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하티르 “동아시아 역사 대립 해소할 새로운 틀 마련해야”

중앙선데이 2019.06.01 00:26 638호 8면 지면보기
마하티르 모하마드

마하티르 모하마드

지난 30~31일 일본 도쿄 데이코쿠(帝國) 호텔에서 니혼게이자이 신문 주최로 열린 국제교류회의 ‘아시아의 미래’의 최대 이슈는 미·중 갈등이었다. 각국 정상들이 맡은 기조연설도 이 주제에 집중됐다.  
 
첫날 기조연설을 한 마하티르 모하마드(사진) 말레이시아 총리는 미국과 중국 간의 전면적인 갈등을 언급하며 “세계를 위해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큰 코끼리 두 마리의 대립에 짓밟히는 건 (코끼리가 밟고 있는) 풀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중국해의 군사적 긴장 상황도 언급했다. 군사 거점화 작업을 진전시키고 있는 중국에 대해선 “이 해역에 전함이 정박해선 안 된다. 만약 전쟁으로 발전하면 동남아시아 전체가 파괴된다”고 말했다. 미국에 대해서도 “전함을 보내 위협하는 방식의 접근법을 취해선 안 된다”고 했다.
 
훈센 캄보디아 총리도 첫날 기조연설에서 미·중 무역전쟁에 대해 “아시아와 전 세계가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아시아 국가들이 수십 년간 쌓아 올린 경제적 성과를 엉망으로 만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31일 기조연설을 한 통룬 시술릿 라오스 총리도 “국제사회는 평화와 안전을 위한 노력에 자신감을 잃어가고 있다”며 “기존의 룰을 지켜가면서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듯 미·중 충돌이 경제 규모가 작은 아시아 국가들에게 직격탄이 될지 모른다는 걱정들이었다.
 
최근 한·일 갈등을 비롯해 동아시아 지역 내 대립을 해소할 새로운 틀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마하티르 총리는 “프랑스와 독일은 수 세기에 걸쳐 대립하고 전쟁을 해왔지만 (지금은)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다”며 “하지만 중·일, 한·일 사이엔 과거 역사로 인한 대립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동아시아 지역 평화를 논의할 포럼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주최하고 중앙일보 등이 미디어 파트너로 참여하는 ‘아시아의 미래’는 올해로 25회째를 맞았다. 올해 회의에서는 마하티르·훈센·시술릿 총리 외에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 등 5명의 국가 정상이 기조연설을 했다. 중앙일보에선 이하경 주필이 참석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만찬 연설에서 “국경을 초월해 자유로운 데이터 이동을 인정하는 ‘데이터 유통권’을 구축하기 위해 신뢰성 높은 룰을 정비해야 한다”며 “중국까지 포함한 세계무역기구(WTO)의 무대에서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인 정보와 지적 재산 관련 데이터의 보호를 위해 통일된 국제적 룰을 만들자는 주장이다. 아베 총리는 이달 말 오사카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로부터 이에 대해 동의를 얻겠다며 의욕을 보였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구독신청

공유하기
Innovation Lab
Branded Content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