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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로또 분양'…"주변 시세보다 분양가 더 못 받는다"

중앙일보 2019.06.06 14:43
지난 4월 올해 첫 강남 분양단지인 '방배그랑자이' 견본주택를 찾은 방문객들의 모습. 이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4687만원에 달한다. [뉴스1]

지난 4월 올해 첫 강남 분양단지인 '방배그랑자이' 견본주택를 찾은 방문객들의 모습. 이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4687만원에 달한다. [뉴스1]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민간택지에서 분양가 옥죄기에 나섰다. HUG가 규정한 고분양가 관리지역에서 신규 아파트를 분양할 때 인근 사업장의 분양가나 준공 아파트 매매가의 110%를 넘지 않게 분양가를 통제하던 ‘110% 룰’을 낮춘다. 
 

HUG ‘고분양가 사업장 심사기준' 개선
분양보증 시 분양가 상한선 더 옥죄기로
인근 분양가 대비 105%, 시세대비 100%
업계 "수익성 재검토,공급 더 줄어들 우려"

앞으로 평균 분양가의 105%, 평균 매매가의 100% 이내에서 분양가를 정해야 한다. 서울ㆍ과천ㆍ광명ㆍ성남 분당ㆍ하남 등 고분양가 관리지역이 대상이다. 이 분양가 상한선을 지키지 않으면 HUG가 분양보증을 안 한다. 24일부터 분양보증을 발급하는 사업장부터 적용된다.
 
HUG는 이런 내용이 담긴 ‘고분양가 사업장 심사기준 제도 개선안’을 6일 발표했다. 개선안에 따르면 분양가 비교 사업장 선정 기준을 3가지로 정리했다. 동일 시·군·구내에서 ▶1년 이내 분양사업장이 있는 경우▶1년 초과 분양사업장이 있는 경우▶준공사업장만 있는 경우다. 
 
1년 이내 분양사업장이 있는 경우 이 사업장의 평균 분양가 및 최고분양가의 100%를 넘지 못한다. 1년 초과한 분양사업장이 있는 경우 평균 분양가의 105%를 넘지 못한다. 마지막으로 새로 분양한 사업장이 없고 준공된 아파트만 있는 경우 평균 매매가의 100%를 넘지 못한다. 
 
허종문 HUG 홍보실장은 “주택시장이 안정기에 접어들면서 ‘110% 룰’이 오히려 분양가를 시세만큼 끌어올리는 역작용이 있다는 지적에 따라 좀 더 기준을 객관화하고 현실에 맞게 개선했다”고 말했다. 
 
이어 “분양가격을 산정할 때도 평형ㆍ타입별 분양가를 공급면적으로 일괄적으로 나눠 정했던 것(산술평균)에서 평형ㆍ타입별 가중치를 반영한 가중평균으로 좀 더 정밀하게 산정하도록 바꿨다”고 덧붙였다.   
 

예고된 분양가 옥죄기다. 서울의 신규 아파트 분양가가 시세에 육박할 정도로 너무 높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다. 강북의 경우 평균 분양가가 3.3㎡당 2500만원을 넘고, 강남은 평균 분양가 3.3㎡당 4687만원을 찍었다.  
 
이에 지난달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분양가 지나치게 높다는 우려에 동의한다”며 “지금 분양가 적정한지 다시 한번 점검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지난 3월 이재광 HUG 사장은 “고분양가 규제 기준을 보완하겠다”고 밝혔었다.
 
당초 HUG는 공공택지에서 분양하는 공동주택의 분양원가 공개항목이 12개에서 62개로 늘어나면서, 이와 연계해 고분양가 심사 기준을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했었다. HUG 측은 “공공택지에 한한 기준인데 HUG가 나서서 민간택지에까지 분양원가 공개 항목을 확대ㆍ적용해 분양가를 규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기존 ‘110% 룰’을 손보는 개선안이 나왔다. 
 
분양가 옥죄기로 주택 공급량이 더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초과이익환수제로 이미 얼어붙은 재건축 단지 외에 특히 재개발 단지의 경우 당초 예상보다 분양수입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예정 사업지의 수익성 분석부터 전부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결국 선별적으로 골라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청약 경쟁률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청약통장을 가진 무주택자 입장에서 내 집 마련을 값싸게 할 기회가 생긴 것”이라며 “이익이 줄어든 건설사가 각종 서비스를 유료 옵션으로 돌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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