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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내 치매 비율 10% 낮추겠다"던 아베,3주만에 백기들었다

중앙일보 2019.06.04 10:59
"예방을 통해 70대 인구에서 치매 환자가 차지하는 비율을 2029년까지 10% 줄이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내걸었던 일본 정부가 결국 관련 계획을 포기했다고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과 도쿄신문이 4일 보도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연합뉴스]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근거가 없다"는 반발을 결국 넘어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가 관련 수치 목표를 처음으로 내세운 건 지난달 16일.
 
2019년부터 2025년까지의 기간동안 정부가 실시할 치매대책을 종합한 새로운 ‘치매 대강’의 초안에서 였다.   
 
70대에서의 치매 발병 연령을 향후 10년간 1년 정도 늦추면 70대 전체 인구중 치매 환자의 비율을 2025년까지 6%, 2029년까지 10% 낮출 수 있다는 구상이다.
 
일본 정부는 치매 발병 연령을 늦추는 방안으로 고령자의 사회적 교류를 늘리고, 운동부족을 개선하는 ‘예방 조치’강화를 제시했다.   
 
치매 예방법이 확립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예방 수치 목표를 내거는 일은 전세계적으로도 이례적이었다. 그래서 일본 언론들도 큰 관심을 갖고 정부의 방침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하지만 이후 관련 단체들로부터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일본의 '주문을 잘못 알아듣는 식당'에서 치매 노인들이 손님들에게 서빙을 하고 있다. 치매 노인들이 주문과 다른 엉뚱한 음식을 가져와도 불평하는 손님은 한명도 없다. [사진 '주문을 잘못 알아듣는 식당' 실행위원회 페이스북]

일본의 '주문을 잘못 알아듣는 식당'에서 치매 노인들이 손님들에게 서빙을 하고 있다. 치매 노인들이 주문과 다른 엉뚱한 음식을 가져와도 불평하는 손님은 한명도 없다. [사진 '주문을 잘못 알아듣는 식당' 실행위원회 페이스북]

닛케이는 “실제로 예방조치를 실시한 사람과 하지 않는 사람을 비교해 (치매 발병에 미치는)효과를 확인하는 연구 실적은 아직 충분치 않다"고 꼬집었다. 
 
관련 단체에선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오해를 낳을 지 모른다","예방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발병한 사람들이 자신의 책임을 너무 무겁게 느끼게 된다"는 우려들이 제기됐다.
 
연립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 의원들 일부도 "치매 예방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예방 목표를 설정했느냐","결국 치매에 걸린 사람들은 예방 노력을 게을리했다는 얘기가 되지 않느냐"고 정부에 이의를 제기했다. 
 
그래서 결국 일본 정부는 설정한 수치 목표를 단순한 참고치로만 활용키로 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공생 사회'실현을 내걸고 치매 수치 목표 설정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일본 정부가 제대로 체면을 구긴 셈이다. 
 
이를 두고는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치매에 들어가는 사회적 비용 절감에만 초점을 맞춘 나머지 관계자들로부터 충분한 의견수렴을 하지 않았던 일본 정부와 '아베 관저'의 졸속이 부른 결과”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도쿄신문은 전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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