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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슨 “북핵 조속히 해결, 미·중 우발적인 전쟁 막아야”

중앙일보 2019.05.31 00:10 종합 10면 지면보기
그레이엄 앨리슨 미국 하버드대 석좌교수, 마틴 자크 영국 케임브리지대 선임연구원, 리자오싱 전 중국 외교부장(왼쪽부터)이 30일 오전 제주도 서귀포시 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열린 제14회 제주포럼 ‘미·중 관계의 미래를 묻다’ 세션에서 발언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그레이엄 앨리슨 미국 하버드대 석좌교수, 마틴 자크 영국 케임브리지대 선임연구원, 리자오싱 전 중국 외교부장(왼쪽부터)이 30일 오전 제주도 서귀포시 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열린 제14회 제주포럼 ‘미·중 관계의 미래를 묻다’ 세션에서 발언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30일 제주도 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열린 제14회 제주포럼의 ‘미·중 관계의 미래를 묻다: 투키디데스의 함정과 한반도의 운명’ 세션에서 석학들은 전쟁을 막기 위해 ‘지배 국가(ruling state)’ 미국과 ‘부상 국가(rising state)’ 중국의 최대한의 자제와 북핵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주문했다.
 
‘투키디데스의 함정(Thucydides Trap)’은 고대 그리스 역사가 투키디데스가 아테네와 스파르타 간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의 발발 원인을 분석한 데서 따온 개념이다. 새로 부상하는 세력과 이를 막는 지배 세력 간 극심한 구조적 긴장을 말한다. 그레이엄 앨리슨 미국 하버드대 석좌교수가 2017년 자신의 저서 『예정된 전쟁(Destined for War)』에서 미·중 갈등을 ‘투키디데스의 함정’의 재연이라고 설명해 주목받았다.
 
그레이엄 앨리슨 교수는 이날 세션 발표에서 “역사적으로 지배 국가와 부상하는 국가가 전혀 원하지 않았지만 제3자의 우발적인 사고가 소용돌이를 일으켜 전쟁이라는 원치 않는 결과가 벌어졌다”며 한반도를 주목했다. 앨리슨 교수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국을 위협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재개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에 언급한 대로 북한 미사일 발사대를 공격한다면 김 위원장은 서울을 공격할 수 있다”며 북한 문제라는 제3의 변수가 미국과 중국이 전혀 원치 않는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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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슨 교수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우발적인 사건을 막아 도미노 효과가 생기지 않도록 예방해야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가장 훌륭한 아이디어를 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국이 세계를 지배하면』의 저자인 마틴 자크 영국 케임브리지대 선임연구원은 미국 이전의 패권국가였던 영국의 사례를 언급하면서 미국의 최근 쇠퇴 움직임을 우려했다. 그는 “미국은 중국의 경쟁적 공격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며 “현재 진행 중인 무역전쟁이 끝난 후 미국 경제는 더 큰 패배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지금 권위주의로 전환해 민주주의가 쇠퇴하고 있고, 미국과 세계의 다원성을 거부하는 퇴행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우려했다.
 
주미 및 주유엔 중국대사를 지낸 리자오싱(李肇星) 전 외교부장은 중국의 평화로운 발전을 설명했다. 이른바 화평굴기(和平崛起) 전략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정의와 평화, 인민은 승리한다”는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2015년 연설을 언급하면서 “세 가지 중 중국은 인민을 위해 인민이 원하는 평화를 노력한다는 것이 핵심 멘트”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미국의 강도 높은 지식재산권 보호 요구를 염두에 둔 듯 “수천 년 전 실크로드를 개척한 중국은 중국의 문물을 전파하면서도 다른 나라의 문화와 권리를 존중해왔다”고 주장했다.
 
리 전 부장은 토론에서 “중국은 전통적으로 군사적 확장 의도가 없었다”고 말했지만, 앨리슨 교수는 “중국은 수천 년 동안 영토의 확장과 축소를 반복했으며 몽골, 티베트, 신장에서 사람들에게 ‘여기가 중국입니까’라고 물으면 뭐라고 답할까”라고 반론을 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한국이 투키디데스 함정의 파편을 맞지 않기 위해선 남북 관계를 개선하고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 평화통일을 이룩해야 한다”며 “그래야만 미·중 갈등 속에서 한국이 평화롭게 번영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남정호 논설위원, 차세현·이영희·이유정 기자 nam.j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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