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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남북 문화인들 만나는 교류의 장으로 만들자”

중앙선데이 2019.06.01 00:29 638호 6면 지면보기
제14회 제주포럼 
31일 제주포럼 참석자들이 평화를 위한 문화의 역할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31일 제주포럼 참석자들이 평화를 위한 문화의 역할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비무장지대(DMZ)를 남북 문화예술인들이 모여 합동 공연을 펼치는 문화 교류의 장으로 활용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31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4회 제주포럼 ‘평화와 화해를 위한 예술과 문화의 역할’ 세션에서다.
 

‘예술과 문화의 역할’ 세션
“평창올림픽, 화해·평화 길 열어”
“세계 최빈국에 속했던 한국
가장 창의적 문화 국가로 도약”

토론에 참가한 유동근 한국방송예술인단체연합회 이사장은 “남과 북의 대중가수를 비롯한 문화인들이 DMZ에서 자주 만나 함께 공연할 수 있다면 한반도 평화와 화합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이질적인 사회에 살고 있는 남과 북을 통합하는 힘은 문화, 무엇보다 공감대가 큰 대중문화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흥신 전 주프랑스대사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세션은 예술과 문화가 지닌 공감과 통합의 힘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였다. 유 이사장을 비롯해 도종환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최병관 사진작가 등이 함께했다. 건강 문제로 참석하지 못한 자크 랑 전 프랑스 문화부 장관은 영상 메시지로 토론에 참여했다.
 
도 전 장관은 지난해 평창 겨울올림픽 때 남북 교류를 되돌아보며 “남북이 스포츠로 하나가 됐고 화해와 평화의 길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2017년 가을까지 북한은 핵실험을 했고 그로 인해 선수단을 보내지 않겠다고 선언한 나라도 있었지만 끝까지 북한과 참가국들을 설득했다”며 “당시 유엔 총회에서 평창 올림픽 기간 휴전협정 준수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것은 스포츠가 평화에 미치는 힘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도 전 장관은 또 “지난해 4월 평양에서 열린 ‘봄이 온다’ 공연 때 현송월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장에게 ‘우리 노래 많이 준비해 오셨습니까’라는 질문을 들었다”며 “한국에 알려진 북한 노래가 점점 줄고 있어 많이 준비하지 못했는데, 그 말을 듣고 민족의 동질성을 확인시켜 주는 문화 교류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소개했다.
 
유 이사장도 “정치·외교적 상황은 자국 이해에 따라 변할 수 있지만 문화 교류가 계속 이어진다면 화합의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며 “민간이 주도하는 문화 교류가 대북제재에서 제외될 수 있도록 정부가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6년간 DMZ를 누비며 감춰진 풍경을 기록으로 담아낸 최 작가는 유 이사장의 비무장지대 활용 제안에 동의하면서 “DMZ는 남북 모두에게 어마어마한 문화적 가치를 갖고 있다. 젊은 세대가 관심을 갖고 적극 연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에선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세계적인 인기와 봉준호 감독의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등 세계로 뻗어가는 한국 문화의 힘에 대한 토론도 이뤄졌다. 자크 랑 전 장관은 영상 메시지에서 영화 ‘기생충’의 칸 영화제 수상을 언급하면서 “한때 세계 최빈국에 속했던 한국이 이제 세계에서 가장 창의적인 국가가 됐다는 데 찬사를 보낸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 문화의 세계적인 인기는 지적·창의적 욕구가 평화적인 영향력의 원천이란 걸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유 이사장은 “한류라고 하지만 이는 세계가 문화를 함께 공유하고 즐기는 것이지 우리 문화가 상대국보다 우위에 있다는 느낌으로 다가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남정호 논설위원, 차세현·이영희·이유정 기자 nam,j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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