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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를 읽어라, 부동산이 다르게 보인다.

중앙일보 2019.06.06 05:00

2017년 서울·경기 토지 거래 액수를 보면 50억원 이상 거래는 1300여 건, 50억원 이하 거래는 19만여 건이나 됩니다. 개인이 주도하는 소규모 주택 개발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이죠. 하지만 그에 비해 개인이 접근할 수 있는 부동산 개발 정보는 구하기도, 이해하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죠.

 
스페이스워크의 조성현 대표. 부동산 전문 지식이 없는 일반인도 토지의 가치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 인공지능기반의 부동산 솔루션 랜드북을 오픈했다. [사진제공=스페이스워크]

스페이스워크의 조성현 대표. 부동산 전문 지식이 없는 일반인도 토지의 가치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 인공지능기반의 부동산 솔루션 랜드북을 오픈했다. [사진제공=스페이스워크]

 
대규모 부동산 개발에는 토지매입 전부터 다양한 분야의 부동산 전문가들이 참여해 개발 시나리오를 만든다. 어떻게 개발해야 투자의 위험을 줄이고, 수익을 높일 수 있는지를 다각도로 검토하고 개발에 착수하는 것이다. 하지만, 개인이 건물을 지을 땐, 이런 부동산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는 어렵다.  
 
스페이스워크 조성현 대표는 이 문제에 집중해 2018년 8월 랜드북을 런칭했다. 랜드북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건축설계 기술을 활용해 부동산 가치를 평가하고 개발 솔루션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검색창에 지번을 입력하면 해당 토지를 분석해 토지 시세, 최대 용적률과 개발 후 추정 수익 등을 초보자도 알기 쉽게 보여준다.
 
랜드북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건축설계 기술을 활용해 설계 가능한 규모와 사업성을 분석해 제공한다.  [사진= 스페이스워크 제공]

랜드북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건축설계 기술을 활용해 설계 가능한 규모와 사업성을 분석해 제공한다. [사진= 스페이스워크 제공]

 

일전에 한 분이 찾아와 A, B 토지 중에서 어떤 것을 사는 것이 좋을지 물어본 적이 있었어요. A는 도로 면에 닿아있는 땅이고 시세는 평당 2000만 원이었고 B는 도로 안쪽의 땅으로 평당 1300만 원이었죠. 일반적인 상식은 도로 면에 있는 토지가 더 좋으니 비싸더라도 A를 사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가치 평가를 해보니 개발했을 때, B의 수익률이 더 높았어요.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업성을 검토해보면 의외의 결과 혹은, 수익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발견하게 돼요. 그래서,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작은 규모의 부동산 개발에도 전문가의 도움이 꼭 필요하죠. 랜드북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늘에서 서울을 내려다보면, 도로변에 인접한 토지는 크고 반듯했지만, 도로 안쪽의 토지는 여러 모양으로 잘게 쪼개져 있다. 도로가 끊기거나 없는 토지도 부지기수. 조 대표는 “이런 토지일수록 정보를 잘 활용해 최적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관련 법규나 토지정보가 구매하는 시점에 따라 다르고, 이 차이가 수익률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다음은 지식콘텐츠 폴인(fol:in)에서 열리는 스터디 모임 <공간 기획부터 운영까지 미래 건축주학교>에서 첫 강연자로 나선 조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개인이 부동산 개발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가지고 있는 토지의 가치를 명확하게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원룸 임대 모델의 수익형 부동산을 예를 들면, 같은 평수의 토지라고 위치, 조건에 따라서 원룸을 12세대를 지을 수 있는 토지가 있고, 8세대밖에 지을 수 없는 토지가 있다. 토지에는 ‘평’이라는 물리적인 형태보다, 중요한 정보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정보가 수익률에도 영향을 미치나.
물론이다. 2015년 한 클라이언트가 찾아와 어떤 토지를 사면 좋을지 물어본 적이 있다. 그때 나는 도로에 의한 높이제한법 때문에 불리한 토지를 사라고 권했다. 당시, 전문가들이 알고 있던 정보가 있었는데 바로 그 법이 폐지된다는 거였다. 법이 폐지되면, 용적률이 달라지고 토지가치가 급격히 상승하게 된다. 정보가 힘이 되는 거다.
 
2015년 도로사선 법규 폐지 전후를 비교 검토했던 자료. 육안으로 보기에도 토지 가치의 차이가 확연하게 느껴진다. [사진=스페이스워크 제공]

2015년 도로사선 법규 폐지 전후를 비교 검토했던 자료. 육안으로 보기에도 토지 가치의 차이가 확연하게 느껴진다. [사진=스페이스워크 제공]

 
데이터를 보면, 뜨는 지역도 알 수 있나.
이 이야기는 강연에서 하려고 했는데(웃음) 조금만 이야기하면, 현재의 데이터를 보고 근 미래를 예측할 수는 있다. 예를 들어, 인구가 늘면 임대료가 상승하고 임대료가 상승하면 토지 가치가 올라가는데, 이건 데이터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먼 미래의 예측은 다른 관점이 필요하다. 미래의 삶에 대해 생각하고 예측하는 것이다. 자율주행 차량이 보편화되면 사람들은 자연 환경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 이사할까 하는 예측들이다.
 
정보의 불균형에 관해서도 이야기했다.
자기 집을 짓고 싶은 사람과 집을 지어서 파는 사람의 관점이 정말 다르다. 자기 집을 짓고 사는 사람은 어떻게든 좋게 짓고 싶어 한다. 동네를 위해서 의자를 더 둘까? 나무를 심을까? 고민하는데, 개발업자들은 리스크를 줄이는 관점으로 가장 싸고 빠르게 분양하는 것을 고민한다. ‘살고 싶은 집’과 ‘팔고 싶은 집’이 다른 것이다. 그런데 정보가 자본과 경험이 있는 개발업자에게 쏠리면서 지금의 비슷비슷한 건물이 모여있는 도시의 모습이 나온 것이다. 집을 짓고 싶은 일반인도 쉽게 정보를 얻는다면, 그래서 부동산 개발의 주체가 된다면 지금과 다른 도시 풍경이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소규모 주택 개발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나.
10년 사이 1~4인 규모의 부동산 사업자 비율이 65.8%가 증가했다. 협소 주택, 꼬마 빌딩 등의 키워드가 등장했고, 젊은 건축주가 크게 늘고 있다. 그동안 소규모 주택 개발 장이 자본과 경험을 가진 업자들 중심으로 팔기 위한 개발이 주류를 이뤘다면, 이제는 지역과 상생하는 살기 위한 개발로 변화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토지 가치를 읽는 조성현 대표의 인사이트는 7월부터 3개월 동안 격주로 진행되는 <폴인 스터디: 공간기획에서 운영까지 미래 건축주학교>에서 보다 자세히 들을 수 있다. 참여 신청은 폴인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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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옥 황정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