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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공격에도 보폭 넓히는 양정철…이번엔 박원순·이재명 면담

중앙일보 2019.06.03 18:37
박원순 서울시장과 양정철 민주당 민주연구원장이 3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시장실에서 열린 면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두 사람은 이 자리에서 서울시의 싱크탱크인 서울연구원과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의 공동연구 협약을 통해 양 기관의 정책 공조를 약속했다. [뉴스1]

박원순 서울시장과 양정철 민주당 민주연구원장이 3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시장실에서 열린 면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두 사람은 이 자리에서 서울시의 싱크탱크인 서울연구원과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의 공동연구 협약을 통해 양 기관의 정책 공조를 약속했다. [뉴스1]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은 정면돌파를 택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이유로 일거수 일투족이 언론의 주목을 받는 상황에서도 그는 공식적으로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자유한국당 등 보수진영에서 지난달 21일 양 원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의 사적 만남에 대해 여전히 비판의 화살을 겨누고 있지만 아랑곳하지 않는 모양새다.
 
양 원장은 3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에 참석한 후 점심 때 일부 출입기자들과 ‘샌드위치 미팅’을 가졌다. 자신의 이미지에 대한 오해를 해소하고 소통을 확대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이날 오후에는 서울연구원, 경기연구원과 민생 정책 실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 유력 대선주자들을 잇따라 만났다. 5일에는 국회에서 민주연구원과 당ㆍ정ㆍ청 관련 기구 합동 주관으로 ‘포용국가 실현을 위한 자치분권과 지역혁신’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왼쪽 두번째부터)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3일 오후 서울시청 시장실에서 서울연구원과 민주연구원의 정책연구협약식에 앞서 면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왼쪽 두번째부터)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3일 오후 서울시청 시장실에서 서울연구원과 민주연구원의 정책연구협약식에 앞서 면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청에서 박 시장을 만난 양 원장은 “시장님께 인사드리고 한 수 배우러 왔다”며 “시장님은 당의 소중한 자산이자 정책의 보고이고 아이디어 뱅크”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울시가 생활정치, 국민에게 밀착된 밀착형 생활정책을 생생하게 시도하고 있다”며 “저희 연구원도 시장님과 서울시의 축적된 정책과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배워서 좋은 사례가 저희 당이나 다른 광역단체에도 널리 공유될 수 있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에 박 시장은 “원장님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민주당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당의 민주연구원과 시의 서울연구원이 함께 정책을 연구하는 것은 민생, 시민, 생활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이어 “서울시의 혁신정책들이 문재인 정부 들어 전국화하고 있다”며 “불평등, 사회양극화, 저출생, 고령화, 일자리, 민생경제의 돌파구가 열리고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서울시가 트라이앵글을 이루는 시발점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국회 정보위 소속 김도읍(오른쪽 두번째), 이은재(왼쪽 세번째) 의원을 비롯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더불어민주당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의 비공개 회동과 관련한 감찰을 요구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이 자리에서 서 원장과 양 원장의 회동이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관권선거'라는 의혹을 제기하며 청와대의 감찰을 요구했다. [뉴스1]

국회 정보위 소속 김도읍(오른쪽 두번째), 이은재(왼쪽 세번째) 의원을 비롯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더불어민주당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의 비공개 회동과 관련한 감찰을 요구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이 자리에서 서 원장과 양 원장의 회동이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관권선거'라는 의혹을 제기하며 청와대의 감찰을 요구했다. [뉴스1]

 
여권 핵심과 서울시장의 만남이 관권선거 논란으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추경민 서울시 정무수석은 “우리는 시에서 협조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라며 “그런 오해가 생길 수 있는 건 당연하지만, 그런 부분은 민주연구원의 몫”이라고 말했다.
 
양 원장은 이재명 경기지사를 만나서도 “제가 경기도 수원시민인데 이 지사님은 우리가 뽑은 우리 지사님”이라며 “지사님이 갖고 계신 획기적인 발상과 담대한 추진력, 그걸 통해서 경기연구원과 민주연구원이 나라에 보탬이 되는 방향으로 함께 힘을 모을 수 있는 일을 같이 했으면 해서 찾아뵀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경기도가 하고 있는 정책들을 전국 단위로 확대할 수 있으면 저희도 고마운 일이고 좋은 일”이라며 “여기까지 일부러 와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와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3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경기연구원과 민주연구원의 공동연구협약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와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3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경기연구원과 민주연구원의 공동연구협약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양 원장의 이같은 광폭 행보는 야권의 공격에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란 관측이 나온다. 양 원장과 가까운 한 민주당 의원은 “양 원장이 이 정도 해프닝에 주눅 들 성격은 아니다”라며 “총선 앞두고 민주연구원의 역할과 기능이 더 중요해지는데 그에 걸맞는 활동을 잘 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양 원장과 가까운데다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맡고 있는 이철희 의원도 “양 원장은 민주연구원이 마땅히 해야 할 일들을 적극적으로 찾아서 하고 있다”며 “표면적으로 ‘권력 놀음’이 드러난 것도 아닌데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보려고 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야당은 총선을 앞둔 선심 행정을 경계하며 국회의 교섭단체 소속 정당정책 연구기관이 업무협약에 다함께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을 맡고있는 김세연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정당과 광역지자체의 싱크탱크가 ‘정책연구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한다는데 총선을 앞둔 시기라서 그 말이 곧이곧대로 들리지는 않는다”며 “지자체의 장이 특정 정당의 당적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 지자체가 해당 정당의 전유물이 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비판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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