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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품 없어지면 매우 실망" 응답자 40%를 넘겨라

중앙일보 2019.06.02 08:00
[더,오래] 김진상의 반짝이는 스타트업(48)
지난 4월, LG가 기업 벤처캐피탈(CVC)을 통해 현재까지 미국 스타트업에 약 1900만 달러를 투자했다고 전했다. 많은 스타트업이 벤처캐피탈로부터 투자를 받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투자를 따내는 것도 좋지만, PMF 달성에도 힘써야 한다. 사진은 구광모 LG 회장(앞줄 왼쪽 세 번째)이 엘지 테크 컨퍼런스를 찾은 모습. [연합뉴스]

지난 4월, LG가 기업 벤처캐피탈(CVC)을 통해 현재까지 미국 스타트업에 약 1900만 달러를 투자했다고 전했다. 많은 스타트업이 벤처캐피탈로부터 투자를 받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투자를 따내는 것도 좋지만, PMF 달성에도 힘써야 한다. 사진은 구광모 LG 회장(앞줄 왼쪽 세 번째)이 엘지 테크 컨퍼런스를 찾은 모습. [연합뉴스]

 
스타트업이 PMF(Product-Market Fit) 달성 없이도 언론 기사를 화려하게 장식하고, 정부와 대학 등 각종 기관으로부터 경진대회 대상을 차지하는 경우도 많다. 심지어 벤처캐피탈로부터 투자 유치에 성공하기도 한다.
 
“열심히 뛰다 보면 하나라도 걸리겠지”라는 마음으로 미친 듯이 광고대행사와 기자, 투자자를 만나고, 경진대회에 참가하며 비용을 써서 얻는 결과다. 그러나 이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수반하지 못하고 결국 재앙으로 이어진다. PMF 달성이야말로 제품 성공의 척도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지난 호에서 공유한 PMF 달성 여부를 측정하는 방법의 하나인 션 앨리스의 '40% 가이드라인'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도록 하자. 회사의 현 상태를 개선하려면 측정 가능해야 한다. 션 앨리스는 “이 제품이 없다면 매우 실망할 것이다”라고 응답하는 고객의 비율이 전체 응답자의 40%를 넘어간다면 PMF를 달성했다고 볼 수 있다는 경험적 방법을 제시한다.
 
"본 제품이 없어진다면 당신은 얼마나 실망할 것 같습니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3가지 중 하나의 답변을 선택하도록 하라. [자료 션 앨리스, icooon mono, 제작 조혜미]

"본 제품이 없어진다면 당신은 얼마나 실망할 것 같습니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3가지 중 하나의 답변을 선택하도록 하라. [자료 션 앨리스, icooon mono, 제작 조혜미]

 
제품 사용 경험이 있는 고객에게 “본 제품이 없어진다면 당신은 얼마나 실망할 것 같습니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a) 매우 실망할 것이다, b) 약간 실망할 것이다, c) 상관없다의 3가지 답변 중 하나를 선택하게 한다. a)의 비중이 40% 이하인 기업은 항상 PMF를 달성하지 못해 사업에 어려움을 겪는다 볼 수 있다. 션 앨리스는 PMF 개선을 이루려면 “본 제품이 없어진다면 당신은 얼마나 실망할 것 같습니까”라는 질문에 다음 질문을 추가하면 좋다고 주장한다.
 
-본 제품을 가장 잘 사용할 사람은 어떤 부류라고 생각하십니까
-본 제품이 고객에게 주는 최고의 장점은 무엇입니까
-본 제품에 필요한 개선점은 무엇입니까


타깃 고객의 ‘페르소나’ 파악에 유용한 답변
'40% 가이드라인'을 주장하는 션 앨리스(Sean Ellis). [사진 flickr(저자 JD Lasica)]

'40% 가이드라인'을 주장하는 션 앨리스(Sean Ellis). [사진 flickr(저자 JD Lasica)]

 
1번과 2번 답을 통해 우리 제품을 어떤 사람들이 가장 잘 사용하고 있는지, 어떤 사람들에게는 효용성이 떨어지는지 파악할 수 있다. 해당 페르소나를 지속해 관찰하고 자원을 집중시켜 PMF 개선에 참고한다. 특히 ‘매우 실망할 것’이라는 답변은 타깃 고객의 페르소나를 정의하는 데 아주 유용하다. ‘상관없다’고 답한 고객의 요구 사항은 무의미하므로 자원을 투입하지 않으면 된다.
 
PMF를 더욱 빠르게 개선하고 성장에 속도를 내려면 ‘매우 실망할 것’이라고 답한 사람뿐 아니라, ‘약간 실망할 것’이라고 미지근하게 응답한 사람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들은 있으면 쓰고, 없으면 안 쓰는 일종의 방관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1%의 부족함을 채워주면 열렬한 팬으로 탈바꿈할 잠재력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매우 실망할 것’이라 답한 고객의 2번 답변을 분석해 이와 동일한 ‘약간 실망할 것’이라고 답한 고객을 추출해 이들이 요구한 개선점을 분석하는 것이다.
 
‘매우 실망할 것’과 ‘약간 실망할 것’이라 답한 이유에 집중해 제품을 개발하고 개선하면 PMF 달성에 상당한 효과를 낼 수 있다. 션 앨리스의 40% 가이드라인은 사업을 영위하는 한 영구적으로 관찰해야 하는 가이드라인이다. 따라서 40% 이하의 스타트업에게는 도전을, 그 이상의 스타트업에게는 희망을 던져준다.
 
회사 인력은 늘어나는 가운데 언론에 더 많은 기사가 나가고, 정부의 표창과 경진대회 수상을 따내며, 강연에 더 많이 불러 다님에도 불구하고 ‘본 제품이 없어진다면 매우 실망할 것’이라는 답변이 점점 줄어든다면 스타트업은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기를 친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김진상 앰플러스파트너스(주) 대표이사·인하대 겸임교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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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상 김진상 앰플러스파트너스(주) 대표이사 및 인하대 겸임교수 필진

[김진상의 반짝이는 스타트업] 창업의 길은 불안하고 불확실성이 가득합니다. 만만히 봤다가 좌절과 실패만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이 풀고 싶어하는 문제를 같이 고민하고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가치를 창출할 수만 있다면 그 창업은 돈이 되고 성공할 수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이 소용돌이치는 기업 세계의 시대정신은 스타트업 정신입니다. 가치, 혁신, 규모가 그 키워드입니다. 창업에 뛰어든 분들과 함께 하며 신나는 스타트업을 펼쳐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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