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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물 생산자, 하루 물 2L 안 마셔도 되는 이유

중앙일보 2019.06.04 10:00
[더,오래] 이태호의 잘 먹고 잘살기(40)
사람이 체내에서 물을 만든다는 말은 거짓말같이 들리지만 사실이다. 그것도 먹은 음식량에 비례해서 말이다. 우리가 호흡으로 들이마신 산소의 전부가 물이 된다면 믿어지는가. <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사람이 체내에서 물을 만든다는 말은 거짓말같이 들리지만 사실이다. 그것도 먹은 음식량에 비례해서 말이다. 우리가 호흡으로 들이마신 산소의 전부가 물이 된다면 믿어지는가. <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사람이 체내에서 물을 만든다? 거짓말같이 들리지만 사실이다. 그것도 먹은 음식량에 비례해서 말이다. 우리가 호흡으로 들이마신 산소의 전부가 물이 된다면 믿어지는가. 영양성분을 에너지로 쓰고 폐기물 혹은 부산물로 만들어지는 것이지만. 이런 현상은 숨을 쉬는 모든 생물의 공통이다.
 
그런데 식물에서는 양상이 좀 다르다. 동물처럼 물도 만들지만 뿌리에서 흡수한 물은 아예 산소와 수소로 쪼개 흔적도 없이 소멸(?)시켜 버린다는 사실. 아니 소멸시키는 것이 아니라 수소는 포도당을 만드는 재료로 쓰고 산소는 대기 중으로 내뿜어 생명체의 호흡에 쓰이게 한다.
 
식물의 탄소동화작용은 물을 소비하고 산소를 내놓는 반응이다. 먼저 식물은 태양에너지를 사용해 물 분자를 산소와 수소(전자)로 쪼갠다. 여기서 발생하는 산소는 공기 중으로 발산하고 수소는 이산화탄소(CO2)를 동화시켜 포도당으로 만든다. 이 과정은 발견한 사람의 이름을 따 ‘캘빈 회로’라 명명했다. 이 공로로 노벨상을 탔다.
 
이렇게 식물에서 만들어진 포도당은 단백질, 지방, 비타민 등 모든 유기물질의 합성재료(전구체)로 쓰인다. 동물은 이 영양성분을 얻어먹고 산다. 이것이 바로 자연의 물질순환이다.


인간은 물 생산자, 식물은 소비자
아마존과 같은 밀림 지역을 지구의 허파라 부르는 이유는 식물이 물을 소비하고 산소를 내놓기 때문이다. 사진은 아마존 강의 항공뷰. <저작권자 ⓒ 1980-2019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아마존과 같은 밀림 지역을 지구의 허파라 부르는 이유는 식물이 물을 소비하고 산소를 내놓기 때문이다. 사진은 아마존 강의 항공뷰. <저작권자 ⓒ 1980-2019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동물이 끊임없이 소비하는 산소가 이렇게 식물에 의해 공급되다니! 아마존과 같은 밀림 지역을 지구의 허파라 부르는 이유다. 결론적으로 “식물은 산소의 생산자인 동시에 물의 소비자, 인간(동물)은 산소의 소비자이면서 물의 생산자”라는 절묘한 순환관계가 성립된다는 것이다.
 
식물은 이렇게 이산화탄소를 소비하고 산소만을 배출하는 게 아니다. 당연히 동물처럼 산소를 소모하고 이산화탄소를 내놓는 호흡도 한다. 그러나 호흡보다 광합성 반응이 더 크므로 둘을 합친 결과에 따라 식물은 산소를 내놓는 생명체로 취급한다. 동물이 내놓는 이산화탄소는 광합성의 원료이기 때문에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높을수록 식물의 광합성에는 유리하다.
 
식물이 만들어 준 영양성분은 동물이 대사하면서 최종적으로 에너지를 내놓고 탄산가스와 물로 바뀐다. 영양성분 속 탄소(C)와 산소(O)는 탄산가스(CO2)로 변해 날숨으로 나가고, 수소(H)는 들이마신 산소와 결합해 물로 되어 오줌과 땀 등으로 배설된다. 정말 조물주가 만든 신비한 생명현상이 아닐 수 없다.
 
지구 상 물의 총량은 변하지 않는다. 대기로 증발한 수증기는 비로 되어 다시 지표로 환원되고 식물이 빨아드린 물은 수소와 산소로 분해된다. 동물은 산소를 호흡으로 들이마셔 다시 물로 만든다. 이런 물의 순환계가 지구 상 물의 총량이 변하지 않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편 동식물이 마신 물은 물 자체의 성질은 변하지 않으면서 용매의 역할을 다하고 땀으로 오줌으로 자연계에 그대로 다시 환원된다.
 
산업혁명 이래 지구 상에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극적으로 증가했다. 이는 공장, 자동차 등으로부터 인간의 무분별한 탐욕에 의해 나오는 소산물이다. 사진은 영국 산업혁명 당시 공장 굴뚝에서 연기가 나오는 모습을 그린 그림. [중앙포토]

산업혁명 이래 지구 상에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극적으로 증가했다. 이는 공장, 자동차 등으로부터 인간의 무분별한 탐욕에 의해 나오는 소산물이다. 사진은 영국 산업혁명 당시 공장 굴뚝에서 연기가 나오는 모습을 그린 그림. [중앙포토]

 
그런데 여기에 아이러니가 있다. 산업혁명 이래 지구 상에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극적으로 증가했다. 이는 인간 등 동물이 에너지대사에 의해 내놓는 이산화탄소가 아니라 공장, 자동차 등으로부터 인간의 무분별한 탐욕에 의해 나오는 소산물이다. 식물이 다 소비하지 못할 정도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여 지구 상 동물이 질식할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아니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지난 150년 사이 평균 이산화탄소 농도는 280ppm에서 400ppm으로 무려 43%나 늘어났다. 그동안 증가 추세가 가속해 최근에는 해가 바뀔 때마다 3ppm씩 올라가고 있다. 이산화탄소는 온실효과 때문에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주원인으로도 꼽힌다. 지구의 장래가 걱정될 정도다. 그래서 탄소배출권이라는 이상한 국제법이 생기고 함부로 탄산가스도 배출할 수 없게 됐다. 배출권을 나라 간에 서로 사고파는 괴상한 거래도 생겼다.


하루 300cc 물 만들어
자, 그러면 인간은 에너지대사로 물을 얼마나 만들까. 그렇게 대수롭지는 않다. 지방 100에 물 100, 포도당(탄수화물)은 100에 60, 단백질은 100에 42 정도가 생긴다. 지방이 열량이 많은 만큼(수소가 많음) 가장 많은 물을 만들어 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만드는 물의 양은 개인차가 심하지만 하루에 약 300g(cc)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물이 사람의 몸속에서 상당량 만들어지다니! 정말 놀랍지 아니한가.
 
그러나 물을 마시지 않아도 될 정도의 양은 아니다. 보통 하루에 필요한 물양의 약 10% 정도가 이렇게 공급된다 한다. 이 외 하루에 필요한 물의 대부분은 밥, 반찬, 국 등 음식으로 채운다. 그래도 모자라면 갈증을 느낄 때 마셔주면 된다. 하루 물 2L, 혹은 8잔 정도를 의무적으로 마시라는 것은 거짓이다.
 
이태호 부산대 명예교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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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호 이태호 부산대 명예교수 필진

[이태호의 잘 먹고 잘살기] 시중에는 건강식품이 넘쳐나고 모든 식품이 약으로 변했다. 허위와 과대광고로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다반사다. 함량 부족의 전문가가 TV에 붙박이로 출연하면서 온갖 왜곡정보를 양산하고 소비자를 기만한다. 음식으로 치료되지 않는 질병이 없고 그들의 말대로라면 질병에서 해방될 것 같은 분위기다. 대한의사협회가 이들을 쇼닥터로 지칭하고 규제대상으로 삼을 정도로 이제 그 도를 넘겼다. 노후에 가장 관심사인 건강관리를 위해 올바른 지식을 알리고 시중의 잘못된 식품에 대한 왜곡된 상식을 바로잡는 데 일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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