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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값이 5억 싼데 땅값은 1위…이상한 공시지가

중앙일보 2019.06.04 11:40
서울 주거지 공시지가 1위, 강남구 대치동 '대치SK뷰'의 모습. [중앙포토]

서울 주거지 공시지가 1위, 강남구 대치동 '대치SK뷰'의 모습. [중앙포토]

서울의 주거지역 중 땅값이 가장 비싼 곳은 강남구 대치동 ‘대치SK뷰’ 아파트다. 지난달 31일 서울시가 공시한 개별공시지가에서 주거지역 1위를 기록했다. 1㎡당 1909만원으로, 3.3m²당 6300만원에 달한다. 
 

'대치SK뷰' 서울 주거지 공시지가 1위
강남 대장주는 '아크로리버파크'로 꼽혀
평당 공시가격도 반포가 더 비싼데 왜

그런데 ‘강남 대장주’로 자주 거론되는 단지는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다. 지난해 집값 폭등기에 ‘평당 1억원 거래설’까지 퍼졌을 정도다. 아크로리버파크의 올해 공시지가는 1㎡당 1667만원이다. 3.3m²당 5501만원이다.  
 
공시지가는 아크로리버파크가 대치SK뷰보다 더 싸다. 토지와 건물을 함께 산정한 공동주택 공시가격의 경우 전용 84㎡가 로열 동ㆍ층 기준으로 대치SK뷰는 14억원, 아크로리버파크는 19억400만원이다. 실제 매매가도 아크로리버파크가 더 비싸다. 그런데 왜 땅값은 더 싼 걸까.  
 
한국감정원의 한 관계자는 “땅만 놓고 가격을 매기다 보니, 치솟는 아파트 시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결과”라며 “공동주택의 경우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보유세 등 세금 부과하고 있고 공시지가는 크게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의 모습. [중앙포토]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의 모습. [중앙포토]

올해 기준 전국 3353만 필지(표준지 50만 필지 포함)의 값을 매기는 공시지가 제도는 1989년 처음 도입됐다. 이후 단독주택과 공동주택의 경우 토지와 건물가격을 함께 평가하는 공시가격제도를 2005년 도입했다. 공시지가가 시세를 제대로 반영 못하다 보니, 조세 형평성 차원에서 분리해 따로 평가하고 있다.  
 
강남구 부동산정보과의 한 관계자는 “개별공시지가의 경우 인근 표준지를 기준으로 토지 모양이나 도로조건을 보고 산정하기 때문에 실제 매매가와 비교 대상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치SK뷰의 공시지가의 기준이 된 표준지는 대치동 ‘동부센트레빌’이다. 1㎡당 1770만원으로, 아크로리버뷰의 표준지인 반포동 ‘반포주공아파트’(1㎡당 1520만원)보다 비싸다.  

 
그런데 실제 시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아파트의 공시지가는 왜 매기는 걸까. 국토교통부 부동산평가과 김세묵 사무관은 “공공택지를 개발할 때 공동주택 표준지 공시지가가 택지비 평가의 기준이 되고 있고, 각 지자체에서 주거지의 점용료나 사용료를 평가할 때도 쓰는 등 일부 제한적으로 쓰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공시지가는 비주거용도 즉 상업용지나 나대지의 과세 때 주요 지표로 쓰인다. 하지만 시세 대비 낮은 공시지가에 대한 시민단체의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지난 1월 기자회견을 갖고서 “서울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 33곳을 조사한 결과 정부가 정한 서울 아파트 땅값은 시세의 38%에 불과하다”며 “아파트를 제외한 부동산 가격은 정부가 정한 땅값인 공시지가에 국세청이 전한 건물가격을 더한 가격으로 세금을 부과하기 때문에 낮은 공시지가는 해당 부동산 소유자의 세금 특혜로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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