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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스타일…여왕엔 “위대한 여성” 런던시장엔 “루저”

중앙일보 2019.06.05 00:04 종합 12면 지면보기
영국을 국빈방문 중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런던 버킹엄궁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환담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 방문 전 브렉시트 이후 영국과의 무역협정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AFP=연합뉴스]

영국을 국빈방문 중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런던 버킹엄궁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환담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 방문 전 브렉시트 이후 영국과의 무역협정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두 번째 영국 방문에서 관례를 의식하지 않는 트럼프 스타일 외교를 다시 보여주고 있다. 거침없는 칭송과 격한 비판을 자유롭게 내놓으면서다.  
 

두 번째 영국 방문, 거침없는 언사
비판 기고문 올린 칸 시장에 악담
해리 부부는 국빈만찬 참석 안 해

트럼프 대통령은 방문 첫 째날인 3일(현지시간) 런던 버킹엄궁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주최로 약 2시간 동안 진행된 국빈만찬에서 여왕에 대한 헌사를 아끼지 않았다. BBC, 가디언 등 영국 언론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만찬엔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찰스 왕세자 부부, 윌리엄 왕세손 부부 등 16명과 트럼프 대통령 가족 8명을 비롯한 양국 주요 인사 171명이 참석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난해에 이어 또 만날 수 있어서 기쁘다”며 “미국 대통령들의 영국 방문은 항상 영국과 미국이 가깝고 오랜 우정을 갖고 있다는 걸 상기시켜 준다. 이렇게 다시 양국 관계의 중요성을 보여줄 기회를 갖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여왕은 “2차 세계대전의 희생 이후 어렵게 얻은 평화를 지키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며 “포츠머스에서 열리는 노르망디 상륙작전 75주년 기념식에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여왕은 “당시 양국 군대는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소중한 가치를 지키기 위해 나란히 싸웠다. 영국, 미국, 연합군에게 헤아릴 수 없는 빚을 지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제2차 세계대전 때부터 오늘까지 여왕은 왕실 전통의 상징으로 자리 잡고 계신다”며 “여왕은 모든 영국인의 위엄과 애국심을 구현해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왕을 “위대한, 위대한 여성”으로 극찬했다. 그러면서 “미국인을 대표해 양국의 영원한 우정과 여왕의 통치를 위해 축배를 드린다”고 했다.  
 
버킹엄궁 만찬 전경. [AP=연합뉴스]

버킹엄궁 만찬 전경. [AP=연합뉴스]

하지만 이날 만찬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형편없다’고 비난했던 미국인 출신 메건 마클 왕자비와 그의 남편 해리 왕자는 참석하지 않았다. 해리 왕자가 만찬 대신 여왕과 트럼프 대통령의 비공개 오찬에 함께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반대하는 영국 정치인 제레미코빈 노동당 대표, 존 버커우 하원의장 등도 이 만찬에 참석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영국에 입국하기도 전에 평소 설전을 벌여왔던 앙숙 사디크 칸 런던시장과 공방전을 벌였다. 런던 도착 비행기 안에서 올린 트윗에서 “그는 완전한 실패자로, 내가 아니라 런던의 범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비난했다. 파키스탄 이민자 출신인 칸 시장이 옵서버 기고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환대해선 안 된다고 주장하자 발끈해 올린 트윗이다. 원래 트럼프 대통령은 난민을 허용해야 한다는 칸 시장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반면 칸 시장은 4일 런던 시내에서 벌어진 반트럼프 시위를 사전에 승인했다. 시위는 이날 국회의사당 광장에서 진행됐다.  
 
◆트럼프·메이 정상회담=트럼프 대통령은 4일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를 관저인 다우닝가 10번지에서 만나 정상회담을 가졌다. BBC는 “트럼프 대통령이 메이 총리에게 영국이 유럽연합(EU)을 떠난 뒤 미국과 ‘매우 크고 튼튼한 무역협상’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고 이날 전했다.
 
김지아 기자 kim.j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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