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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재의 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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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재 중앙일보 국방부 출입기자 seajay@joongang.co.kr

가장 위험한 곳에 투입···온도계 들고 싸우는 美특수부대

중앙일보 2019.06.02 06:00
 

헝가리 유람선 침몰 사고의 수색ㆍ구조 작업을 위해 해군 해난구조 전대(SSU)가 지난달 30일 현지로 급파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열린 긴급 관계 장관 대책회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라며 “구조 인원과 장비를 최대한 빨리 투입해 사고 수습과 조치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세월호 구조작전 경험자를 포함한 SSU 대원 7명은 바로 수색ㆍ구조 장비를 챙긴 뒤 민항기를 타고 헝가리로 이동했다.
 
러시아 육군 제200 독립 기계화 보병 여단은 장병들이 순록 썰매를 타고 훈련을 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 유튜브 캡처]

러시아 육군 제200 독립 기계화 보병 여단은 장병들이 순록 썰매를 타고 훈련을 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 유튜브 캡처]

  
SSU는 전시는 물론 평시에도 인명구조, 선체인양, 항만ㆍ수로 장애물 제거 등 임무를 맡는다. 해군 특수전전단의 예하에 있는 특수부대다. 1950년 창설된 뒤 주로 해난사고를 수습했다. 2012년 12월 12일 북한이 서해위성 발사장(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장거리 로켓인 은하 3호를 쏘자 이틀 후 서해 바닷속에서 이 로켓의 잔해물을 건져 올린 부대가 SSU다. 
 
한 명의 SSU 대원으로 거듭나려면 혹독한 훈련을 거쳐야 한다. 고글에 물을 채우고 종일 훈련을 받는 과정도 있다. 잠수 중 고글에 물이 들어가는 상황에 대비하는 차원이다.
 
해군 해난구조전대(SSU) 대원들이 심해 구조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해군]

해군 해난구조전대(SSU) 대원들이 심해 구조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해군]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은 “특수부대는 특수한 임무를 위해 특수한 훈련을 받고 특수한 장비를 보유한 부대”라고 정의했다. ‘특수한 임무’엔 바다에서 사람을 구하거나 침몰한 배를 인양하는 임무도 들어간다. 그래서 SSU를 특수부대의 하나로 꼽는다. SSU처럼 특수부대이지만 꼭 총을 쏘거나 폭발물을 터뜨리지 않는 특수부대가 세상에 꽤 많다.
 
 
특수한 임무, 특수한 훈련, 특수한 장비
다양하고 이색적인 특수부대는 미군에서 찾기 쉽다. 미군은 육ㆍ해ㆍ공군, 해병대의 특수부대를 모아 놓은 특수작전사령부(SOCOM)와 1급의 특수부대들만이 따로 뭉친 합동특수작전사령부(JSOC)를 운영하고 있다. 미군 특수부대는 역사가 길고, 전력도 탄탄하며, 장비도 좋다.
 
미 공군 특수작전 기상팀(SOWT)이 장비를 꺼내 기상관측을 하고 있다. [사진 미 공군]

미 공군 특수작전 기상팀(SOWT)이 장비를 꺼내 기상관측을 하고 있다. [사진 미 공군]

 
수많은 미군 특수부대 가운데 특수작전 기상팀(SOWT)은 가장 특수하다. 2010년 아프가니스탄 북동부의 미군 기지에서 있던 일이다. 탈레반이 미군 기지를 공격하자 미 공군의 트래비스 샌퍼드 하사가 반격을 시작했다. 그런데 그는 전투에서 사격하거나, 부상자를 치료하지 않았다. 대신 대기 측정기구를 꺼내 든 뒤 풍속과 풍향, 시계(視界)를 살펴봤다. 부상자를 실어 나를 응급헬기에 현지의 기상 상황을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SOWT 대원이다. SOWT는 2008년 만들어진 미 공군 소속의 특수부대다. 가장 위험한 곳에 들어가 항공기 비행에 필요한 기상정보를 제공하는 게 SOWT의 임무다. 샌퍼드 하사는 부상자를 응급헬기로 나른 뒤 총을 들고 탈레반과 용감히 싸웠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동성훈장을 받았다.
 
 
'기상팀' 가장 위험한 곳에서 활약, 동성훈장도 받아
미군은 아프가니스탄과 같은 오지에서 전투할 때 SOWT의 필요성을 느꼈다. 폭격이나 물자 투하, 공수 작전, 항공기 이착륙에 기상정보를 알아야 하는데 아프가니스탄에선 기상관측소가 적을뿐더러 기상정보를 얻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SOWT가 직접 현지로 들어가 기상을 관측하게 됐다.

 
2005년 이라크에서 미 해병대 앵글리코 대원들이 공군에게 화력을 요청하고 있다. [사진 미 해병대]

2005년 이라크에서 미 해병대 앵글리코 대원들이 공군에게 화력을 요청하고 있다. [사진 미 해병대]

 
미 공군은 SOWT의 이름을 지난 4월 30일(이하 현지시각) 특수정찰(SR)로 바꿨다. 앞으로 중국이나 러시아 등 강대국과의 전쟁을 앞두고 SR에 더 다양한 임무를 주어야 한다는 게 미 공군의 판단이다. 미 공군은 SR 훈련에 공중 낙하와 수중 침투, 생존 기술, 장거리 사격을 강화할 방침이다.
 
미 공군의 SOWT(SR)이 온도계ㆍ기압계ㆍ풍속계를 들고 싸운다면, 미 해병대의 항공함포 연락중대(ANGLICOㆍ앵글리코)는 무전기가 주무기인 특수부대다. 앵글리코는 항공ㆍ지상ㆍ해상화력 지원을 협조ㆍ조정하는 부대다. 항공 폭격이나 포병ㆍ함포 사격에 앞서 목표물과 위치를 알려주고, 정확한 포격을 유도하는 게 임무다. 부대 표어는 ‘하늘에서 번개를, 바다에서 천둥을(Lighting from the Sky, Thunder from the Sea)’.
 
미군에서 특수부대로 분류하지 않지만, 앵글 리코 대원이 되려면 낙하ㆍ레펠, 고무보트 기습 작전(CRRCO), 특수정찰 침투ㆍ퇴출(SPIE)에 숙달하는 과정을 통과해야만 한다. 미 해병대엔 현재 6개의 앵글리코가 있다.
 
 
야간비행 전문 조종사, 빈 라덴 사살 작전도 투입
미 육군 제160 특수작전항공연대는 나이트스토커(Night Stalkersㆍ야간 사냥꾼)라 불린다. 별명에 걸맞게 야간 비행에 특화한 부대다.

 
미 육군 제160 특수작전 항공연대가 야간 침투훈련을 하고 있다. [Military Division 유튜브 캡처]

미 육군 제160 특수작전 항공연대가 야간 침투훈련을 하고 있다. [Military Division 유튜브 캡처]

 
1980년 이란 테헤란에서 벌어진 미국인 억류 사건을 계기로 부대가 탄생했다. 당시 지미 카터 미 대통령은 미국인 인질을 구출하려 특수부대를 보냈지만, 특수부대를 태운 헬기가 공중급유기와 충돌하면서 작전이 실패했다. 낯선 지형과 모래바람 때문에 일어난 사고였다. 실패를 교훈으로 삼아 미군은 저고도 침투 비행과 야간 비행 능력을 갖춘 부대를 창설했는데, 바로 나이트스토커다.
 
나이트스토커의 승객은 미군 특수부대다. 2011년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한 미 해군의 데브그루도 나이트스토커의 헬기로 이동했다. 나이트스토커 대원은 ‘적성 화기’로 불리는 러시아제 AK-47 소총도 쏠 줄 안다. 여군 대원도 있다.
 
 
첩보와 민심 관리 전문 특수부대의 은밀한 활약 
미군은 특수부대 전용의 첩보기관인 정보 지원대(ISA)를 따로 두고 있다. 별명은 ‘회색 여우 (Gray Fox)’다. 육군의 델타포스나 해군의 데브그루와 같은 최정예 특수부대가 출동할 경우 이들보다 앞서 작전지에 들어가 작전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는 부대다.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제95 민사여단 대원. [사진 미 국방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제95 민사여단 대원. [사진 미 국방부]

 
암살ㆍ폭파ㆍ사보타주 등 특수공작도 ISA의 전문분야다. 대부분 특수부대 출신이기 때문에 전투에도 능하다.
 
제95 민사여단은 미군의 특수부대 중 하나다. 미군 특수부대가 활동하는 지역의 민심을 안정시키는 게 이들의 임무다. 주로 현지 군이나 경찰을 훈련하고, 지형을 분석하며, 주민을 치료한다. 여차하면 전투에도 뛰어든다.
 
 
소방 전문 공수부대 전쟁 뒤 산불 소방대로
미국엔 스모크점퍼(Smokejumpers)란 특수 소방대가 있다. 산불이 나면 헬기에서 밧줄을 타고 내리거나 항공기에서 낙하산을 메고 뛰어내린 뒤 불을 끄는 소방대다. 미국이 넓다 보니 공수 소방대가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스모크점퍼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미군이 나온다.

 
낙하산을 타고 산불지역으로 내려가 진화를 하는 미국의 스모크점퍼 대원. [사진 Cell Code]

낙하산을 타고 산불지역으로 내려가 진화를 하는 미국의 스모크점퍼 대원. [사진 Cell Code]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 육군은 제555 공수 보병대대를 만들었다. 장교에서부터 병사까지 흑인으로만 이뤄진 공수부대다. 이 부대는 미국 땅에서 싸웠다. 이들의 전쟁터는 미국 서부의 산림지대였다.
 
1944~45년 일본은 9000여 개의 기구 폭탄을 미국으로 보냈다. 당시 해군력과 공군력이 약한 일본은 기구에다 폭탄을 매달아 태평양을 건너는 방식으로만 미국 폭격이 가능했다. 1000개 남짓의 기구 폭탄이 미국에 도착했다고 한다. 555대대는 일본의 기구 폭탄 때문에 일어난 산불을 진압했다.
 
현재 미국엔 각각 산림청(USFS) 아래 7개가, 토지관리국(BLM) 아래 2개의 스모크점퍼 팀이 활동하고 있다. 캐나다의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에도 스모크점퍼 팀이 있다.
 
 
방독면 쓰고 사격하는 화생방 특임대
미국 정도는 아니지만 한국에도 별별 특수부대를 볼 수 있다.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의 화생방 특임대는 화학ㆍ생물학ㆍ방사능(CBRN) 테러나 화생방 전투에서 대비하는 부대다. 화생방 상황에서 정찰하며 인명을 구출하거나 제독 작업을 한다.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 화생방 특임대 대원들이 특수 방호복장과 장비를 갖추고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국방부]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 화생방 특임대 대원들이 특수 방호복장과 장비를 갖추고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국방부]

 
헬기 레펠, 공수 낙하, 특공 무술, 인명 구조 능력을 갖췄다. 방독면을 쓰고 사격하는 훈련도 받는다. 늘 무거운 장비를 들고 다니기 때문에 특전사 버금가는 체력단련도 필수다.
 
육군의 정보 군사특기 가운데 땅굴탐지(주특기 번호·152104)탐지분석병(152296)이 있다. 북한의 땅굴을 찾아내는 군사특기 들이다. 그리고 육군은 '시추대대'라는 땅굴탐지 부대를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4개의 남침용 땅굴을 판 북한에 맞서는 부대다.
 
시추대대는 땅굴을 찾지만, 요즘은 물이 부족한 곳에 찾아가 우물을 파는 임무를 주로 한다고 한다. 95년 삼풍백화점 사고 때 실종자 수색에도 시추대대가 투입됐다.
 
 
인도 '기병대', 일본 '오토바이', 러시아 '순록' 타고 출동 
전투 부대에도 제법 특별한 부대가 있다. 20세기 전차와 장갑차가 나오면서 기병대는 사라졌다. 대부분의 국가에선 기병대는 의전용 부대이거나 부대 명칭으로만 남아있다. 그러나 인도와 중국에선 얘기가 다르다. 인도 육군의 제61 기병대는 국내 질서유지 작전에 참가하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 육군에도 2개 대대 규모의 기병대가 남아 있다고 한다. 인도와 중국은 외진 산악이나 길이 무너진 곳에 차량 대신 말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기병대를 아직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 육군 기병대. [사진 Top81.cn]

중국 인민해방군 육군 기병대. [사진 Top81.cn]

  
일본 육상자위대 오토바이 정찰팀이 기동 중 사격훈련을 하고 있다. [Twin Tyre 유튜브 캡처]

일본 육상자위대 오토바이 정찰팀이 기동 중 사격훈련을 하고 있다. [Twin Tyre 유튜브 캡처]

 
일본 육상자위대엔 오토바이 정찰 부대가 있다. 이 부대는 헬기로 쉽게 공수될 수 있다. 기동성 덕분에 은밀하고 빠르게 치고 빠지는 전술이 가능하다. 주행 중 핸들에서 손을 놓고 사격하거나, 오토바이에서 내린 뒤 오토바이를 엄폐물로 삼아 사격하는 훈련도 한다. 부대의 오토바이는 쉽게 불이 안 붙는 디젤유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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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별난 탈 것을 보유한 부대에서 러시아를 빼면 섭섭하지 않을까. 러시아 해군 북해함대 합동전략사령부는 북극권 지역을 방어하는 육ㆍ해ㆍ공 합동부대다. 이 부대의 지상군 중 핵심인 제200 독립 기계화 보병 여단은 북극 환경에 생존할 수 있는 훈련을 받았다. 전차와 장갑차를 갖고 있지만, 훈련 때 개썰매와 순록 썰매를 타고 다니는 모습도 보였다. 개썰매와 순록 썰매는 전통적인 북극권 교통수단이다. 물론 스키도 타고 다닌다.
 
순록 썰매틀 타고 북극권 방어 훈련 중인 러시아 육군. [사진 러시아 국방부]순록 썰매틀 타고 북극권 방어 훈련 중인 러시아 육군. [사진 러시아 국방부]순록 썰매틀 타고 북극권 방어 훈련 중인 러시아 육군. [사진 러시아 국방부] 개썰매로 이동 중인 러시아 육군. [사진 러시아 국방부]북극권에서 훈련 중인 러시아 육군. 불을 쬐며 잠시 쉬고 있다. [사진 러시아 국방부]순록 썰매 옆에서 경계 중인 러시아 육군. [사진 러시아 국방부]
  
지난해 5월 9일 승전 기념일 열병식 때 러시아 육군이 공개한 TTM-1901 베르쿠트. 기관총을 탑재해 전투용으로 쓸 수 있다. [사진 VITALY KUZMIN]

지난해 5월 9일 승전 기념일 열병식 때 러시아 육군이 공개한 TTM-1901 베르쿠트. 기관총을 탑재해 전투용으로 쓸 수 있다. [사진 VITALY KUZMIN]

 
이 부대엔 많은 대수의 스노모빌도 있다. 그런데 러시아는 200여단과 같은 북극권 부대 전용의 전투용 스노모빌도 개발했다. 지난해 5월 9일 승전 기념일 열병식 때 공개한 TTM-1901 베르쿠트다. 최대 5명까지 탈 수 있으며, 최고 속도가 시속 58㎞로 달리는 이 스노모빌엔 7.62㎜ 기관총을 붙였다 뗐다 할 수 있다. 최근 러시아가 북극권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하고 있다는 증거다.
 
이철재 기자, 박용한 군사안보연구소 연구위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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