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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크레인 파업 철회…무인크레인 규제 강화되나

중앙일보 2019.06.05 18:45 종합 4면 지면보기
5일 오전 서울시 영등포구 신길동의 아파트 공사 현장.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이 크레인 점거 농성을 벌였다. [연합뉴스]

5일 오전 서울시 영등포구 신길동의 아파트 공사 현장.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이 크레인 점거 농성을 벌였다. [연합뉴스]

전국 건설현장에서 벌어진 양대 노총(민주노총·한국노총)의 타워크레인 점거 농성이 이틀 만에 풀렸다.
 
민주노총 전국건설노조 타워크레인분과위원회와 한국노총 타워크레인조종사노조는 5일 오후 5시를 기점으로 타워크레인 점거 농성을 풀고 파업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이날 두 노총은 국토교통부·크레인 임대사업자·시민단체 등과 협의한 결과 노·사·민·정 협의체를 구성하고 소형(무형) 타워크레인 안전성 확보 등의 제도 개선을 추진하는 데 합의했다.
 
구체적으로 ▶소형 타워크레인의 규격 명확히 제정 ▶면허취득·안전장치 등 강화 ▶타워크레인에 대한 글로벌 인증 체계 도입 ▶불법 구조와 설계 결함 장비 즉시 폐기 ▶건설현장 전복 사고는 모두 의무 보고 ▶제작 결함 장비에 대한 조사와 리콜 즉시 시행 ▶계약이행보증제도 개선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더 필요한 사항은 노·사·민·정 협의체를 통해 논의할 계획이다.
 
아울러 두 노총은 사용자 측인 한국타워크레인임대업협동조합과의 2019년도 임단협에 잠정 합의했다.
 
이원희 한국노총 타워크레인조종사노조 홍보국장은 "타워크레인 조종사들은 건설사로부터 합의문 서명을 받은 후 가정으로 복귀할 예정"이라며 "금요일(7일)부터 현장에 정상 복귀하겠다"고 말했다. 
 
박정수 국토부 건설산업과장은 "소형뿐만 아니라 대형 타워크레인에 대한 안전 제도도 강화할 것"이라며 "당장 다음 주부터 노·사·민·정 협의체를 운영하면서 세부적인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두 노총은 지난 3일 오후 전국 건설현장의 타워크레인 2500대가량을 점거하며 동시 파업에 돌입했다. 건설 현장에서 위험한 소형 타워크레인을 철폐해달라는 게 주요 요구였다. 조종사가 직접 탑승하지 않는 소형 타워크레인은 안전사고에 취약하고, 결국 건설 노동자 전체의 생명을 위협하기 때문에 못 쓰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조기에 타워크레인 2500대 점거 사태가 해결된 건 노조 파업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점거가 장기화하면 공사비 증가나 공기 지연에 따른 아파트 입주 지연 등을 피할 수 없다. 농성 기간만큼 다른 일용직 노동자들의 임금이 축소된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노조의 주된 농성 이유가 소형 타워크레인 안전 문제보다는 자신들의 일자리 보전에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점도 부담이었다. 타워크레인 소형화·무인화가 심화하면 대형 타워크레인 조종사들의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노조는 내다본다.
 
심각한 상황은 넘겼지만 불씨가 남아 있다. 소형 타워크레인을 금지하라는 노조의 주된 요구가 관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현재 제기되는 소형 타워크레인의 안전 우려는 제도 개선을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으므로 굳이 폐지까지 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건설 현장의 무인화 흐름은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건설노조 전반에 강경 투쟁 분위기가 퍼져 있는 것도 위험 요소다. 최근 건설 경기가 급랭하고 관련 일자리가 크게 줄면서 "일자리를 달라"는 노조의 집회가 빈번하다. 경찰청에 따르면 연간 건설현장에서의 노조 집회·시위 건수는 2016년 950건, 2017년 1396건, 지난해 2486건으로 증가세다.
 
경찰은 이번 타워크레인 농성과 관련한 불법행위에 대해 "업무방해에 따른 피해가 명확히 확인되면 개별 농성자들에 대해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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