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빠른 물살, 복잡한 국경선…애타는 실종자 수색

중앙선데이 2019.06.01 00:45 638호 1면 지면보기
한국인 33명 등 35명이 탑승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호가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의 다뉴브강에서 침몰한 지 이틀째인 31일 오전(현지시간).  침몰사고 지점인 머르기트 다리에서 약 30㎞ 떨어진 다뉴브강 남쪽 인근 마을 주민 이스타반은 “경찰 쾌속정이 강을 이동하며 실종자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다뉴브강에 정박한 한 크루즈선에서 전날 심야 근무를 했다는 선원 마일로스는 기자에게 “사고가 났지만 (수색과정에서) 아직 성과를 낸 게 없다”며 “이 크루즈선은 오늘 예정대로 운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헝가리 당국은 다뉴브강의 유속(시속 9~12㎞)을 고려해 이날 실종자 21명(한국인 19명·헝가리 승무원 2명)에 대한 수색 범위를 30㎞로 넓혔다. 헝가리와 한국 외교부는 실종자들이 강물을 타고 헝가리를 벗어났을 가능성에 대비해 인접국인 세르비아와 루마니아에도 수색 협조를 요청했다. 사고 지점에서 약 10.7㎞ 떨어진 곳에서 시신이 발견된 데 따른 것이다.
 
다뉴브강은 사고지점에서 흑해까지 1600여㎞나 이어진다. 헝가리를 지나면 크로아티아·세르비아·루마니아·우크라이나 등 10개국을 관통하거나 국경을 지나기 때문에 실종자에 대한 수색과 구조를 위해선 국제공조가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사고 상황을 보고받은 뒤 헝가리 정부와 협력해 가용한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구조 활동을 할 것을 긴급 지시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이날 현장에 도착해 페테르 시야르토 헝가리 외무장관과 함께 사고수습 방안을 논의했다. 시야르토 장관은 “실종자들이 멀리 떠내려갔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강 하류 인접 국가들에도 수색 협조를 요청했다”라고 말했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특수부대인 코브라 부대의 구조전문 요원 10명을 부다페스트에 보냈다. 세르비아 당국은 수색경험이 풍부한 잠수부 14∼15명을 투입해 강바닥과 둑을 살펴보고 있다고 한국 측에 알려왔다.
 
수색과 구조에 있어서 성과가 쉽게 나타나지 못하는 이유는 불어난 수위와 빠른 유속 등 때문이다. 헝가리 현지언론에 따르면 유람선이 침몰한 다뉴브강의 수위는 평소 수위(4.5m)보다 높은 5m 이상이었고, 31일에는 6m에 육박했다. 침몰한 유람선 인양작업은 이날 이뤄지지 못했다. 헝가리 대테러청 소속 잠수부들만 침몰 유람선 내부 수색을 벌였다.
 
우리 정부는 헝가리 측에 실종자 수색과 배의 인양 준비 과정에서 유실 방지용 망을 설치해 달라고 요구했고 헝가리 측은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황대식 전 한국해양구조협회 구조본부장은 “유속이 빠르고 다뉴브강의 수온이 낮아 실종자들이 생존했을 가능성은 매우 작다”고 말했다. 그는 수온이 낮은 만큼 “일부 실종자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려면 5일은 걸릴 것”이라고 했다.
 
강 장관은 시야르토 장관과의 회담에서 “(사고를 일으킨)크루즈선이 현재 풀려나 독일로 운항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헝가리 정부의 자세한 설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헝가리 측은 “선장이 체포됐고, 증거가 충분히 확보돼 (가해 선박의) 출항이 문제 되지 않는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31일 “헝가리 당국에서 제공한 지문 자료를 토대로 사망자 7명에 대한 신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부다페스트=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관련기사
 

구독신청

공유하기
Innovation Lab
Branded Content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