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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원 찍은 비트코인, 어디까지 갈까 팽팽한 전망

중앙일보 2019.06.02 06:00
암호화폐(가상통화)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이 최근 1000만원 선을 넘어서면서 앞으로의 가격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비트코인 시세는 2018년 1월 초 2500만원 대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말 300만 원대까지 급락했다. 올 3월까지만 해도 400만 원대에 머물던 비트코인 가격은 4월 들어 급등하더니 5월 27일엔 1000만원마저 넘어섰다. 2017년을 투자 열풍 당시를 떠올리게 하는 무서운 상승세다. 
 
급등세의 시작은 ‘만우절 거짓말’이었다. 지난달 1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460만 원대이던 비트코인이 바로 500만 원대로 뛰었다. ETF 승인은 거짓으로 드러났지만 기대감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았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 이끈 3대 호재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한 이유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주요 원인은 세 가지로 압축된다. 글로벌 대기업의 블록체인 사업 참여, 신흥국 통화가치 하락, 반감기 효과다. 
  
올해 스타벅스는 암호화폐를 이용해 지불할 수 있는 결제 앱을 시범적으로 도입했고, 마이크로소프트도 비트코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탈중앙화 아이디 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으로 알려졌다. JP모건과 페이스북을 비롯해 자체적인 암호화폐 발행 계획을 밝힌 곳도 여럿이다. 한중섭 체인파트너스 리서치센터장은 “2017년엔 개인투자자가 투기수요로 끌어올린 시장이었던 반면 지금은 글로벌 기업들이 관련 사업에 투자하면서 비트코인에 대한 신뢰가 강화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대외 여건도 영향을 미쳤다. 미·중 무역 전쟁으로 세계 경제 시장이 침체하고 달러 상승 기조에서 신흥국 시장이 투자처로 매력을 잃으면서, 목적 없는 돈이 비트코인 시장으로 몰린단 해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5월 28일 보고서를 내고 “최근 비트코인의 상승세는 자체적인 이슈보다 달러 인덱스 상승과 그에 따른 라이벌 위험자산인 신흥자산의 약세에서 기인했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 반감기가 다가오고 있단 점도 불을 붙인 요소다. 비트코인은 애초 설계될 때 전체 채굴량을 한정해뒀다. 특정 시점부턴 채굴량을 현격히 줄이는데, 내년 5월에 기존 채굴량의 절반으로 줄어드는 3차 반감기가 예정돼 있다. 비트코인 희소성이 커지는 만큼 가격이 뛸 가능성이 크다. 『넥스트머니』의 저자 이용재씨는 “반감기는 공급 축을 무너뜨리는 이벤트”라며 “역사적으로 비트코인의 반감기 직전 1년 수익률은 100%를 넘어설 만큼 매력적이었다”고 설명했다.  
 
ETF, 선물상품 등장하면 ‘대박’?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가 대안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을지를 두고는 정부 당국과 암호화폐 업계의 입장이 명확히 갈린다. 암호화폐 업계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로 꼽는 것 중 하나가 미국 암호화폐 선물상품거래소 백트(Bakkt)의 비트코인 선물상품 테스트다. 
 
백트는 7월 중 비트코인 선물 상품 시범 사업에 돌입한다며, 미국 선물상품거래위원회(CFTC)와 긴밀히 협조 중이라고 공식 입장을 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ETF 승인, CFTC의 백트 선물상품 승인은 기관투자자의 투자를 쉽게 한단 점에서 암호화폐 시장의 숙원사업으로 꼽힌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투자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에 가깝고, 두 사안 모두 현실화된 건 전혀 없다. 오히려 미국 정부 입장은 암호화폐에 대해 조심스러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SEC는 지난달 '디지털 자산의 투자계약증권 분석 프레임워크'란 이름의 가이드라인을 통해 어떤 토큰을 증권으로 볼 것인지 판단하는 기준을 공개했는데, 'ICO(암호화폐공개)를 통해 발행되면 사실상 증권으로 본다‘는 기존 입장을 확인하는 내용이라서 미국 암호화폐 업계의 불만을 샀다. 증권으로 판단되면 미국 정부의 깐깐한 규제를 받아야 한다. 
 
“화폐로 쳐주기엔…” 회의적 전망도 
우리 정부 입장은 미국 정부보다도 엄격하다. 노형욱 국무조정실장은 5월 28일 관계부처회의를 열고 “가상통화는 법정화폐가 아니며 누구도 가치를 보장하지 않기 때문에 가상통화 투자는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또 자금세탁방지를 주요 안건으로 하는 특정금융정보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인 상황을 언급했다. 암호화폐를 불법자금 유입 수단 및 투기 수단으로 바라보는 정부 시각을 드러낸 셈이다. 
 
5월 27일 서울 강남구 한 가상화폐 업체 전광판에 비트코인 가격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5월 27일 서울 강남구 한 가상화폐 업체 전광판에 비트코인 가격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증권가도 암호화폐 투자에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세계 경제 침체로 인해 단기적으로 투기 자금이 쏠리는 ‘반짝 효과’라는 것이다. 앞서 한국투자증권 보고서는 “비트코인 상승세가 중장기적인 트렌드가 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 없다”며 “암호 ‘화폐’라고는 하지만 화폐 본연의 역할을 하기에는 펀더멘털이 불분명해서 투자심리에 따라 변동성이 극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나 영란은행 등 주요 중앙은행에서 암호화폐를 화폐가 아닌 ‘위험자산’ 중 하나로 보고 있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은 사실도 인용했다. 애초에 대안적 투자처로 떠오른 것이기에 “강 달러 기조가 어느 정도 수그러들고 해당 이슈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면 비트코인의 방향성 역시 불분명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루 120% 상승, 알트코인 투자는 특히 유의
홍승진 두손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는 “세계적으로 볼 때 뉴욕주와 일본 정도를 빼면 거래소가 제대로 법제화된 곳이 별로 없다. 거래소에서 해킹 사건이 일어나거나 임직원이 횡령 등 범죄를 저지른다고 해도 투자자가 보호를 받기 매우 어려운 구조”라며 암호화폐 투자 시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비트코인 이외 암호화폐를 뜻하는 ‘알트코인’ 시장은 합리적인 투자가 불가능할 만큼 이슈에 따른 급락세가 크다. 최근 알트코인 ‘비트코인에스브이’는 가상화폐거래소 바이낸스에 재상장된다는 가짜뉴스를 등에 업고 지난 30일 하루 동안 120%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바이낸스 최고경영자가 비트코인에스브이 재상장 사실이 없다며 소문을 부인하는 트윗을 올렸지만 소용없었다. 
 
한중섭 센터장은 “알트코인은 신생 기업에 투자하는 셈이라서 특별히 조심할 필요가 있다. 비트코인보다 가격 변동성도 더 높은 편이니 투자에 각별히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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