의됐지만, 상임위에서 제대로 논의조차 못 한 채 폐기됐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가 지난해 10월부터 전국에서 처음으로 관내 도 의료원인 안성병원 수술실에서 CCTV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현재 도 의료원 산하 6개 병원으로 CCTV 설치가 확대됐다. 경기도의료원(원장 정일용) 측은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는 대리수술 등 사건 등으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며 “의사와 환자 모두 의료분쟁이 발생하면 객관적 증거가 필요한 데다, 환자의 인권 보호 등을 위해서라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응급실과 진료실에는 CCTV를 설치하면서 수술실만 안 된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반면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단체는 반대하고 있다. 의료진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한다는 것이다. 또 의료분쟁의 증거로 CCTV가 사용될 우려가 있어 의사들이 고위험 수술을 피할 수 있다는 이유도 내세운다. 촬영 영상이 유출되면 환자의 프라이버시가 침해될 우려가 있다는 것도 반대 논리 중 하나다. 지난달 30일 열린 ‘수술실 CCTV 국회는 응답하라’라는 국회 토론회에서도 양측은 비슷한 주장을 내놓으며 평행선을 달렸다.
 
미국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2015년 버지니아주 한 대형병원 수술실에서 일어난 사건이 논란을 키우는 계기였다. 대장내시경 검사와 시술을 앞둔 환자가 휴대전화 녹음 버튼을 누른 뒤 수술실에 들어갔다. 휴대전화에는 수술실에서 의사가 환자를 조롱하고 일부 오진을 내리는 내용이 그대로 담겼고, 환자는 이를 근거로 소송을 제기했다. 배심원단은 해당 의료진과 의료법인에 총 50만 달러의 징벌적 배상을 결정했다.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같은 해 미국 위스콘신주에서 수술실 CCTV 관련 법안이 의회에 제출됐지만, 법안은 통과하지 못했다. 2017년 다시 제출된 법안에 대해서도 의료단체의 반대 등 논란이 계속되면서 법제화는 이뤄지지 못했다.
 
고성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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