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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의 전설 엘튼 존, 겉으로는 화려했지만…

중앙일보 2019.06.05 00:04 종합 23면 지면보기
왼쪽부터 작사가 버니 토핀(제이미 벨)과 엘튼 존(태런 에저튼). 두 사람이 손잡고 숱한 히트곡을 만든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왼쪽부터 작사가 버니 토핀(제이미 벨)과 엘튼 존(태런 에저튼). 두 사람이 손잡고 숱한 히트곡을 만든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숱한 히트곡과 함께 살아있는 전설이 된 영국 뮤지션의 이야기란 점에서 ‘로켓맨’(5일 개봉)은 지난해의 ‘보헤미안 랩소디’(이하 보랩)와 비교가 될 수밖에 없는 영화다. 하지만 엘튼 존과 퀸의 음악이 다르듯 ‘로켓맨’도 ‘보랩’과 다른 매력이 뚜렷하다.
 

뮤지컬 전기영화 ‘로켓맨’ 뭉클
가족갈등, 음악 편력 두루 짚어

이야기는 엘튼 존(태런 에저튼)이 화려한 무대의상을 입은 채 중독자들 모임에 나타나 과거를 들려주면서 시작된다. 어린 시절 늘 밖으로 나돌던 아버지, 그런 아버지와 어머니의 불화, 비범한 재능을 격려해준 외할머니 등 가족에 대한 기억과 작사가 버니 토핀(제이미 벨)과의 만남 같은 음악인생의 결정적 순간이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를 자유로이 넘나들며 그려진다.
 
‘로켓맨’은 뮤지컬이다. 발표 순서에 따라 메들리를 이어가는 대신 ‘옐로우 브릭 로드’ 같은 대표곡을 전혀 예상 못 한 순간에, 그럼에도 가사의 의미를 고스란히 살려내며 등장시키는 연출이 빼어나다. 시각적으로도 화려하다. 튀는 패션은 엘튼 존의 트레이드 마크. 미국 LA의 유명한 클럽에서 열린 첫 해외공연부터, 진기한 무대의상과 무대매너는 고스란히 영화의 눈요기가 된다.
 
‘로켓맨’은 성장영화다. 동성 연인 겸 매니저와의 쓰디쓴 관계, 이성과의 실패한 결혼 등은 ‘보랩’의 프레디 머큐리와도 겹쳐지는 부분. ‘프레디 머큐리’처럼 ‘엘튼 존’도 직접 지은 예명이다.  
 
하지만 이름을 바꾼다고 정체성이 완성되는 것도, 자신을 긍정하게 되는 것도 아니다. 일찌감치 엄청난 성공과 부를 거머쥐고도 엘튼 존은 결핍과 온갖 중독에 시달린다. 그가 스스로와 화해하는 과정은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극적 흐름이다. ‘보랩’에서 프레디 머큐리의 죽음이 불러냈던 비장함과는 다르지만, 성장영화로서의 뭉클함은 충분하다.
 
‘킹스맨’ 시리즈의 스타 태런 에저튼은 이제 연기파로 불러야 할 것 같다. 점차 벗겨져 가는 머리를 비롯한 외모부터 엘튼 존과 판박이. 영화 속 노래도 직접 소화했다. 연출을 맡은 덱스터 플레처는 브라이언 싱어가 해고된 뒤 ‘보랩’을 완성했던 감독이기도 하다.
 
이후남 기자 hoon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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