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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물로 밥 할건가”…인천 서구 '적수'사태에 학교 급식도 중단

중앙일보 2019.06.04 11:53
인천 서구일대에 공급된 '붉은 수돗물'(왼쪽)과 급식실. 급식실 사진은 기사와 관계 없음. [뉴스1, 연합뉴스]

인천 서구일대에 공급된 '붉은 수돗물'(왼쪽)과 급식실. 급식실 사진은 기사와 관계 없음. [뉴스1, 연합뉴스]

인천 서구 일대에서 엿새째 공급되고 있는 붉은 수돗물(적수) 사태가 학교 내 급식 중단으로 이어져 비상이 걸렸다.
 
인천시 교육청은 4일 인천 서구 일선 66개 학교들이 급식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교내에서 붉은 수돗물이 나온 것으로 확인된 학교는 이날 오전 10시 기준 서구 일대 초·중·고등학교 15곳 안팎으로 파악됐다.
 
서은선 인천시교육청 학교보건팀장은 "교육지원청을 통해 각 학교에 일일이 전화해 확인한 수치"라며 "또 수돗물 수질도 바뀌는 경우가 있어 이 수치는 확정적이지 않고 계속 변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교육청은 적수 피해 지역에 포함된다고 판단한 서구 검단·검암·청라와 영종도 일대 초·중·고교 62곳에 자체 급식을 중단하라고 지시한 상태다. 단설 유치원 4곳에도 같은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이들 학교는 사정에 따라 단축 수업을 하거나 대체 급식 또는 개인 도시락을 지참하도록 했다.
 
서구 나머지 학교 38곳은 적수 피해 지역과는 거리가 멀다고 보고, 학교장이 학부모 의견을 수렴해 급식 제공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하지만 학부모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직접적인 피해 지역에 포함되지 않더라도 거리가 멀지 않기 때문이다. 적수 피해가 발생한 서구 검단·당하·청라나 중구 영종도 일대에는 급식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검단 지역 한 학부모는 한 맘카페를 통해 "어느 학교는 급식하고 어디는 안 하고 이게 맞는지 모르겠다. 교육청에서 일원화된 급식 대책을 세우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학교 행정실에 문의한 결과 수질검사가 '적합'이라고 나와 급식을 제공한다고 했다. 하지만 아직도 녹물이 나오는데, 생수로 밥과 국을 하는 거 아니냐"고 토로했다.
 
시교육청은 자체 조사 결과와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의 적수 피해 신고 현황 등을 토대로 계속해서 급식 대책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김보아 인천시교육청 학교급식팀 주무관은 "적수가 나오지 않은 학교여도 '안심하고 급식을 해도 되느냐'는 민원이 많아 일단 적수 피해 지역에 있는 학교는 급식을 중단했다"고 부연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오후 1시 30분쯤 부터 인천시 서구 검암·백석·당하동 지역에 수돗물 대신 붉은 물이 나온다는 신고가 잇따라 접수됐다.
 
이번 적수 사태는 지난달 30일 풍납취수장과 성산가업장 전기설비 법정검사를 할 때 단수 없이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 수돗물 공급 체계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시는 기존 관로의 수압 변동으로 수도관 내부 침전물이 탈락해 이물질이 발생하면서 적수가 나온 것으로 추정하고, 공동주택 물탱크 청소비와 정수기 필터 교체 비용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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