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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북유럽 순방 전 국회 정상화, 물건너가나

중앙일보 2019.06.06 10:00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며칠 후면 북유럽 3개국 순방(9~16일)이 예정돼 있다"며 "최소한 그 이전에 대화와 협력의 정치가 복원되고 국회가 정상화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청와대 페이스북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며칠 후면 북유럽 3개국 순방(9~16일)이 예정돼 있다"며 "최소한 그 이전에 대화와 협력의 정치가 복원되고 국회가 정상화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청와대 페이스북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패스트트랙 처리를 놓고 공전하는 국회의 정상화가 난망하다. 국회는 4월 5일 본회의를 끝으로 두 달이 지난 5일 현재까지 62일째 휴업 상태지만, 언제 다시 정상 가동될지 가늠조차 하기 힘든 상태다. 자유한국당은 ‘대통령과 황교안 대표 간의 1대1 회담’을 등원 조건 중 하나로 내걸었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9일부터 6박 8일의 북유럽 3개국 국빈 방문이 예정돼 있다. 문 대통령 출국 전에 협상의 실마리가 찾아지지 않으면 국회 공전이 길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청와대는 이날 문 대통령과 여야 당 대표 간의 회동 형식에 대해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 회동’을 먼저 한 뒤 ‘대통령과 한국당 황 대표 간의 1대1 회담’을 수용한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는 5당 대표와의 회동과 ‘1대1 회동’을 동시에 진행하겠다고까지 하는 등 융통성을 계속 발휘했다. 여기서 뭘 더 해야 하는지 되묻고 싶다”며 “청와대가 제안한 회동 날짜는 7일로, 시간이 있으니 끝까지 긍정적인 답변이 오기를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입장도 같다. 당 핵심 관계자는 “5대1 이후 1대1을 하면 포커스가 1대1에 맞춰지니 (한국당이) 나쁠 게 없을 거다. 그런데도 한국당에서 3대1을 계속 얘기하는 건 사실상 할 마음이 없다는 뜻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9일부터 대통령 순방이 있기 때문에 7일 안 되면 16일 이후로 미뤄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단독 개원 카드도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김현준 국세청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등 반드시 처리해야 할 이슈가 있어 계속 기다릴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 관계자는 “상임위 별로 일을 해야 할 요인들이 늘어날 것이다. 다음 주에는 정 안 되면 단독 국회 소집이라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운데)와 나경원 원내대표, 조경태 최고위원 등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ㆍ중진 연석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운데)와 나경원 원내대표, 조경태 최고위원 등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ㆍ중진 연석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한국당의 입장은 그대로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연석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순방 전 국회 정상화’라는 여야의 협상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했는데, 지금 국회를 못 여는 것은 청와대와 여당의 불법적인 패스트 트랙 때문으로 적반하장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진정으로 국회 정상화를 말한다면, 패스트 트랙을 사과하고 철회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리고 야당 대표와 1대1로 만나 경제정책 전환을 논의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김현아 원내대변인은 “속마음은 말이 아니라 실제 행동을 통해 드러나기 마련이다. 청와대와 민주당의 행동을 보면 국회 정상화나 야당과의 협치에는 아무런 관심도 의지도 없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논평했다. 그는 “야당 대표와의 1대1 회담에 조건이 왜 필요한가. 대통령의 결심만 있으면 가능한 일”이라며 “총선용 추경에 열을 올리며 야당 탓, 국회 탓하면서도 정작 야당 원내대표에게 만나자는 연락도 하지 않고 언론플레이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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