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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변이 ‘엑스맨’ 19년 피날레…우먼 파워를 보라

중앙일보 2019.06.06 00:02 종합 19면 지면보기
왼쪽부터 다크 피닉스(소피 터너)와 외계종족(제시카 차스테인). [사진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왼쪽부터 다크 피닉스(소피 터너)와 외계종족(제시카 차스테인). [사진 이십세기폭스코리아]

권위는 내려놓고 달라진 시대에 응답했다. 5일 개봉한 ‘엑스맨: 다크 피닉스’(감독 사이먼 킨버그)는 어벤져스보다 먼저 할리우드를 사로잡은 돌연변이 히어로팀 ‘엑스맨’ 시리즈의 최종편. 엑스맨 중에도 가장 강력한 진 그레이(소피 터너)가 어둠의 기운에 눈뜨면서 파괴적인 ‘다크 피닉스’로 변모, 다른 엑스맨들을 위협하며 폭주하는 얘기다. 그 결말은 이 시리즈가 거쳐온 19년간의 시대적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시리즈 12편 ‘다크 피닉스’의 선택
초능력 여성 히어로들의 대격돌

2000년 첫 등장 이후 지금까지 엑스맨 영화는 같은 세계관의 ‘데드풀’ 시리즈까지 합해 12편. 엑스맨은 대부분의 캐스팅을 새롭게 바꾼 2011년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를 계기로 모든 이야기를 다시 시작한 특이한 시리즈이기도 하다.
 
진 그레이의 폭주극도 2006년 ‘엑스맨-최후의 전쟁’에서 한차례 다뤘던 것을 다시 꺼냈다. 그러나 13년 만에 돌아온 그는 완전히 달라졌다. 아니, 그를 해석하는 시각이 바뀌었다. 자신을 사랑하는 남자에게 통제불능의 자신을 죽여 달라 애원했던 과거의 모습은 찾기 힘들다.
 
다크 피닉스로 진화한 그는 2t짜리 군용 헬기도 날려버릴 만큼 위력적이다. 땅속에서 지하철을 끌어올릴 만큼 막강한 매그니토(마이클 패스벤더)도 이에 맞서느라 쩔쩔 맨다.
 
‘피닉스’는 불사조란 뜻. 이글거리는 태양처럼 피부를 빛내며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장면들은 어벤져스 시리즈의 캡틴 마블에 견줄 만큼 인상적이다. 시각적 쾌감을 끌어올린 액션에 더해 통제 불가능한 자아로 인한 고통과 혼란도 결국 스스로 짊어진다. 13년 전보다 더 복잡하고 주체적인 내면이 강조됐다.
 
인간과의 공존을 위해 돌연변이 각자의 본성을 통제해온 자비에 교수(제임스 맥어보이)의 권위를 뒤집어보게 만드는 지점도 흥미롭다. 매그니토·울버린 등 남성 캐릭터에 가렸던 여성 멤버들의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 두드러진다. “여자들이 늘 남자들을 구하는데 ‘엑스맨’이 아니라 ‘엑스우먼’으로 바꿔야 하는 것 아냐?” 진 그레이의 스승격인 미스틱(제니퍼 로렌스)의 대사다.
 
이번 영화는 악당도 여성. 배우 제시카 차스테인이 연기한 외계종족이 그 악당이다. 그러나 의미심장한 등장에 비해 이렇다 할 활약이 없어 전체 스토리에선 사족처럼 느껴진다. 진 그레이에 온전히 초점을 맞춘 탓에 그동안 사랑받은 다른 캐릭터들이 다소 밋밋하게 그려진 점도 아쉽다. 감정이 고조돼야 할 중후반부는 오히려 몰입감이 떨어진다는 인상을 준다.
 
영화사 이십세기폭스의 엑스맨 시리즈는 이번이 마지막. 하지만 폭스를 인수한 디즈니에서 엑스맨이 다시 활약할 가능성도 있다. 같은 마블 만화가 원작이란 점에서 디즈니 산하 마블 스튜디오의 어벤져스 시리즈에 엑스맨이 합류하게 될지도 주목된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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