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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들 "유람선 전복 사고 슬픔 나누자"…행사 축소·취소 잇따라

중앙일보 2019.05.31 15:21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발생한 유람선 침몰사고 피해자들을 애도하는 움직임이 전국에서 일고 있다. 각 지자체와 정부 부처 등도 예정된 행사를 취소·연기하며 추모 대열에 합류했다.
 
경기 안양시는 다음 달 치를 예정이었던 행사 3건을 취소·연기했다. 1일 예정된 유관기관 체육대회와 1~2일 일정이었던 안양예술제, 11일 열릴 예정이었던 안양단오제 등이다. 안양시 관계자는 "헝가리 유람선 침몰 사고 실종자 중 2명이 안양시에 거주하는 최모(64)씨 부부로 확인됐다"며 "피해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행사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국인 관광객들이 탑승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헝가리어로 '인어')가 침몰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앞에서 30일 밤(현지시간) 현지 주민들이 놓아둔 꽃과 함께 촛불이 사고 현장을 향해 빛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인 관광객들이 탑승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헝가리어로 '인어')가 침몰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앞에서 30일 밤(현지시간) 현지 주민들이 놓아둔 꽃과 함께 촛불이 사고 현장을 향해 빛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안양시는 실종자 가족이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전담 직원을 배치하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경기 광명시도 다음달 1일로 예정된 광명동굴 유료입장객 500만명 돌파 기념행사를 취소했다. 대신 기념품만 방문객들에게 제공하기로 했다. 같은 달 2일로 열기로 한 '2019 KTX 광명역평화 마라톤대회 식전·식후 공연도 취소하기로 했다. 31일부터 시작하고 있는 제28회 오리문화제도 퍼레이드 등 축하 공연 없이 진행한다. 사고 유람선 실종자 명단에 광명시에 거주하는 정모(64·여)씨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광명시도 정씨 가족을 담당하는 전담 공무원을 배치하고 필요할 경우 심리회복지원 등도 지원한다. 
 
대전광역시와 세종특별자치시도 각종 행사를 축소하거나 취소했다. 대전에선 4명의 시민이 사고 여객선에 탑승했는데 1명만 구조됐고 세종시 거주자 1명도 실종된 상태다.   
대전시는 다음 달 1일 열리는 '토토즐 페스티벌' 프로그램의 중요 행사 중 하나인 일렉트로닉 댄스 음악(EDM) 파티를 취소하기로 했다. 가수 춘자가 DJ로 나서 댄스파티가 열릴 예정이었지만 지역 주민 3명의 생사가 확인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EDM 파티는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신 천변 도로 일원에서 지역 상인과 청년들이 음식을 야식을 파는 '0시 포차'는 그대로 열린다.
 
"피해자 애도" 한목소리  
31일 오후 7시30분 세종시 호수공원 중앙광장 특설무대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해군 호국음악회'도 특수효과를 배제한 채 차분한 분위기 속에 진행된다. 연예인 축하 행사 등을 취소하고 합창 등 단순 공연 위주로 프로그램을 변경했다. 행사 이후 리셉션도 취소했다. 같은 달 1일 열리는 '제6회 세종단오제'도 창포물 머리 감기 등 전통 체험 행사 위주로만 진행된다.
주민 4명이 사고 유람선에 승선한 것으로 확인된 서울 은평구도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열리는 '파발제' 축제를 축소 운영한다. 아직 2명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아서다. 은평구는 먹고 노는 분위기가 연출되는 '주막거리' 행사는 취소하고 파발 행차만 하는 것으로 프로그램을 변경했다. 
한국인 관광객들이 탑승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헝가리어로 '인어')가 침몰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부근 수색 작업 현장에 희생자를 추모하는 꽃과 촛불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한국인 관광객들이 탑승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헝가리어로 '인어')가 침몰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부근 수색 작업 현장에 희생자를 추모하는 꽃과 촛불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소방청은 다음 달 3일 정부 세종 2청사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전국소방지휘관 회의를 잠정 연기했다. 사고 수습과 대응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소방청은 유람선 사고 현장에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잠수 요원 9명 등 12명으로 구성된 국제구조대를 파견한 상태다.
보건복지부는 31일 치를 예정이던 직원 체육대회인 '한마음 화합대회'를 무기한 연기했다. 애도 시기에 체육대회를 개최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에 따른 것이다.   
 
경북 포항시는 31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형산강 체육공원 일대에서 열리는 '포항 국제 불빛 축제'를 추모 분위기에서 치르기로 했다. 사고 유람선 승선객 명단에 포항시민은 포함되지 않았지만 전 국민이 슬픔에 빠진 상황에서 불꽃 축제는 무리가 아니냐는 의견이 나와서다. 포항시는 행사 연기와 취소도 논의했지만 오랜 기간 준비를 했고 관광객과 외국 자매도시 관계자가 도착한 점 등을 고려해 행사를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대신 중요행사 등에 묵념을 하는 등 애도의 뜻을 나타내기로 했다.  
  
최모란·박형수·이에스더·신진호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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