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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의 라이벌’이토 히로부미와 경쟁해온 아베, 재임일수에선 이토 제쳤다

중앙일보 2019.06.06 12:43
 "(단명했던)1차 내각때의 경험 위에서,국민의 강력한 지원을 받은 덕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연합뉴스]

6일 총리관저 출근길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이렇게 말했다.  
 
이날자로 아베 총리는 총리 재임일수 2720일을 기록,역대 총리들중 공동 3위에 올라섰다.  
 
1년만에 단명했던 아베 1차 내각(2006년 9월~2007년 9월)과 2012년 12월 재집권 이후를 모두 합친 기간이다.
  
일본의 초대 총리로 4번이나 총리직에 올랐던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와 어깨를 나란히 한 아베 총리는 7일엔 단독 3위로 부상한다. 
이토 히로부미 [중앙포토]

이토 히로부미 [중앙포토]

 
아베 총리보다 더 총리직에 오래 머문 이는 가쓰라 타로(桂太郞·2886일), 아베 총리의 작은 외할아버지뻘인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2798일) 두 사람 뿐이다.
 
8월엔 전후 최장 총리인 사토를, 11월엔 가쓰라까지 넘어서 ‘헌정 사상 최장 총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와관련, 마이니치 신문은 6일 "초대총리이자 아베 총리와 같은 야마구치(山口)현 출신인 이토 전 총리는 메이지헌법을 제정했던 중심인물"이라며 "아베 총리는 이토 전 총리를 의식하면서 평화헌법 개정을 추진해왔다"고 보도했다.
사토 에이사쿠 전 일본 총리. [중앙포토]

사토 에이사쿠 전 일본 총리. [중앙포토]

  
 마이니치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2005년 고이즈미 정권에서 자민당 자민당 간사장대리였던 시절 “제국헌법(메이지헌법)은 이토 히로부미와 (법제관료였던)이노우에 고와시(井上毅)가 기초한 것으로, 국민의 대표가 만든 것이라고는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개헌이 필생의 꿈이었던 아베 총리는 이처럼 헌법 문제에 있어서만은 같은 야마구치 대선배인 이토를 가상의 라이벌로 삼아 끊임없이 경쟁해왔다는 얘기다.  
 
마이니치는 "메이지헌법은 정부고관들이, 현행 헌법은 연합국총사령부(GHQ)가 만들었다고 아베 총리는 생각해왔다”며 “만약 국민투표를 통해 자신이 개헌에 성공한다면 총리 재임일수 뿐만 아니라 ‘국민에 의한 헌법을 만들었다’는 업적 측면에서도 이토를 넘어선다고 생각할 지 모른다”고 분석했다. 
   
 현재 아베 총리는 명목상으로 ‘2020년 새 헌법 실행’이란 목표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전혀 진전이 없는 현재의 국회 논의 상황, ‘자위대 명기’에 부정적인 여론 흐름 등을 고려하면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래서 "자민당 총재 임기 만료인 2021년 9월까지 총리직에 머물 아베 총리가 2020년 도쿄올림픽이 끝난 뒤부터 1년간을 개헌의 승부처로 보고 올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임기내에 개헌을 완성하기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
  
자민당내에서 “뚜렷한 후계자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아베 총리가 3연임까지만을 허용하고 있는 자민당의 현행 총재 관련 규정을 바꿔 4연임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이유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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