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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의 역대급 충격 인사…'삽'-'바퀴' 1급 자리바꿨다

중앙일보 2019.05.31 06:05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3일 세종시 장군면 한 음식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3기신도시, GTX 등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3일 세종시 장군면 한 음식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3기신도시, GTX 등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타다’ 해법 찾기를 위해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국토부 내 교통 분야 총 책임자의 자리인 교통물류 실장에 정경훈 국토도시실장이 31일 보직 이동했다. 손명수 교통물류실장은 기획조정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새 교통물류실장에 정경훈 실장
국토·도시 전문가, '타다 해결사' 투입

김경욱 전 기획조정실장이 2차관으로 승진하면서 비어 있는 기조실장 자리를 메우기 위한 단순 보직 이동이 아니다. 국토부 내에서 “역대급 파격 인사”라고 말이 나온다.  
 
1급의 삽을 바퀴로 이동, 조직에 충격요법
 
정경훈 교통물류 실장

정경훈 교통물류 실장

 
새 교통물류실장인 정경훈 실장은 국토부 내에서 정통 ‘삽’라인으로 꼽힌다. 국토ㆍ주택 업무를 주로 하는 1차관 라인을 ‘삽’에 빗댄다면, 교통ㆍ항공 업무를 맡은 2차관 라인을 ‘바퀴’로 부른다.  
 
정경훈 실장은 92년 행정고시 합격 이후 쭉 ‘삽’라인에서 업력을 닦아왔다. 국토정책과장, 도시정책관, 국토정책관, 건설정책국장을 역임한 뒤 지난해 9월 국토도시실장으로 선임됐다. 
 
지난해 7월 교통물류실장으로 선임됐던 손명수 실장이 90년 행시 합격 이후 철도운영과장, 철도국장, 항공정책실장 등 쭉 ‘바퀴’라인에서 역량을 키워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장급 이상에서의 삽과 바퀴의 교류 인사는 흔치 않다. 실ㆍ국장급 인사는 실무 부서에서 관련 분야의 전문성을 키운 사람을 주로 배치한다. 기술직을 아우르는 전문성을 위해서다.  

 
그런데 왜 ‘바퀴’ 업무를 전혀 맡아보지 않은 정 실장이 교통 분야 총 책임자의 자리에 앉게 됐을까. 이름을 밝히지 않은 국토부의 한 고위 공무원은 “기존상태를 답습해서는 문제 풀 수 없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라며 “승차 공유 서비스 ‘타다’ 논쟁만 해도 과거 정책 업데이트해서 풀 수 없는 문제이고, 업계 관계자가 아니라 국민의 입장에서, 정말 새 시각으로 돌파구를 찾아보자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새 시각으로 ‘타다’ 문제 풀 수 있을까  
 
타다 서비스 차량 [사진 타다]

타다 서비스 차량 [사진 타다]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관계자들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집회를 갖고 승합차 공유 서비스 '타다'의 퇴출을 요구하고 있다. 2019.5.21/뉴스1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관계자들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집회를 갖고 승합차 공유 서비스 '타다'의 퇴출을 요구하고 있다. 2019.5.21/뉴스1

 
국토부의 교통ㆍ물류실은 현재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타다’와 택시업계의 갈등 관련 이슈가 연일 터지고 있지만, 적극적인 대응 및 해법을 내놓지 못한다는 여론이 거세다. 타다가 불법인지, 합법인지 주무 부처로서의 유권해석도 내놓지 못한 상황이다. 버스 파업도 안심할 수 없다.

 
7월부터 300인 이상 버스업체들의 주 52시간제 시행을 앞두고,  경기도내 대다수 버스업체의 경우 임금ㆍ단체 협상에 들어간 상태다. 동시에 버스업계의 파업 시계도 움직이고 있다. 버스노조는 임금과 근무여건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7월 1일부터 총파업을 한다는 입장이다. 사상 초유의 버스 대란이 예고된 셈이다.  
 
김 장관은 얽힌 현안이 복잡할 때 이런 인사 충격요법을 꺼내 들었다.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 이후 번진 진에어 면허 취소 사태 때가 최초였다. 김 장관은 진에어 면허 취소 관련 청문회가 열리고 있는 7월 주택토지실 진현환 주거복지정책관(국장)을 항공정책실 항공정책관으로 보직 이동시켰다.  
 
땅콩회항 사태에 이어 봐주기 논란이 이어지자, 대한항공과 국토부의 유착관계를 뜻하는 ‘칼피아’ ‘항피아’(‘KAL’과 ‘마피아’, ‘항공’과 ‘마피아’의 합성어)라는 말이 국토부를 강타하던 참이었다. ‘바퀴’라인에서 가장 인기 부서였던 항공정책실이 가장 기피 부서가 됐다. 
 
올 4월 국토부 대변인으로 선임된 진 국장은 “주택ㆍ토지 업무를 주로 맡았던 터라 항공정책관으로 임명되자 부 내에서도 우려가 컸고, 스스로도 항공 용어조차 몰라 난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해관계가 없으니 항공을 이용하는 소비자 입장만 생각하고 문제를 풀어나갔다”며 “그 덕에 내부부터 추스르고 혁신하며 진에어 문제를 정리하고, 국내 1위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의 최신기 50대 발주까지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김 장관의 이번 파격 인사가 꽉 막힌 교통 문제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까. 어쨌든 문제 해결을 위한 과감하면서 실험적인 한 걸음을 내디딘 셈이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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