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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청와대 인사 진짜 답답” 여당 중진도 “한숨만 나와”

중앙일보 2019.05.30 00:04 종합 6면 지면보기
청와대의 인사 발표 이후 여권 내부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또 돌려막기 인사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의원 “식구끼리 하겠다는 것”
여당 일각 “김외숙 등 코드 집착
대통령에 직언하는 사람이 없다”

범여권 인사로 분류되는 박지원 대표는 29일 공개적으로 이번 인사를 비판했다. 이날 오전 라디오에 나와 “어제 인사 발표를 보고 진짜 답답했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국민과 야당, 언론이 지적하는 것은 인사·경제·외교 문제가 가장 크다”며 “그런데 우리 식구끼리 하겠다, 이건 아니지 않은가. 북한도 ‘우리 민족끼리 하겠다’는 게 문제인데 이번 인사 역시 우리 식구끼리 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28일 신임 청와대 인사수석에 김외숙 법제처장이, 법제처장에는 김형연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이 지명됐다. 신임 국세청장엔 김현준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승진 발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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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의원은 “문 대통령이 속 좁은 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좀 넓어져라, 속이 좁은 사람은 자꾸 마음을 열지 않고 좁아져 자기 식구끼리 하는데 문 대통령은 앞으로 3년이 더 중요하지 않은가”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일부에서도 비슷한 반응이 있다. 공개적으로 표출하지는 않지만 우려의 목소리는 작지 않다.
 
서울이 지역구인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차관급 인사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면서도 “김외숙 신임 인사수석의 경우 청와대가 계속 챙겨 주는 보은 인사를 반복하겠다는 비판을 들어도 할 말이 없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민주당 의원은 “신임 인사수석이 사람이야 더없이 좋지만 인사 업무를 맡길 만한 능력이나 경험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직전까지 법제처장을 한 김외숙 신임 인사수석은 문재인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이 몸담았던 법무법인 ‘부산’ 소속 변호사였다.
 
민주당 비주류 진영에선 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측근이나 코드를 맞춘 인사들을 자리만 옮겨 다시 쓰는 방식이 총선을 앞두고 여론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수도권이 지역구인 민주당 중진 의원은 “이번 인사 발표를 보고 한숨만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언할 사람이 진짜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민주당 의원은 김형연 신임 법제처장을 겨냥해 “법복을 벗자마자 청와대로 들어가더니 이제는 법제처장으로 갔다”며 “이런 행보를 보이니까 사법부의 정치 종속화라는 말이 자꾸 나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의 또 다른 중진 의원은 “인사 부담이 덜한 차관급 정도는 탕평 인사를 한다는 말을 좀 들어도 될 것 같은데 너무 코드에 집착하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며 “이제 곧 총선 시즌인데 계속 이런 식이면 국민이 역정을 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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